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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모쌤 손정화 Mar 07. 2024

지난 실패가 내 발목을 붙잡을 때

실패 뒤에 오는 기회

어린이집 교사로 일할 때 내 발목을 붙잡는 것은 크고 작은 실패이다. 특히 신학기에 교사는 무척 긴장한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는 교사도 마찬가지이다. 설사 같은 보육실에서 일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새로운 학급을 맡고,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다르지 않기 때문에 신학기가 어렵고 힘든 것은 경력교사도 예외는 아니다.


누구나 실수를 한다. 가끔은 너무 잘 알아서 실수를 하기도 한다. 신입교사로서 실수는 교사로서의 나의 자질을 의심하게 되기도 한다. 아직 일을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스럽게 속에 이런 마음을 갖게 된다.

‘이 일이 나에게 안 맞는 거 아냐?’

자신의 선택에 확신이 있어도 실수가 잦으면 자연스럽게 들 생각이다. 하물며 미리부터 내가 선택한 길이 나에게 맞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잔뜩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도 나에겐 큰 쓰나미처럼 느껴질 것이다.


실패는 나에게 그 일이 일어난 그 순간에만 실패이지 결코 실패가 아니다!

내가 나를 좌절이라는 구덩이로 처박지만 않으면 내가 한 크고 작은 실수들은 항상 나를 위해 일한다.

하던 일을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가며, 내가 한 실수도 소중히 여기며 마음에 기록하고, 같은 실수를 하지 않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일어서는 순간! 내가 한 실수는 반드시 나에게 경험이라는 큰 선물을 안겨준다!


나도 신입의 실수를 한 적 있다. 강의를 처음 의뢰받았을 때 너무 기뻤다. 얼마나 고대하던 일이었나! 어린이집 운영을 마치고 강의를 하겠다고! 교사교육을 하겠다고 막무가내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첫 강의 의뢰는 나에게 너무나 크고 의미 있는 성과였다. 그런데 그 순간 나는 신입이었다! 아무리 어린이집 쪽으로는 날고 기는 실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강사로서 나는 신입이었다. 강의 의뢰가 왔을 때 어떤 것을 확인하고 무엇을 담당자와 협의하며 되고 안 되는 것을 확실히 해야 하는지 알지 못했다. 그런 것을 가르쳐준 사람은 없었다.


3월부터 10월까지 주 2회 보육도우미 직무교육을 할 수 있는 기회였다. 담당자와 나는 열의에 가득 차 사전 미팅도 끝내고 강사 계약서까지 작성하였다. 그런데 코로나가 시작되었다. 강의는 무기한 연기되기 시작했다. 이 강의가 들어온 바람에 지인이 추천해 준 원장 자리도 마다했는데...

연기되었다고 그냥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수강생들과의 소통을 위해 단톡방이 필요하다고 담당자에게 부탁을 했다. 그 단톡방에서 인사도 나누고 톡 강의도 진행하며 수강생과 라포를 형성하려고 여러 시도를 했다.


이런 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의는 무기한 연기되었다.

그 당시를 기억해 보면 모든 어린이집이 휴원을 했고, 학교와 공공기관 심지어 모든 업종의 사업장이 문을 닫거나 최소한의 일정을 소화하며 운영이 되었었다.

발달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나의 복지관 수업은 언제 시작될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다가 9월 즈음 복지관도 온라인 교육을 시도해 보기로 결정을 하고 첫 강의를 했다.


그때만 해도 강의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온라인이다 보니 복지관측도 나도 익숙지 않았다. 복지관에서 원하는 것에 내 생각을 말하며 협의할 경험치가 전무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하지 못 하는 것을 구분하는 능력도 없었다.

강의 후 오는 피드백을 나의 성장 밑거름으로 만들 여유도 부족했다. 첫 강의가 끝나고 담당자가 다음 교육에 보완했으면 하는 부분을 이야기하며 교육 원고를 요구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남은 교육을 진행하기에 어려움을 느끼게 되어서 교육이 1회로 마무리되었는데 복지관측에서 강의포기 각서를 요구했다.


강의를 시작하며 겪은 최대의 위기였다.

내가 강사가 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셨던 강사님은 이 일의 자초지종을 들으시고 본인의 일처럼 속상해하시며 초보, 신입 강사여서 놓친 부분을 알려주셨다.

담당자와의 관계가 중요하고, 교육 계약을 하기 전 교육 자료와 원고에 대한 부분까지도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 등 강사로서 강의 외 잘해야 하는 부분을 알려주셨다.


실수! 실패가 기회를 이끈다는 것은 이때는 몰랐다.

그저 강의를 하지 못하는 것이 속상하고 슬펐다.

’ 나는 강사가 될 수 없나?‘

‘강사는 나와 맞지 않나?’

이런 생각이 하루에도 몇 번씩 올라왔고,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나를 아래로 아래로 끌어당기는 것 같았다.

그러나!

주저앉아 있기에는 강의를 향한 나의 마음이 절실했다.

이런 큰  실수를 했으니 강사로서는 부족하다는 생각이 나를 지배하려고 했다. 그때 문득 강의를 잘 못 하는 것 같다고 신세 한탄하는 나에게 대학원 동기가 해 준 말이 생각났다.

어린이집 교사로, 원장으로는 경력 많은 능숙자이지만 강사로서는 아직 처음이니 스스로 너무 기대치를 높게 잡지 말라는... 그래!


‘난 아직 강사로서는 신입이잖아’

‘난 잘할 수 있어!’


마음을 고쳐 먹으니 방금 지나간 쓰나미가 나에게 준 교훈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알게 된 것들을 마음에 새겼다.

다음 강의 의뢰가 들어오면 잘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게 되었다!


몇 개월 후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복지관에서 보육도우미 직무교육을 의뢰하는 전화를 받게 되었다. 순간!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자신 없음이 일어나려고 했는데 기억했던 것들이 생각났다.


“00 장애인복지관인데요. 저희가 이번에 보육도우미 어린이집 지원 사업을 하게 되었는데요. 혹시 직무교육이 가능하실까요? 저희가 검색하다가 보니 블로그에 관련 내용이 있어서 문의드려요”


“아! 네! 그런데 저 그 강의 잘 한 강의가 아니었는데요! 한 번뿐이 못했거든요! 원래 더 많이 하는 것이었어요 “


“네 그래도 해 보신 거죠? 안 해 보신 것은 아니잖아요! 블로그에 보니 톡방에서 강의도 하시고 하셨더라고요! 저희는 강사님께서 그렇게 노력하신 부분이 보여서 연락드렸어요. “


강의 포기 각서를 썼던 그 순간은 실패했다 생각했지만 내가 놓친 부분을 기억하고 이후로는 잘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며 강사로서의 길을 가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더니 오히려 나에게 좋은 경험이 되어 지금도 나를 위해 일하고 있다!

그 이후로 나는 여러 복지관의 보육도우미 직무교육을 다양하게 진행했다. 한 번 진행한 기관에서 다음 해에도 같은 교육을 심화과정으로 부탁해 진행하기도 했다.

어느 날! 처음 교육을 의뢰했던 복지관에서 같은 담당자가 실수를 했던 나에게 전화를 했다!


“강사님! 안녕하세요! 저희가 그때 진행하려고 했던 보육도우미 직무교육 혹시 다시 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어머! 안녕하세요? 그럼요! 저를 다시 찾아주시다니 너무너무 감사해요 “


첫 강의를 하고 2년이 지난 그 순간!

2년 전 나의 실패는 좋은 경험이 되었을 뿐이었다!

그다음 해 담당자가 바뀌어서도 교육을 진행했다!

교육이 끝나는 날 복지사님은 내게 말했다.


“강사님 내년에도 부탁드려요!”


그러니 후배 선생님들이여! 내가 기억하는 실수, 실패는 얼마든지 나를 위해 일하도록 할 수 있다!


신입원아 적응 기간! 내가 한 크고 작은 실수들이 생각나 내 발목을 붙잡는다면 오늘 이 이야기가 작은 울림이 되어 가슴을 펴고 당당히 걸어 나갈 수 있도록 힘을 주었으면 한다.


다음에는 제자리에 머물러있는 것만 같은 경력 많은 선생님들이 힘낼 수 있는 글로 돌아오려 한다!


당신 성장의 그 첫발을 돕는 하자하자교육! 어모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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