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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동몬 Aug 10. 2023

공자가 한국인이라고?

도대체 무슨 소린지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중국.


나는 이곳에서 유학했고 훗날 중국의 대기업에 취직까지 하여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중국에서 살았다.

나의 20~30대 대부분을 중국에서 보냈으며 평생 중국에 살게 될 거라고 생각까지 했지만 아내를 만나면서 한국에 정착하게 되었다. (한국이 좋긴 좋다 ㅠㅠ)


한국인의 입장에서 중국인이 뭐든 자기네 것이라고 우긴다고 생각한다.

뭐 손흥민이 중국인이라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니 한국인들이 분노할 만도 하다. (부들부들)


우리 흥은 건들지 맙시다

그런데 중국인이 한국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궁금한 적 있는가? 어쩌면 알고 싶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한번쯤은 그들이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아는 것도 그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참 재밌는 건, 중국인들도 한국인이 뭐든 자기네 것이라고 우긴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뭘 우겼다고?!"


중국에서 지내면서 나에게 했던 가장 황당했던 질문은


한국인들은 공자가 한국인이라고 한다며?


도대체 무슨 소린가??

우리는 학교 다닐 때 교과서에서 "공자는 중국 춘추전국 시대의 학자로서..."라고 배웠다. 한국인이라면 이 정도는 다 안다. 모르는 게 오히려 이상할 정도.


그러니 중국인 친구가 나에게 이렇게 물어봤을땐 어이가 없었다.


무슨 소리여... 누가 그래?
공자는 중국 춘추전국 시대 학자잖아.


한국인들이 공자를 한국인이라고 우긴다던데?


무슨 개뿔 같은 소리?!
우린 학교 다닐 때부터 공자는 중국인이라고 배우는구먼.


나는 처음에 친구가 농담하는 줄 알았다.

이 이야기를 들은 그날,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국인이 공자가 한국인이라고 우긴다는 설이 있다는 걸 처음 알았는데 사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중국에서 한국의 예능 프로인 "비정상 회담"과 똑같은 프로그램이 있는데 거기에 출연한 한국인에게 MC가 이에 대해 묻기도 했다. 이에 그 한국인은 너무나 황당해하며


"孔子是中国人 “
공자는 중국인이에요.


라고 해명(?)까지 한다.

참 어이없는 오해이자 괴담이다. (도대체 어떤 인간이 이런 어이없는 소문을 퍼뜨린 건지 원)


또 다른 예로는 명절에 관한 이야기이다.

한국과 중국은 비슷한 명절이 많다. 한국의 설날(음력 1월 1일)은 중국의 춘절(春节)과 같고 한국의 추석(음력 8월 15일)은 중국의 중추절(中秋节)과 같다. 이 두 명절은 한국과 중국이 비슷한 의미로 지내는 명절이다. 시기도 음력이고 둘 다 법정 공휴일이다.


단오절도 명절이다.

한국에서는 휴일이 아니니 무슨 날인지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단오는 사실 설날과 추석에 이어 한국의 3대 명절이다.(나도 찾아보고 알게 됨...)


그렇다면 단오절이 정확히 어떤 명절인지 또 언제인지 아는가? 

한국도 중국도 음력 5월 5일이다. 한국의 단오는 "모내기를 끝내고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는 날"이다. 이 날은 창포물에 머리를 감고 그네뛰기, 활쏘기, 씨름 같은 민속놀이를 하는 날이기도 하다.


중국의 단오절은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초나라의 굴원이라는 신의 있고 강직한 사람을 기리기 위한 날로써 쫑즈(한국의 약밥과 비슷한 형태)를 먹는 날이며 법정 공휴일로 지정되어 있다. 또 드래곤보트 경주를 하는 날로 영어로는 Dragon Boat Festival이라고 불린다. 이것만 봐도 우리와 전혀 다른 의미이자 전혀 다른 행사다.


쫑즈(粽子)


그런데 우리가 이 단오절을 한국의 것이라고 우겼다고 한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단오절을 ‘한국의 것’이라고 등재 했다는데 무슨 말인가 싶어 찾아보았다.


찾아보니 한국이 등록했다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은 '강릉 단오제'로써 강릉 지방사람들이 신들에게 드리는 제사를 통해 자연재해를 입지 않고 평화롭고 풍요롭게 살 수 있게 비는 향토제례 의식이다. 단오선 부채 만들기, 신에게 바칠 술 담그기, 관노가면극의 가면 만들기, 수리취떡 만들어 먹기, 창포물에 머리 감기 등의 행사를 하는 하나의 축제이며 이 축제를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록한 것이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이 '단오제'라는 말만 듣고 한국인들이 자기네 것이라고 우긴다라고 하는 것이었다.


이런 여러 가지 오해들이 중국인들 사이에 있다.

이런 이상한 루머들이 한국인에 대한 선입견을 만들면서 오해를 불러일으키다 보니 중국인들이 한국인들을 안 좋게 볼만도 하다. 우리 입장에서는 어이없다. 억울하기까지 하다. (공자를 한국인이라고 하면 진짜 화날 만도 하다)


가까우면서도 먼 나라 중국, 실제로 10년 넘게 중국에서 생활하면서 겪은 중국에 대한 이야기를 좀 더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엄청난 대륙의 클라스와 재미난 이야기들이 가득하니 기대해도 좋다.


중국에서 탕수육을 먹을 때 부먹일까 찍먹일까?

이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다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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