나는 잘 들을 수 있을까?

소통역량

by 안지현

리더의 덕목 중에는 소통능력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하지만 희안하게도 위로 올라갈수록 소통은 듣는 것보다 말하는 쪽에 가깝다.

지위가 높으면 많이 말하고 지위가 낮으면 반대로 많이 듣는다.

그래서 소통간담회라고 하는 자리에서도 '교육'이나 훈시가 되는 경우를 자주 경험한다.


잘 들어주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안다.

어제는 둘째 아이와 왜 공부해야하는지 이야기 하다 아이가 생각하는 자기 노력과 결과에 대해 말하는 대목에서 아이는 내게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끼어들기 금지!

말 자르기 금지!

아니라고 말하기 금지!

다 듣고 칭찬해 주기!


위의 세 가지는 알았다고 했지만 칭찬은 내 몫이니 그건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응수했다. 아이는 내 말을 듣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나올지 짐작했는지


나중에 얘기할게. 라며 말하기를 멈췄다.


신의 노력을 엄마는 알지 못하고 인정해 주지 않는다고 느끼고 있었던 거다. 사실 아이의 노력에 대해 알려하기 보다 결과를 보고 판했다. 그런 엄마의 태도가 늘 아쉽고 속상한 아이다.

더 잘 하라고

너 잘 되라고

라는 말은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지만 사실 기저에는 그런 마음이었는데.

아이는 자신의 빛을 발하지 못하는 노력마저도 인정받길 바랬을 거다.


새로 오신 과장님은 내가 그 동안 보아오던 상사의 모습과는 좀 다르다.

주로 듣고 절대 중간에 말을 끊지 않는다.

질문이 있으면 보고가 다 끝나고 한다.

보고를 들어가면 우선 앉으라고 말하고

술잔을 부딛힐 때도 앞,옆 사람만 부딪히는 게 아니라 멀리 앉은 직원의 잔에까지 본인이 팔을 뻗어 다 부딪힌다.

질문을 많이 하지 않고 질문을 받았을 때 곰곰히 생각해 보고 대답한다.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런 모습이 자주 보이니 이 분에 대한 신뢰가 쌓인다.

아 나도 저런 관리자가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잘 들어준다는 것.

잘 말하는 것보다 곱절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 힘은 생각이상으로 크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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