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_고전에서 찾은 대화의 9가지 무기, 품위 있게 말하는 비밀
공자의 배려, 맹자의 호연지기, 노자의 겸손, 장자의 여유, 한비자의 지략, 손자의 전략을 통해 품격과 내공의 말을 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을 갖출 수 있다. 막말과 거친 말이 난무하는 세상에서 자신을 지키는 힘도 얻게 된다. 그리고 말과 대화의 진정한 의미, 그 본질을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고전 연구가 조윤제의 《우아한 승부사》는 약 20권의 고전에서 뽑은 경구를 통해 말과 마음 수련에 대한 통찰을 선보인다. '논어'와 '맹자', '도덕경', '장자', 그리고 '손자병법'과 '삼략' 등의 병법서에서도 말과 관련한 통찰력 있는 글들을 발견할 수 있는데, 한결같이 '말이 곧 그 사람 자신이다'를 강조한다. 말을 하기에 앞서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 말을 다스리지 못하는 것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품위 있게 말하는 사람들의 비밀을 고전에 빗대어 알기 쉽게 풀이한 《우아한 승부사》는 대화의 아홉 가지 무기를 통해, 마음 다스림과 인생의 이치를 어떻게 말로 표현하면 좋을지 알려준다. 즉, 고전의 가르침을 통해 대화의 내공과 품격을 기른다면, 어떤 상황에서도 당당하게, 품위 있게 자신을 드러내는 '우아한 승부사'로 거듭날 수 있다.
균형을 맞춘다_과유불급
"군자가 중용을 따르는 것은 때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고, 소인이 중용에 어긋나는 것은 행동에 거리낌이 없음이다" 《중용》 과유불급이란 지나친 것보다 모자란 것이 낫다는 뜻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공자는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절함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것이 바로 중용의 도다. 중용은 수치상의 중간이 아닌, 어떤 상황에서도 가장 적절한 것을 찾아 말하고 행동하는 것을 뜻한다. 요즘 같은 과잉 시대에서 과도한 말 대신, 적절한 침묵이 후회를 줄일 수 있는 지혜이다. 따라서 가장 적절한 때에 적절한 말을 할 수 있다면, 귀를 기울여야 할 때 귀를 열고, 말해야 할 때 입을 열 수 있다면, 어떤 상대라도 훌륭한 대화 상대자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각자에게 적절한 말로 설득한다. 상대의 다름을 인정하고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하며 모르면 직접 물어볼 수 있는 소통이 필요하다.
세심하게 관찰한다_담대심소
"담력은 크고 마음은 작아야 하며, 지혜는 둥글고 행동은 모나야 한다" 《당서》 담대심소는 담 대화돼 세심함을 잃지 말라는 뜻이다. 담대함과 세심함, 결단력과 신중함, 인생의 중요한 순간은 양면적인 능력이 필요하며, 일상의 대화에도 통용된다. 즉, 당당하게 자신의 뜻을 밝히되 세심함도 챙겨야 한다. 당당한 모습에 감춰진 따뜻한 배려에서 진심은 전해지고 더 큰 감동을 일으킨다. 정작 사람을 감동시키는 것은 작지만 세심한 배려이며, 무심한 듯 던지는 따뜻한 말 한마디에서 비롯된다.
믿음을 준다_무신불립
"말한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으면 그것을 실천하기는 어렵다" 《논어》 지키지 못할 약속을 함부로 하고, 말만 늘어놓고 행동은 따르지 않는 사람, 큰소리치는 사람을 경계해야 한다. 한 번 말한 것은 반드시 지키는 사람은 함부로 약속을 남발하지 않는다. 공자는 성인이란 오래된 약속이라도 반드시 지키는 사람이라 했다. 상대를 설득하는 말의 기술은 믿음이 바탕이다. 믿음은 갑자기 생기지 않는다. 일상에서 자신이 한 약속을 지키며 쌓인다. 믿음이 가는 사람이 하는 말의 힘은 무엇보다 강력하다. 그러니 일단 실천하고 말을 해라. 그리고 모르는 것을 안다고 하지 마라. 남용의 자세로 신중하게 말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
마음에 닿는다_이심전심
"사람들과 좋아하는 바가 같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고, 사람들과 미워하는 바가 같으면 한마음으로 따를 것이다" 《삼략》 대화의 시작과 완성은 마음을 여는 것이다. 일상 대화에서도 같은 관심사는 사람의 호감을 얻을 수 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같이 느끼고 공감해야 한다. 상대의 말을 잘 들으려면 열린 마음으로 들어야 하며, '당신의 말에 관심이 있다'는 눈빛 하나, '그 말에 공감한다'는 한 번의 끄덕임이 마음을 열게 한다. 사람의 눈을 보며 대화를 하는 것 또한 눈동자에 마음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감성과 소통의 대화는 상대의 마음을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사람을 사랑한다_인자무적
"인자는 말을 참는다" 《논어》 요즘은 막말이 유행이다. 나오는 대로 함부로 하거나 속되게 말하는 뜻의 막말은 말을 참는 것의 반대이다. 지위가 높은 책임자도 함부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말의 최소한 품격이 있어야 비로소 공감의 대화가 가능하다. 품격 있는 말은 내면에서 나온다. 평소 말을 아끼고 아름답게 쓴다면 내면도 충실해진다. 막말로 품격을 허문다면 평생 쌓아 올린 인격도 함께 무너진다. 존중하는 마음은 사랑에서 비롯된다. 품격을 높이는 첫걸음이자, 품격의 완성은 나를 존중하는 마음,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이다.
생각을 묻는다_절문근사
"절실하게 묻고 가까운 것에서부터 미루어 생각한다" 《논어》 질문은 대화에서 중요하다. 상대의 생각을 들을 수 있고, 말할 기회를 주며, 자연스럽게 대화에 참여하게 유도할 수 있다. 동시에 잠깐의 여유와 호흡 또한 얻을 수 있다. 질문을 잘 던지는 사람이 삶의 대화에서도 지혜롭게 승리할 수 있다. 그러니 상대의 마음을 두들기는 질문을 두려워하지 말라. 대화의 연결고리는 질문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거절하기를 두려워하지 말라. 상대에게 원하는 것은 당당하게 말하고 거절을 당해도 그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좁혀 나가며 관계를 지켜나갈 수 있다.
관계를 지킨다_지기지언
"유익한 벗이 셋 있고, 해로운 벗이 셋 있다" 《논어》 공자는 자기보다 못한 자를 벗으로 사귀지 말라 했다. 공자의 본심은 공부와 수양에 도움되지 않는 친구는 멀리해야 한다고 말한다. 해로운 벗은 주로 '말'에 문제가 있다. 말의 흠결이 있는 사람을 멀리해야 한다. 친구란 나를 알아주는 사람으로 나에게 생명을 준 부모와도 같은 존재이다. 나를 알아준다는 것은 나의 장점과 능력을 포함하여 단점도 알아주고 포용해주는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우정도 가장 사소한 말 한마디로 쉽게 깨질 수 있다. 작은 오해의 말이 마음을 떠나보낸다. 친구에게 아름다운 말로 나의 진심을 전할 줄도 알아야 한다. 감정에서 가장 다루기 어려운 것이 분노이다. 분노는 절제하기 어렵고 그로 인해 말실수가 생긴다. 분노의 감정을 다스리기 위해, 잠깐 멈춤의 빨간 불을 켜야 한다.
입을 닫고 귀를 연다_지자불언
"아는 사람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사람은 알지 못한다" 《도덕경》 노자의 무위 철학은 자연과 닮았다. 자연이 조화롭게 유지되듯이, 인간사도 마찬가지다. 진정으로 도를 아는 자는 도에 대해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지혜로운 사람은 말도 간결하게 하며, 마음에 있는 것을 진실되게 전달한다. 겸손한 말과 행동은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낮출 줄 안다. 그러므로 누군가 자신을 지나치게 높여주고 칭찬한다면 경계해야 한다. 말에도 공부가 필요하다. 자신의 입을 다스리는 절제와 성찰의 자세는 습관으로 만들어진다. 평상시 하는 말도 곧 습관이며, 그 말이 품격 있는 사람을 만든다. 가끔은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자신의 진실된 마음을 표현하는 법도 알아야 한다.
함께 승리한다_지피지기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손자병법》 자신을 아는 것은 스스로를 성찰하는 것이며 상대를 아는 것은 이해하고 인정하는 일이다. 나를 알고 상대를 알면, 모두가 승자이다. 대화는 조화와 소통의 예술이며, 함께 어우러질 때 아름다운 결실을 맺을 수 있다. 무조건 이기려는 대화는 상대도 나도 다칠 수 있다. 유머와 농담으로 분위기를 살리면서 다양한 기법으로 대화를 이끌어야 한다. 과도하게 예의를 차리거나, 달콤한 말은 경계해야 한다. 좋은 약이 입에 쓰듯이 좋은 말은 내 귀에 거슬릴 수 있다. 명심보감은 "나에게 좋은 말을 하는 사람은 도둑이요 나를 나쁘게 말하는 사람은 스승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