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오래오래 할 줄 알았던 일, 내려놓기로 했다

(3). 익숙함을 떠나는 결심과 그 감정들

by 이루다

익숙함을 떠난다는 건

그동안 내 안에 쌓아온 안락함과 안전망을

스스로 조금씩 허물어 가는 일이었다.


설렘보다 의무감이 커지고, 성장은 멈춘 듯한 감정이 반복되었다.

익숙함은 나를 안락하게 해 주었지만, 동시에 나를 가두는 울타리가 되기도 했다.

벽돌 하나하나가 나를 지켜주던 익숙한 일상과 기억들이었기에,

그걸 내 손으로 무너뜨린다는 건

마음 깊은 곳에서 묵직한 무게로 다가왔다.


한때는 이 일이 내 삶의 전부라고 생각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잠자리에 들기까지 자연스럽게 녹아 있던 일과들.

매일이 바쁘고 고단했지만, 그래도 '이 일은 나와 함께 오래갈 것'이라고 믿었다.


이 결정을 내리기까지 수많은 밤을 고민했다.

내가 그만두면 후회하지 않을까,

지금까지 쌓아온 걸 버리는 건 아닐까,

다시 시작하기엔 너무 늦은 건 아닐까.

수없이 되뇌이며 마음 한켠을 무겁게 짓눌렀다.


낯선 길 앞에서 발걸음은 무거웠고,

마음은 온통 불안과 의심으로 가득 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 길을 선택했다.


중요한 건, 나를 지키는 일이었다.

남들의 시선보다 내 마음을 살피는 게 우선이었다.


나는 내 안 깊은 곳에서 조용히 울리는 작은 목소리를 들었다.

“이대로는 안 돼.”

“나 자신을 잃고 싶지 않아.”

그 목소리가 결국 나를 일으켜 세웠다.


내가 알고 있던 세상에서,

내가 익숙해진 나를

한 발짝 떼어놓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큰 용기를 필요로 했다.


누군가를 떠나는 일처럼,

나 자신과의 작별 인사처럼

아프고, 슬펐다.

때로는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을 놓는다는 게

그토록 힘든 일이란 걸 알게 되었다.


하지만 놓지 않으면, 나 자신도 함께 잃게 될 거라는

잔잔한 진실이 마음을 파고들었다.

내려놓음은 무겁고 아픈 결정이었지만,

그 안에는 나를 지키기 위한 진심 어린 선택이었다.


이제는 익숙함에 머무르지 않고

조금은 두렵지만 새로운 길 위에서

나를 다시 써 내려가려 한다.


익숙함에서 떠나는 건 도망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로 가는 길이라는 것을 믿으며

두렵고 불안하지만,

조금씩 낯선 바다를 향해

조심스레 발걸음을 내딛는다.


그 길 끝에서,

내가 진짜로 찾던 나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낯선 바다가

언젠가 편안한 안식처가 될 거라는 믿음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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