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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Oct 23. 2015

52. 인화하다

잘 있니, 안녕하니, 너? 아마도 안녕할 오늘에게 인사를 건네 봅니다.

꽤 오랜만에 사진을 인화하고 액자로 만들었습니다. 부모님의 행복한 한 때가 담긴 사진과 마음에  들어하셨던 단풍 사진을 시간이 조금 지났지만 선물해드렸습니다. 더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두 분 마음에 드실만한 풍경을 앞으로도 함께 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득 담아 말입니다.


사진에 담긴 그 한 순간은 이미 지나가버렸지만 여전히 사진 속엔 많은 것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함께 했던 우리, 그 계절의 시간과 빛 그리고 내음, 웃음, 서로 조금씩 다르게 기억되었을 추억, 함께 공유했던 감정 등등.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빛바래져 가겠지만 여전히 남아있을 그 시간 속의 우리입니다.


 예전처럼 찍은 사진을 전부 인화해 앨범으로 만들지는 않지만 특별한 느낌을 주는 사진은 인화해 때때로 가만히 꺼내어 보는 거 꽤 즐거운  일입니다. 같은 풍경이라도 화면상으로 보는 것과 인화해 보는 것은 또다릅니다. 내 기억 속 그 풍경이 담겨진 사진 속의 풍경과 또 다른 거처럼 말입니다.


내 기억 속 그 풍경은 조금 더 큰 풍경이라면 내 사진 속 풍경은 내가 담고 싶은 딱 그것만 담겨져 있습니다.  그때의 나는 이걸 담고 싶었구나 이게 소중했구나 하고 때론 잊고 있었던 나를 만나게 되는 게 내가 담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타인의 사진 속에 담겨진 나는 이런 표정을 지을 줄도 아는구나 도 알게 되는 게 내가 담겨진 사진입니다.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다면 당신의 기억 속에 그리고 사진 속에 아주 충실히 아주 소중하게 담길 바랍니다. 그 순간이 과거의 당신과 현재의 당신을 이어주듯 현재의 당신과 가까운 미래의 당신 역시 이어 줄  것입니다. 당신의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당신을 아주 가득 담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15. 10. 20.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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