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뤽 고다르, VIVRE SA VIE (1962)

비극(悲劇)과 비극(非劇)의 이중주

by IM
VIVRE SA VIE (1962)

'자기만의 인생'으로 해석되는 이 제목은 이중적이다. 영화는 몽테뉴의 수상록에서 가져온 인용문으로 시작한다. "당신 몸을 다른 이들에게 잠시 내어줄지언정, 당신 자신은 당신 자신에게 바쳐라." 영화 자체의 비범한 선언으로 보이는 이 문장은 '바침'뿐 아니라 '잠시', '내어줌'이라는 단어조차 능동적이다. 실제로 주인공 나나는 불행에도 자신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자신을 타자화하는 애인에게서 스스로 떠났고, 생계를 위해 적극적으로 자신을 홍보하여 매춘부가 되었고, 사랑하는 이와의 미래를 위해 자발적으로 매춘을 그만둔다는 결정을 내렸다. 한편 그에게 주어진 자유는 어디에서나 자신에게 주어진 한계 내에서의 자유다. 자유를 기구한 삶을 견디기 위한 왜곡된 합리화로 본다면, 우리는 반대로 그에게서 '잔다르크' 적 인간이 아니라 객체로 종속된 '마들렌' 적 인간을 보게 된다. VIVRE SA VE는 선택도 책임도 그 누구에게 위탁하지 않은 자발적 삶으로서 '자기'만의 인생인가, 주변인들의 외면과 침묵 속에서 본의 아니게 살아가게 된 자기'만'의 인생인가. 이것은 무엇 하나로 단정 짓기 어려운, 불편한 자유의 야누스적 모습이다.


스스로가 '타인'처럼 느껴지는 소외를 경험난 나나는, 노년의 철학자에게 삶에 관해 묻는다. 노인은 삼총사의 포르트가 돌연 생각이라는 것을 하기 시작하고 얼마 가지 않아 죽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생각은 죽음을 전제하지만, 우리 삶은 생각 위에 놓이기 때문에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 들뢰즈는 그의 저서 니체와 철학에서 철학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철학의 용도는 슬프게 하는 데에 있다. 아무도 슬프게 하지 않는 철학은, 아무도 괴롭히지 않는 철학은 철학이 아니다." 두 철학자의 말대로, 생각하는 인간에게는 근본적인 존재론적 슬픔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고다르만의 독특한 연출 덕분에 우리는 '철학하기를 시작'한 나나의 삶을 동정하는 방식만으로 영화를 소비하지 않게 된다. 나나는 점차 삶을 더듬어 나가지만 카메라가 그녀를 다루는 방식은 마지막까지 지극히 객관적이다. 이러한 카메라 양식은 브레히트의 서사극 이론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소격 효과’라는 양식에 근거를 둔다. 이는 영화가 하나의 허구임을 끊임없이 관객에게 인식시키면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영화를 바라보도록 유도하는 효과를 말한다. 반복되는 사운드와 단조로운 형식의 컷은 등장인물과의 동화를 차단하고 권태로운 일상의 한 부분에 지나지 않는 삶을 강조한다. 우리는 그러한 삶에 대해, 나아가 나의 삶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얻는다. '자기만의 인생'이란?


나나는 죽고, 차는 떠나고, 영화는 냉소적으로 끝이 난다. 처음부터 끝까지 비(非)극적이었고, 그런 의미에서 비극(悲劇)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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