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부모님과 나는 16살 차이.
처음 보자마자 "이 사람이다"라는 느낌이 왔다.
알고 보니 나보다 10살이나 어렸다. 상상도 못 해본 나이 차이다. 운명의 이끌림은 계속 나를 그녀에게로 이끌었다. 그러나 그녀가 갑자기 나타난 10살 차이 나는 아저씨가 좋았을 리 없다. 그러나 나는 앞뒤 잴 것 없이 직진했다. 적어도 후회는 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그녀는 나를 밀어내고 싶어 했다.
나의 진심은 알겠지만 사귀기 전부터 결혼하고 싶다고 했었던 나이기에 '사귀는 것 = 결혼'임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나의 카톡에 답장도 잘하지 않았고 결국 그녀는 나에게 장문의 글로 우리는 아니라는 것을 설명했다. 나는 그 글에 두 시간 반 동안 정성스레 답장을 써 회신했다. 내 모든 진심을 담아. 그때 그녀의 마음은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고 몇 달 뒤 그녀는 나의 마음을 받아주었다.
그녀가 나의 마음을 받아준 뒤,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건 그녀의 가족을 만나는 일이었다.
말했듯이 나는 그녀와 결혼을 하고 싶었다. "이 사람이다"라는 느낌을 말로만 들었지 내가 느낀 건 처음이었다. 그런 느낌을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신기하기만 했던 나였는데 그런 사람을 만나니 앞뒤 잴 것 없었다. 그녀의 마음을 얻었으니 이제는 그녀의 부모님을 만나 허락을 받아야만 했다. 그래야만 다음 스텝으로 갈 수 있었다. 그녀는 공시생이었는데 공부하는 줄 알았던 딸이 갑자기 남자 친구를, 그것도 결혼하고 싶은 사람이 생겼다며 보여주겠다고 하니 부모님은 극대노 하셨다.
그녀의 부모님에게 나의 평은 좋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연애도 아닌 결혼을 하겠다는데 뭘 믿고 10살이나 많은 놈에게 딸을 보내겠나? 더군다나 공부하는 딸을 데리고 연애질을 했으니 나를 만나기 한 시간 전까지도 그녀는 부모님께 혼이 나고 있었다. 만나서 마음에 안 들면 바로 그 자리를 박차고 나가겠다고 선전포고까지 하셨다고 한다. 드디어 시간이 되었다. 약속된 장소에 나는 한 시간 먼저 나와있었고 그녀도 일찍 나와 두 분을 기다렸다. 그리고 두 분이 룸으로 들어오셨고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인사를 드렸다. 그때의 떨림이란.
아버님은 한마디의 말씀도 없이 나를 쳐다보고만 계셨다.
처음 뵙는다고 두 분께 드릴 선물도 각각 준비했지만 아버님은 받지 않으셨다. 이야기도 어머님만 하셨다.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았던 나의 신분을 의심하셨기에 나는 나의 신분증, 여권, 명함, 사원증 모두를 미리 준비해뒀다 보여드렸다. 그로 인해 분위기가 조금씩 풀리기 시작했고 나를 쳐다만 보고 계신던 아버님이 처음으로 입을 떼셨다.
자네, 꿈이 뭔가?
군대를 전역한 날, 나는 부모님이 이혼한 걸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나에게 '우리 집'은 없었다. 아버지와 2년 반 정도를 같이 살았고 내가 해외에 취업을 하게 되면서부터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나는 가족과 떨어져 살았다. 10년의 시간이었다.
서른이 넘어서 '부모'라는 존재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두 사람 사이에 자식이 있기에 어쩌면 맞지 않는 성격차를 참아가며 버텨왔을 것이고 군대를 전역한 날 이혼을 통보할 만큼 골이 깊었다. 서른이 되어 나도 결혼을 생각 할 나이가 되니 부모님도 결국은 남녀관계라는 걸 깨닫게 되었다. 부모님은 하나라고 생각했지만 그때부터 부모님도 '남녀 사이'라는 걸 인정했다.
서른 초반에 결혼했던 친구가 1년 만에 이혼했다.
가장 친한 친구이자 그들의 모든 스토리를 바로 옆에서 보았기에 결혼에 대한 환상은 박살나버렸다. 부모님의 이혼과 친구의 이혼은 자식으로서의 나, 그리고 남자로서의 나에 대해 많은걸 돌이켜보게 된 계기가 되었다. 부모님의 이혼은 자식으로서 그런 환경에서 자란 내가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생각하게 되었고, 친구의 이혼은 성인이 된 내가 성숙한 자세로 결혼생활에 임하지 않으면, 내 자식에게도 나와 같은 성장 환경을 물려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나는 이 두 사건을 보면서 결혼에 대해 많은걸 생각하게 되었고 점점 나의 꿈은 하나로 좁혀져 가고 있었다.
저의 꿈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입니다.
나의 대답을 들은 아버님은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더 이상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으셨다.
밥이 코로 들어갔는지 입으로 들어가는지 모른다고들 하지만 다들 아예 한 숟가락도 들지 못했다. 나는 태어나 처음으로 밥맛이 없다는 게 무슨 말인지 알았다.
집으로 간 두 분은 나를 만난 이야기를 그녀의 동생에게 하였고 그녀의 동생이 그녀에게 연락이 왔다.
너무 마음에 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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