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준원 Mar 28. 2024

1년 동안 가장 많이 오른 자산: 비트코인? 엔비디아?

기업분석/주식투자/초콜릿

지난 1년 동안 가장 많이 오른 자산은 무엇일까?

역사적 전고점을 뚫어버린 비트코인? AI 열풍으로 천장을 뚫어버린 엔비디아?

둘 다 아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달달한 초콜릿을 만드는 원재료인 '코코아(Cocoa)'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l14lTiVv_B8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코코아 가격, 기록적인 상승!

코코아 가격이 미친 듯이 오르고 있다. 1년 만에 +240%를 기록하며, 다른 자산들을 비웃듯이(테슬라...?) 계속 상승하고 있다. 2023년 초에 시작된 코코아의 상승세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톤당 9,000달러 수준을 넘어서면서, 역사적인 고점을 갱신했다.

코코아 선물 가격



코코아 가격, 왜 오르는 거야?

이렇게 가파르게 코코아 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는 생산량이 급격하게 감소해서이다.

전 세계 코코아의 73%가 아프리카에서 생산되며, 특히 서아프리카가 대부분의 공급을 책임지고 있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가 각각 44%, 14%를 점유하고 있다. 2024년 2월 두 나라 모두 전년보다 수확량이 35%나 급감했다.

글로벌 코코아 공급량

수확량 급감 이유

1. 평균보다 많은 강우량 발생

기존보다 2배 많은 비가 내리며 잦은 홍수가 발생했고, 이는 검은 꼬투리병(*코코아나무에 치명적인 곰팡이 감염병) 증가로 이어졌다.

코코아나무 검은 꼬투리병

2. 갈수록 가난해지는 농부들

감염병이 많아질수록 살균제를 사서 뿌리고, 병든 나무는 사람들을 써서 빨리 제거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 새로운 묘목을 심어서 수확량을 늘려야 하는데, 현재 코코아 농부들은 그럴 돈이 없다.

뉴스 자료에 따르면, 코트디부아르 농민 절반이 하루 1.2달러(한화 약 1,600원) 미만으로 생활한다고 한다.


이유가 뭘까? 가장 큰 이유는 인플레이션과 통화가치의 하락이다.

코트디부아르와 가나에서 코코아의 가격을 정하는 것은 정부이다. 그리고 정부는 대체로 해마다 가격을 인상해 주면서 농부들의 표를 얻었다. 특히 2023.09월 가나 대통령은 무려 +63%나 가격을 올리면서, 가나 농부들의 박수를 받았다. 하지만 같은 기간 가나의 통화가치는 급락했고, 오히려 달러로 환전하면 코코아 가격은 떨어졌다. 거기에다가 2023.12월에는 인플레이션이 +23%를 기록하면서, 코코아 농부들은 벌어도 남는 게 없게 됐다.


3. 줄어드는 코코아 생산지

코코아 생산지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가나

가나에서는 불법적인 소규모 금 채굴광산이 증가하면서, 코코아 농장 대신 채굴광산으로 이용하고 있다. (가나는 아프리카 최대 금 생산국임, 세계 7위). 한 인터뷰에서는 농부가 코코아 농장을 내어 준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 채굴업자들은 내게 매달 500달러를 줘요. 그리고 나는 코코아 농사로 그런 돈을 절대 벌지 못합니다."


코트디부아르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코코아 농장 대신에 고무나무 농장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타이어 수요가 증가하면서, 고무나무 농장을 키우는 것이다. 고무나무는 코코아나무보다 관리가 훨씬 쉽기 때문이다. 코코아나무는 수확량을 마음대로 조절할 수도 없고, 국제 가격을 통제할 수도 없다. 농부들은 어려운 코코아나무를 버리고 고무나무를 선택하는 것이다.


3년 연속 공급량 부족

코코아 공급량 부족은 사실 2024년 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코코아기구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은 2021/2022년에는 216,000톤, 2022/2023년에는 99,000톤의 적자를 기록했으며, 2023/2024년에는 400,000톤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한다. 3년 연속 공급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코코아 수요 대비 공급량(출처: 국제코코아기구 ICCO)

https://www.icco.org/?id=239


지난 1년 동안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여준 것은 다름 아닌 코코아였다.

원유 가격도 빠르게 상승 중이며, 원자재 시장이 전체적으로 오르는 상황인 것 같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문제가 될 수 도 있다. 코코아 가격이 어디까지 오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초콜릿을 생산하는 기업들의 비용이 증가할 것은 확실해 보인다.

매거진의 이전글 야놀자의 클라우드 솔루션(ft.해외서만 40%라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