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주식/기업분석/Alphabet
"구글에 검색해서 나오지 않는다면, 그것은 지구에 없는 것이다." 농담 삼아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21년 5월을 기준으로, 구글은 글로벌 검색엔진 점유율 92%를 차지하고 있다. 구글은 세상의 눈이 되었다. 전 세계 사람들은 구글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본다. 구글 검색을 이용해 전 세계의 이슈를 보며, 유튜브를 통해 여가시간을 즐긴다. 2015년 10월 구글의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구글과 다른 자회사들을 모은 지주회사 알파벳(Alphabet)을 설립하며, 선다 피차이가 CEO를 맡았다. 구글을 핵심사업에만 집중하게 하면서, 알파벳은 다른 자회사들을 관리하기로 한 거다.
현재 알파벳에서 구글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은 99%에 이른다. 그 외 기업들은 수익성이 전혀 없는 상황.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회사까지 만들면서 그들에게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글은 당장에 수익에 연연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느 기업보다도 먼 미래를 바라보며, 그 시대에 돈이 될 수 있을 것 같은 모든 것들에 도전한다. 마치 카지노 룰렛에서, 모든 숫자에 돈을 걸어놓고 게임하는 것 같다. 결국은 어떤 숫자가 나와도 돈을 딸 수 있다.
구글은 2010년부터 매월 12월 'Year in search'라는 영상을 업로드한다. 사람들이 그 해에 가장 많이 검색한 키워드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 영상을 보는 것만으로도, 올해를 요약해볼 수 있다. 나는 이영상들을 통해 과거를 다시 돌아본다. 평균적으로 어떤 키워드가 가장 많이 검색될까? 바로 글로벌 재난이다. 전 세계 사람들은 구글을 통해서 다른 나라의 아픔에 공감하려 한다. 만약 구글이 없었다면,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구 반대편의 일에 큰 공감을 가졌을까? 구글은 '세상의 눈'이 되어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보여준다. 오늘은 구글(알파벳)에 대해서 알아보려 한다.
1. 비지니스 모델
2. 안정적인 수익성
3. 모습을 드러내는 '유튜브(YOUTUBE)'
4. 미래먹거리 '클라우드 사업'
5. 현금보유량 1위기업
6. 유일한 리스크 '반독점'
구글은 크게 3개의 사업모델로 구분할 수 있다
1. 광고사업: 구글 검색엔진, 구글 네트워크 멤버(에드센스 등), 그리고 유튜브 광고수입
2. 클라우드 사업
3. 그 외 사업: 구글 플레이스토어 수입, 구글 하드웨어 판매
광고사업의 매출액 비중이 80% 이상으로 매우 크다. 주목해야 할 점은 비중의 변화이다. 구글의 검색엔진 매출액은 2016년 70%를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 중이며, 유튜브와 클라우드 사업의 성장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향후 이 2개의 사업이 구글의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의 사업모델은 경기변동이나 사이클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안정적이다. 2011년 이후로 현재까지 매출액이 꾸준하게 우상향 했다. 이 거대한 기업이 10년 동안 연평균 19%의 성장률을 보여줬다... 분기 기준으로는 코로나가 심하던 1분기를 제외하고는 22분기 연속 성장을 보여줬다. 영업이익률은 하락폭을 보여주다 최근 들어 다시 상승하는 모습이다. 아직은 수익성이 없는 신사업 투자가 그 원인으로 보인다. 이전 10년 평균 영업이익률은 26%이다.
구글의 사업 부분 중 가장 눈에 띄는 성장률을 보여주는 것은 단연 유튜브다. 2006년에 구글은 유튜브를 2조 2천억 원에 인수한다. 당시에 유튜브는 창업한 지 1년밖에 안된 신생기업이었는데 말이다. 인수 발표가 나오고 사람들은 구글을 향해 비난을 했다. 이제 막 시작한 스타트업을 2조 원이 나주고 샀다고(근데 유튜브 창업자는 1년 만에 2조 원을 벌었네? 부럽다...). 하지만 현재 이 말에 동의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것이다.
구글은 유튜브의 실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20년 처음으로 15년 만에 공식 발표를 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2020년을 기준으로 한화 약 20조 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이는 구글 전체 매출액의 10%를 차지하는 비율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수치에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 매출은 제외되어 있다는 것이다. 빙산의 일각이었던 유튜브가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것이다.
여러분의 지인들 중 유튜브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나는 정말 1%도 되지 않는 것 같다. 나 역시 시간이 조금이라도 나면 습관적으로 유튜브를 켠다. 2020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유튜브 월간 이용자 수(MAU)는 20억 명에 달한다. 전 세계 25%의 사람들이 매달 유튜브를 이용하며, 모바일 사용인구 기준으로는 45%에 이른다. 스마트폰이 있는 사람이라면 2 명중 1명은 매달 유튜브를 이용한다는 뜻.
국가별로는 어떨까? 인도의 사용자수가 2억 2천 명, 미국이 2억 명으로 가장 높다. 재밌는 점은, 뷰(시청자 수)를 기준으로는 미국이 1조 뷰를 창출하면서 인도에 2배 이상 앞선다는 점이다(콘텐츠 제작에서는 미국이 앞선다). 한국도 콘텐츠 강국답게 7위에 위치에 있다.
내가 생각하는 유튜브의 큰 강점은 세대 구분 없이 모두가 사랑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그 결과 전 세계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 2위를 차지하고 있다(페이스북의 독주를 막는 유일한 경쟁자입니다). 미국을 기준으로 18~29세 인구의 95%가 유튜브를 이용하며, 50~64세는 83%, 65세 이상도 50%에 이른다. 각 세대별들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들이 다양하게 존재하기 때문일 것이다. 현재 젊은 사람들은 유튜브에 좋은 경험을 갖고 있으며, 너무 익숙해져 있다. 이들이 나이가 들면서, 사회에 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수록 유튜브의 사용자수는 꾸준하게 증가할 것이다.
유튜브의 수익구조는 크게 두 가지다. 구독자가 1000명 이상인 크리에이터인 'YPP'에게는 광고가 붙는데, 구글이 45%를 가져간다. 두 번째는 '유튜브 프리미엄'구독 매출이다. 현재 유튜브에 있는 YPP크리에이터는 200만 명 정도이다.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며 유튜브를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볼 수 있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으로 구글은 200만 명에게 일자리를 만들어 준 셈이다.(참고로 삼성전자의 직원은 11만 명 정도이다.)
많은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손꼽는 클라우드 사업에 구글도 후발주자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아마존(30%), 마이크로소프트(20%), 구글(9%) 3개 기업의 점유율이 앞서고 있디. 클라우드란 쉽게 말해서, 겨울왕국의 올라프 머리 위에 있는 구름을 생각하면 된다. 구름(=물리적인 서버 공간)이 우리 주변에 있고, 구름 속의 자원으로 자기가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가 집에서 넷플릭스를 끊김 없이 볼 수 있는 이유도 넷플릭스가 aws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는 크게 나누면 3가지로 분류할 수 있고, 그중 구글은 SAAS(software as a service)에 속한다. SAAS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되는 소프트웨어를 따로 설치할 필요 없이 필요한 만큼만 빌려 쓰는 서비스 모델이다. 집을 예로 들자면, 모든 것이 준비되어있는 집에 월세만 내고 사는 셈. 구글은 안드로이드 OS와 검색엔진을 기반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인터넷은 연결망이 필요하다. 국내 통신은 유선으로 연결된 기지국을 통하지만, 해외 통신은 해저에 깔린 '광케이블'을 이용해야 한다. 바닷속 깊숙이 케이블을 내려 대륙/국가 간을 연결하는 것이다. 데이터 전송은 크게 인공위성과 해저케이블을 사용하는데, 현재 전송량의 95%는 해저케이블이 사용되고 있다. 위성보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오래전부터 이 해저케이블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현재 전 세계 해저케이블의 약 9% 정도를 보유 중이다.
또한 인공위성 데이터 전송에도 투자 중이다. 구글은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와의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스타링크 고객들은 구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현재 지분 10%를 가지고 있으며, 구글의 글로벌 파트너십 담당 사장인 '돈 해리스'는 현재 스페이스 X 이사회의 구성원이다. 구글의 목표는 고객들이 지구 어디에서나 구글 클라우드 접속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인터넷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이익을 보는 것은 구글이기 때문이다.
IBD라는 웹사이트 정보에 따르면, 알파벳은 2020년 3월 기준 미국 기업 중 순현금(Net cash) 보유량 1위를 기록했다. 최근 기준으로는 135조 원의 현금성 자산을 가지고 있다. 매년 매출액 대비 15%를 R&D에 투자하면서도 말이죠. 이러한 엄청난 현금을 기반으로 공격적인 M&A 전략을 펼친다. 지난 20년 동안 알파벳이 인수한 기업은 238개에 이르며, AI/자율주행/바이오/드론 등 미래 먹거리들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 이 점이 알파벳의 무서운 점이다. '클라우드 사업을 해볼까?' '인공지능 사업?' '헬스 사업?' 이런 생각이 들면 그들은 관련 기업을 엄청나게 인수한다. 새로운 시너지를 만드는 동시에, 잠재적 경쟁자를 제거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구글의 유일한 리스크는 역시 반독점이다. 압도적인 점유율을 갖고 있는 기업은 피해 갈 수 없는 숙명. 글로벌 앱 마켓의 90%를 구글과 애플이 점유하고 있으며, 구글의 플레이스토에는 사용 가능한 앱이 348만 개가 존재한다. 그들의 스토어를 통해서만 결재가 가능한 시스템(인앱결재)을 통해서 많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37개 주에서 구글의 인앱 결제 강제가 반독점법 위반이라며 올해 7월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며, EU 집행위원회에서는 애플을 기소, 호주 와일 본 그리고 한국에서도 인앱 결제 강제에 대해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상태이다. 특히 한국은 올해 8월 전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금지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하지만 반독점은 항상 존재해 왔으며, 구글이 전 세계 기업 중 가장 많은 로비스트를 고용하는 이유다(참고로, 미국에서 로비는 기부와 마찬가지로 기업에게 보정된 자유로운 정치활동이다). 나의 생각은 반독점으로 인하여 구글이 큰 피해를 보지는 않을 것 같다. '독점'은 자본주의의 속성이다. 사회주의를 채택하지 않는 이상 강력한 독점자들은 계속해서 생겨날 것이며, 그것을 강제로 부정하는 논리는 성립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이미 구글 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나의 하루를 조금만 되돌아봐도 이 사실은 명백해진다. 또한 엄청난 성장을 보여주는 유튜브의 미래가 궁금하다. 10년 뒤에도 지금과 같을까? 아니면 더욱 성장할까? 아마도 후자일 가능성이 더 높은 것 같다. 알파벳은 수많은 미래산업과 기업에 투자 중이다(특히 AI). 만약 미래에 진짜 AI의 시대가 도래한다면, 그에 가장 근접한 기업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