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가 끝나고 출근을 했다.
추운 날씨의 공기가 도로에 묻어 차들이
느리게 움직이고 긴 신호등의 초록빛을
받은 차 뒤에선 느린 흰색 증기가 흩어졌다
2층의 사람들은 가벼운 움직임으로
동그랗게 모여 서로에게 인사한다.
정해진 시간이 되고 연습을 시작했다.
느리고 부드러운 음형이 퍼져 나가고
큰 곡선의 진동이 공기를 데운다.
가벼운 동그라미는 넓고 느리게 번지고
한 번의 박동은 느슨하게 풀어져
큰 아치의 원으로 시간 속에 스며들었다.
넓은 테두리 곡선의 공기층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경계가 생긴다.
투명한 물의 부력 사이로 유연한 가벼움이 흐르고
천천히 떠오른 원의 크기가 불어난다.
바다라는 수조를 유영하는 진동 구름,
그 위로 겹쳐진 공기층이 홀 끝 가장자리를 떠 다닌다.
거대한 공기층 구름이 옆으로 눕는다.
공명된 타원형 구름이 검정 끝으로 멀어진다.
퇴근 후 집으로 돌아간다.
큰 입을 벌리고 있는 주차장 입구를 지나
밑으로 내려와 마음에 드는 자리에 주차한다.
요구르트 아주머니 전동차가 징— 하고
지나가고 경비실을 지나 보도블록에 선다.
잎을 잃은 나무들의 일정한 거리를 보며
진동 구름의 종결구를 곱씹는다.
집에 들어와 거실을 본다.
긴 식탁의 가장자리가 둥글다.
몇몇이 마주 앉아 대화하기 적당하다.
위에 올려져 있는 유리잔이 투명한 그림자를 그린다.
그 곁에 선 와인병은 언제일지 모를 약속을 기다리고
옆에 요리책 두 권과 자리를 지킨다.
조그만 유리볼에 코르크 마개들이 들어 있고,
키가 큰 철제 바구니에 과일이 담겨 있다.
동그란 나무 도마가 펼쳐져 있는데 여기에
치즈, 소시지, 샐러드를 담아 아까의 와인과 나란히 둔다.
테이블 마지막엔 머리가 뜯어진 비스킷 두 개와
밀봉된 감자칩 하나가 힘을 빼고 널브러져 있다.
오늘의 일상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