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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간이 지나가다 Oct 29. 2015

57. 돌아보다

쌓여있는 낙엽을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추억의 낙엽 던지기를 했습니다.

이렇게 좋은 가을날 발은 가고 싶은 대로 갈 수 있는데 가고 있는데 마음은 가고 싶은 대로 가지지도 않고 갈 수도 없는 오늘 답답함이 마음에 조금은 힘겹게 담겨줬습니다. 어째서 마음은 이다지도 자주 내 마음 같지 않을 때가 많은 건지 마음의 주인을 확인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가끔 나도 모르게 누군가와 내 마음을 나눠 가지고 있는 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습니다.


어떤 특정한 형태도 없어 눈에 보이지도 않아 감히 마음이라고 내 마음이라고 이름 붙여도 되는 건지도 모를 이 내 마음이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이 마음이 누군가에게 말을 건네고 있는지도 모르게 될 땐 정말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유일하게 한 가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가만히 귀 기울이며 기다리는  것입니다. 이보다 더 나쁜 경우는 마음이 거짓말을 할  때입니다.


나를 위해서건 누군가를 위해서건 마음이 거짓말을 하게 되면 정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할 수 있는 걸 찾는 게 우스울 정도로 말입니다. 이따금 마음에게 부탁을 합니다. 내가 원하는 마음이 때때로 아니어도 좋으니 내게 거짓말은 하지 말아 달라고 적어도 너는 내게  거짓말하지 말아 달라고 말해봅니다. 가능하다면 네가  거짓말하게 만들지 않겠다는 다짐도 다시 해봅니다.


내 마음을 종종 돌아보지 않는다면 내 마음의 방향 알지 못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내 마음이 내게 말하고 있을 때 때론 누구보다 아픈 말을 할지라도 귀 기울여 그 마음을 돌아본다면 누구보다 내게 가까이 있을 그 마음을 오늘 조심스레 소중히 안아봅니다. 내 마음을 어딘가 내가 모를 곳에 두고 가고 싶지 않습니다. 가고 싶은 곳으로 언제나 함께 가고 싶습니다.


2015. 10. 25.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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