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의 달인이 되버린 나

싱가포르에서

by 임대비


단 한 번도 스스로 해보지 못한 ‘이사’를 6번이나 했다. 그것도 무려 싱가포르에서 5년간.



첫 이사를 할 때까지만 해도 내가 이사를 이렇게 많이 하게 될 줄이라고는 전혀 몰랐다. 그 누구도 몰랐을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취업을 한 후 기숙사에서 나와야 했기에 친해진 친구들과 함께 집을 구했고 그곳으로 옮겼다. 부모님 혹은 누군가의 도움 없이 이사를 하게 되었던 우리는 무지했고 한인 사이트에서 알아본 집으로 대충 결정했다. 그랬으면 안 됐는데 말이다.

첫 이사는 우리에게 설레었다. 물론 짐을 옮기는 데는 힘들었지만, ‘드디어 우리의 공간이 생겼다’라는 엄청난 두근거림으로 가득했던 우리의 시작은 짜릿했다.

그 설레는 마음을 뒤로하고, 뒤늦게 알아차린 사실이지만 우리가 사기에 당했다는 것이었다. 싱가포르에서는 한 집에 정해진 방 개수, 그 에 따라 거주 가능한 수가 법으로 정해져 있었는데 우리는 몰랐고, 그 집의 개조된 방이 많다는 사실 또 한 그제야 알았다.

그렇게 허망했고 무서웠던 우리는 도망치듯 그 집에서 나왔다. 그 후 우리는 자연스럽게 흩어졌고 누군가는 한국으로 돌아갔다.



이후 나는 같은 일이 번복되지 않게 다른 집을 알아봤고 계약을 했다.

정말 맘에 드는 집이었다. 수영장, 헬스장 등 시설 또한 좋았지만 이 것이 화근이었다. 집만 괜찮다고 생각한 나는 직장과의 거리를 생각 못했다. 그리고 차가 없던 우리에게 중요했던 집과 마트와의 거리를.

출퇴근 시간이 불규칙했던 우리는 점차 지쳤었다.

운 좋게도 친절하신 집주인께서 우리의 상황을 배려해주셨고 다른 집으로 이사를 갈 수 있었다.

이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낀 것 같다. 무지한 것을 떠나 신중하고 진중하지 못했던 우리를, 그 에 따라 생길 피해, 그 누군가가 받을 피해까지도 말이다.


그렇게 이사를 한 집에서 1년가량 산 후 한국으로 두 달간 휴가를 갔다. 내가 살던 공간에는 다른 사람이 이사 왔다. 뒷 일까지 생각을 하지 않고 집을 나와버린 나는 돌아갈 집이 없게 되었다. 덕분에 싱가포르로 들어가는 날에 맞춰 급하게 집을 구했고 선택권이 없었던 나는 바로 입주를 했다.


그리고 고작 3개월을 지낸 후 이사를 나가게 되었다. 한마디로 최악이라고 할 수 있었다. 막무가내였던 집주인은 모든 집을 개조했었고 당연히 불법이었다. 큰 문제는 집주인이 시도 때도 없이 몰래 문을 열고 방을 확인했다. 몇 번 말을 꺼냈었지만 소용이 없었고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고 싶지 않았던 나는 두 번째로 도망치듯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최악'.


그렇게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 할 수 있는 5년 동안 집 관련해서 스트레스를 너무 받았었다. 덕분에 경험이 생겼는지 운이 좋았던 건지 만족스러운 집을 계약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도 2년째 만족하며 살고 있다.


주변에서 누군가가 이사를 한다거나, 또 다른 누군가가 싱가포르에서 집을 구한다면 나 같이 실수를 반복하는 사람이 없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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