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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 Jun 01. 2016

지역 네트워크 서점 : 노원문고

#서울책방학교 7강 : 주민과 소통하는 지역 서점은 희망이 있다

노원문고의 본부장 이재필 님은 2016년부터 1년여간 현장 필드에서, 문구 분야에서는 5년의 경력을 쌓고 지금은 사무실에서 인적을 비롯한 전체 관리에 집중하며 동시에 주민과 소통하는 지역 활동 및 지속 가능한 서점 역할에 전념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울책방 강연을 모두 다 참석한 본부장 님은 책과 독서, 서점이라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개인적 고민은 물론 이 수업에 참여한 사람들과 함께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랐다.  


 

노원문고는 1994년 8월 1일 사업자 등록을 한 이래 올해 22주년을 맞이하였다. 서울에만 6군데 서점이 있고, 서점 및 문구의 복합 매장 3군데, 문구 매장 2군데, 북카페 1군데를 운영하고 있으며, 노원구 내의 17군데 서점 중에서 4군데의 매장이 있다. 각 매장마다 마일리지 회원 제도는 공유하고 있으며, 적립 회원만 29만 명에 달한다. 5% 적립 혜택과 우수 회원은 10% 적립해주며 일반 회원보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자 한다. 



노원문구가 지역 서점으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있는가


지역과 소통하는 서점은 희망이 있다. 2006년 최초로 교육복지재단으로 선정되어 교육과 미래에 대하여 법인 대표가 주관하는 노동구 아동 청소년 대상 교육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장학금은 물론 노원구에 있는 교육 단체와 시설에서 지역 아동 청소년 대상으로 교육 사업을 지원받고 있다. 2014년부터는 서점에서 책 읽는 소리가 들리게 하자는 취지 아래 계룡문고를 벤치마킹하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있다. 직원들 대신에 자원 봉사자들이 주말에 나와서 1년 넘게 꾸준히 책 읽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를 밑바탕으로 올해부터 유치원 어린이 친구들 견학과 동화책 읽어 주기 홍보를 하고 있다. 그 외에도 직업 체험 학교를 노원구의 직원 채용 학교와 관련하여 연계 프로그램으로써 매주 수요일 계획하고 있다. 


2009년부터 북카페를, 2010년에는 세미나실을 마련하였고, 많은 이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세미나실 공간을 넓혀가고 있다. 특히, 공실 없이 지역의 공부방 혹은 지역의 작은 설명회, 소강의를 하기 위하여 5명 이상의 차값 정도의 저렴한 비용으로 대여해주고 있다. 또한, 지역 독서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하여 무료로 대여해주고 있다. 동시에 도서 정가제가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도서를 지원하고 있다. 이밖에도 여러 가지 낭독회를 비롯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공부에 관한 주제는 늘 인기가 높은 편이다. 30~40대 주부를 대상으로 수학교육과정 개편에 앞서 취지를 듣는 시간을 마련하였는데 백여 명의 인원이 모인 적도 있었다. 


한편, 2014년 12월부터는 인터넷 교보 문고 배송 협약 체결을 맺기도 하였다. 만약 노원문고에서 고객이 찾는 책이 없다면 서점 측이 인터넷 교보로 주문을 하고, 책은 바로 고객의 집으로 배송하는 서비스이다. 고객이 책을 찾을 때, 지금 당장 없다고 말하는 안내 서비스는 자제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인터넷 교보만 홍보하는 거 아닌가라는 우려의 반론도 있었지만, 모든 책을 구비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주문한 그 다음날 매장으로 고객이 직접 찾아야 하는 불편을 줄이고자 한 배려이다. 



:: 대형 서점 - 지역 중형 서점 - 독립 서점 


대형 서점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과도기 중에 초대형 규모로 지역 진출을 꾀했지만 지역 서점의 반대에 부딪혀 소강상태에 있었다. 교보문고는 핫트랙스, 바로드림센터, 북카페 형태로 진출하고 있고, 온라인 서점 알라딘은 중고 서점을 필두로 하고 있다. 대형서점 혹은 인터넷 서점의 전략이라면 판매는 온라인에서, 이미지는 오프라인이라는 공간을 강조하는 것 같다. 


지역 중형 서점은 지역 밀착 활동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 그중에서도 진주문고는 지역 문화의 사랑방 역할을 특색 있게 잘 하고 있는 곳이다. 그 지역의 작가와 문화 활동자와 연계하여 작은 강연회 및 다양한 발표를 진행하고 있다. 계룡 문고는 책을 읽어주는 활동을 잘 진행하고 있다. 서점에만 한정하지 않고 양로원, 교회, 학교, 어린이집 등 직접 외부로 나가 활동하고, 이를 통해 서점으로 견학하는 단체 혹은 개인도 늘고 있다. 그리하여 주말은 장터처럼 북적이며, 책 읽어주는 모임의 사진을 SNS, 유튜브 등에 올리는 자발적 홍보 또한 힘을 더해주고 있다. 한양 문고는 강의실과 전시실을 지역 주민들에게 대여해주며 강연과 활동을 결합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독립 서점은 규모가 작은 형태로써 앞으로의 지속 가능성 여부가 문제이다. 지속 가능성은 고정 비용에서 승부가 나기도 한다. 공간에 들어가는 비용만 본인이 초과하지 않고 금융 비용을 최소화하며 독자들과 적극적인 소통이 가능하다면 충분히 즐기면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서점은 별개로 움직이지 않는다. 독립 서점도 우후죽순으로 생겨 나고 있다고는 하지만 비단 그것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일본의 츠타야나 광화문 교보문고의 여러 가지 변화들, 가령 카우리 테이블을 만들고 핫트랙스와  바로드림센터가 지역의 소규모로 진출하는 것처럼 서점은 사회적 변화를 지켜보면서 함께 움직여 나아간다. 지금의 매스 미디어 시대는 사람들의 관계 속에서 기능성에 더 착안하고 그것을 소개하고 소비와 연결 짓는 시대로 회자되고 있다. 사회 구조적인 문제 속에서 결혼을 해도 책임지기 힘들고 경제 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혼자 사는 1인 가구가 실제로는 그 비용을 자신한테 투자할 수 있는 허영 혹은 사치스러운 부분이 있다. 이런 부분들이 교묘하게 여러 갈래의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교보문고가 바로드림 센터와 핫트랙스로 이미지화하고 베스트셀러만 갖춘 것 또한 1인 소비문화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면서 나를 위한 투자, 나를 위한 사치로써 커피를 마시면서 책을 읽는 이미지에만 정착하는 것과 같다. 독립 서점이 생기는 것도 다른 문화를 소비하고 가져오려고 하는 다른 형태의 소비문화라고 보인다. 


지금은 정보가 많은 시대이고 선택이 많아지는 시대이다. 선택의 기회는 무궁무진하지만 그 선택이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다. 어떤 선택을 가지고 어떤 취향으로 제안을 할 수 있을까도 중요하다. 모든 것을 통틀어 이야기가 되는 시대이고, 이런 면에서 사회 구조적인 흐름을 살펴보면서 서점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해야 한다. 지역 서점이 대형 서점의 구색대로 따라가려 한다면 반드시 황새 따라가는 뱁새의 형태로 나타날 것이다. 독립 서점은 나름의 트렌드를 가져가는 형태를 취한다. 독립 서점을 독립 출판물만 취급하는 서점으로 한정 지을 수는 없다. 지역 서점 또한 단지 지리적 위치에 한정 지어 지역 서점이라고 하지 않는다. 소속 자체가 독립적이고 개성을 지니면서 다양성과 독자성을 지닌다면 지역 서점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 책의 발견성 


책의 발견을 진열 상의 문제로만 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온라인의 데이터 베이스는 쉽게 묻혀 버리기 때문에 발견의 기회를 갖기가 어렵다. 그에 비하여 오프라인은 온라인보다는 발견의 기회들이 열려 있다. 책의 디스플레이를 다른 각도로 입체적으로 부각하여서 책 표지 진열 정도로만 고려하는 것은 독자들에게 발견의 경험을 제한한다. 이 책이 지닌 의미가 무엇인지 알려주기 위하여 다른 각도와 방향에서 소개하고, 독자들이 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책의 발견이다. 지역 중형 서점은 같은 테마 행사를 진행하면서도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이 다소 부족한 편이다. 준비하는 사람에 따라서 도서 목록만 확인하고 비슷한 책만 모아 놓는 정도이기 때문에 발견의 의미와 방법을 더 고민해야 할 것이다. 고객의 취향에 맞춰 도서 성향을 파악하여 소개하는 큐레이션은 발견과 비슷한 맥락에서 양질의 최선의 콘텐츠를 선별할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단지 데이터의 나열에만 끝나지 말고, 도서 선별, 편집, 제안에서 책의 분별 (구별, 구분)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지역성, 발견성, 큐레이션에 대하여 대형 서점이 다른 각도로 선별 및 큐레이션 하듯이, 지역 서점 또한 다양성을 추구하고 실제 독자들을 위한 다양한 선택권을 부여해야 할 것이다.  


지역 서점과 대형 서점의 서적 상생 전략이 필요하다 


지역 서점은 기본적으로 한계가 많다. 모든 책을 갖출 수 없기 때문에 구색이 어렵고, 도서 창고가 부족하여 공간의 한계도 있다. 그에 비하여 대형 서점은 다양화보다는 표준화되어 있다. 만약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면, 지역 서점이 소거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전산화되지 않은 서점은 거의 없다. ISBN에 도서 정보를 입력하면 지역 중형 서점은 기초적인 작업만 가능하다. 저자, 출판사, 역자, 가격 정도만 표기된다. 이것만으로는 독자들의 궁금증을 해결해 줄 수가 없다. 이 같은 도서 정보 입력에 새로운 인건비가 투입되고, 다른 대형 문고나 중형 서점은 그대로 베끼기만 급급하다. 정보 공유만이라도 가능해진다면 서로에게 플러스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 서점만의 특색을 더욱 살려 독자들에게 그에 맞는 도서 추천도 가능해진다. 


혹은 교보문고의 바로드림서비스와 도서 정보만 공유하고 나눌 수 있다면, 지역 서점이 바로드림서비스의 역할도 가능해진다. 교보문고의 신도림 디큐브 점은 영등포에서 광화문 지점을 백업하는 시스템을 맡고 있다. 지역 서점 또한 이 같은 거점 역할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 교보문고가 잘하는 서비스를 따라하기 보다는 공유할 수 있는 상생 전략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한편, 중형 서점은 고객이 매장에서 책을 검색하면 찾고자 하는 도서명과 여기에 있다 없다 정도 그리고 가격만을 확인할 수 있다. 책 표지 혹은 이미지만 있어도 2.5배의 판매가 이루어진다. 기본 핵심 정보 외에도 이미지와 같은 부가 정보가 입력된다면 50% 이상의 판매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책의 정보를 원하는 고객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협력 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2007년 발표에 의하면 앞으로 지역 서점 모델이 지역 문화 센터, 지식 전달 센터, 평생 학습 센터, 편의 시설, 엔터테인먼트로 진화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는 서점은 무엇이든지 해야만 한다라는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그러므로 지역 중형 서점은 꾸준하게, 정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모델을 찾아야만 할 것이다. 


왜 서점을 하고 싶은가? 

"책과 관련한 일을 하다가 조금 더 지금까지 내가 해온 일을 살려서 책방을 하고 싶다." 

"책을 다양하게 읽고 싶고, 많이 읽고 싶다."



책이란 무엇인가


책이 무엇이길래 책방이 하고 싶고, 사양 산업이며 종이책의 미래는 없다고 하는데도 서점을 하고 싶어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책이 무엇인지 자신만의 정의를 내려보고 어떤 서점을 하고 싶은가에 대한 스스로 정리해 보아야 할 것이다.


"지금의 책은 콘텐츠인 것 같다. 책은 문화 상품이 아니라 전시용인 것 같다. 지금의 책은 지식의 결과물, 소개하는 매개체이다." 


"박범신 작가는 책을 30-40권 구입하지만 다 읽지는 못한다고 한다. 책의 목차는 아주 생소한 주제가 아니라면 모든 사람들이 목차만 봐도 책의 내용을 알 수 있고 무엇을 이야기하는지 예측 가능한 나침반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 책들을 다 꽂아놓고 집필하면서 간혹 글이 막힐 때, 그 목차들을 뽑아 보고 스토리를 이어나가며 글 작업을 한다고 한다. 그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여 나 역시도 30만 원 정도 책을 구입한 적이 있었다. 가족들은 버리라고 종용하거나 과연 읽기는 하냐고 반문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웃음) 습관처럼 목차나 머리말 프롤로그나 글귀를 찾아 읽게 된다. 책의 목차는 사고(思考), 아이디어, 콘텐츠 기획에 필요한 나침반 역할을 한다. 책이 내 방에 있을 때는 충분히 뽑아서 활용할 수 있지만, 회사 혹은 도서관에 있다면 맥락의 연결성이 이어지지 않는다. 연결성에 있어서 이 책이라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전시, 소비보다는 책 자체는 콘텐츠, 지식이지만 형태는 메신저라고 생각한다. 생각의 메신저, 내 주위에 있을 때는 메신저 역할이지만 분산되어 있을 때는 그 역할이 어려운 것 같다. 왜 사람들이 책을 안 살까 했을 때는 경제적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고 공간적인 부담도 있다. 책의 의미는 복합적이지만, 내 생각의 나침반 역할을 해준 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을 것 같다. 세월이 흘러 새로운 매체가 생기더라도 이것이 책의 본질적인 가치라고 생각한다."


"사람이 누릴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의 한계가 있다. 책은 간접 경험의 장이다. 사람들이 책을 좋아하고 읽다 보면 새로운 분야에 대해서 알고 싶어 하고 자기 계발인 동시에 자기표현의 수단이 될 수 있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취향이 다르고, 좋아하는 책을 보면 어느 정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기 때문에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다른 사람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다. 알지 못했던 타인의 생각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다" 


사람들은 왜 책을 쓰고 싶어 하는가


"기본적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고, 나의 지식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매개체적인 이유가 큰 것 같다. 이것이 출판사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 책이라는 상품으로 다시 태어나고, 나아가서 독자들에게 이어진다면 가장 좋은 책의 모델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이야기를 알리고 싶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 여기에 책의 속성이 있다. 소통하고 싶고, 공유하고 싶고 같이 가지고 싶은 것, 즉, 공공성을 지닌 것이 책이라고 정리할 수 있다. 책은 나만 가지고 싶어 하는 상품도 아니고, 자신이 읽은 느낌이나 생각을 타인과 공유하고 소통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여러 가지 가치를 부여한다. 책을 통해서 나누고, 자아를 발전시키고, 사회 진보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고 내 삶의  질적 향상 혹은 자기 계발적인 의미, 더 나아가 소양에 있어서의 발전과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 책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종류와 표현과 형태가 있을 수 있다. 전자책, 오디오, 다른 매체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 책이므로 종이책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다. 서점은 종이책만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책은 권력이다


애초부터 권력을 지닌 자들은 책을 통치의 기술로 활용했고, 자기가 알아야 할 것들을 기록하고 그 당시 파피루스나 양피지 등에 기록하고 도서관에 꽁꽁 보관해왔다. 자기만 알기 위해서 밖으로 새어나가는 것을 막고자 한 책의 역사가 있었다. 지키려고 하고 밖으로 퍼져 나가는 것을 꺼려하는 것을 봐도 책은 그 자체가 권력을 지녔다. 한때 이적 출판물을 판매한 혐의로 압수 수색을 받은 적이 있었다. 다른 대형 서점에서도 팔고 있는데 왜 여기만 문제가 되냐고 물었을 때, 돌아온 대답은 당신의 서점이 더 잘 보인다는 이유였다. 서로가 책을 사고, 추천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문화가 오히려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책은 공유하고, 소통하는 공공성을 지녔다. 자기 것으로 소유하는 것과 반대 선상에서 책은 권력이다. 


독서는 혁명이다


그런 책의 속성을 나누기 위해서 우리는 독서를 한다. 책을 통해서 상상력을 넓히고, 책을 통해서 선택의 자유를 얻는다. 권력을 탐하고 읽고 나누고 소통하려는 그 자체가 혁명이다. 자기 스스로의 혁명, 사회적, 진보적인 혁명, 개혁적인 생각을 나눠 가질 수 있다.  


책에 대해서 다양한 가치를 부여하 듯, 서점도 가치 부여의 작업이 필요하다 


대형 서점은 좋은 점들이 많다. 표준화되어 있고 전문화, 대량화를 비롯하여 여러 세련된 면들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반대로 책의 가치를 떨어트린 점도 있다. 인터넷 서점은 책의 가치를 가격으로만 한정 짓고 있다. 소비자의 심리는 가격에 좌지우지될 수밖에 없다. 독자들이 가장 많이 질문하는 것도 몇 % 할인되느냐, 혹은 다른 서점에서는 할인해주는데 라는 말이 많다. 가격의 형태는 왜곡되고 변질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가격 할인만으로 보이는 서점 환경은 문제가 있다. 지역 서점은 책과 독서와 서점에 끊임없는 가치를 부여해 줘야 한다.  


서점은 도서관과 반대로 열린 공간이다. 그러나 지금은 도서관이 오히려 열려 있고 다양한 문화 사업을 진행하고, 함께 책을 읽는 공적인 공간으로 인식되고 있다. 반대로 서점은 소장하기 위하여 책을 사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제는 서점도 공공성을 확보해야 한다. 소유하고 소통하는 속성을 발현시키기 위해서 서점 자체가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책 판매뿐만 아니라 그 책을 서점이 다룰 수 있어야 한다. 그 이익금이 도서관의 급여로, 서점 직원들의 급여, 지역 사회에 재투자하거나 이용자들에게 가치 있는 일로 이어질 것이다. 사회로 재투자되고 공공성을 확보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들을 앞으로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Q1. 도서관의 장점과 서점의 장점과 차이점에 대해서 더 듣고 싶다. 


-  공유와 소장의 차이만 있는 것 같다. 도서관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공공 도서관과 지역 도서관, 작은 도서관의 형태라면 서점은 개인이 하는 형태이다. 그 차이부터 시작되며 서점은 소유 형태와 운영 형태부터 바꿔 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Q2. 노원 서점이 6개의 매장으로 확장될 수 있었던 계기는 무엇인가.


- 대형 서점, 인터넷 서점이 생기고 잘 되면서 지역의 소형 서점들이 사라져 갔다. 오히려 중형 서점은 그로 인하여 덕을 본 셈이다. 지역의 소형 서점이 문을 닫으면서 중형 서점이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이 더 넓어졌다. 노원문고도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역세권 안에 위치해 있고, 유동 인구가 많은 편이다. 그러나 지금은 노원문고 외의 지역 중형 서점들도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전까지는 지역의 이데올로기가 방어해줬다면 이제는 다른 형태로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지역을 거점으로 밀착한 서점들의 경우, 교보문고처럼 핫트랙스, 바로드림센터, 북카페의 형태로 분할해 들어온다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달라질 수도 있다. 노원문고뿐만 아니라 지역 중형 서점들은 대체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Q3. 헌책방이 나아갈 방향은 무엇이고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 알라딘 회원이지만 알라딘에서는 새 책을 구입하지 않는다. 헌 책은 노원문고보다 싸게 구매할 수 있고, 추천하고 싶거나 보고 싶은 책은 알라딘에서도 구입한다. 구매하고 난 뒤에 점수와 평을 남겨서 마일리지도 받는다. 알라딘 중고 매장은 예전 헌책방과 다르게 진열이 잘되어 있고 검색도 용이하다. 몇 번째 칸에 그 책이 있다고까지 표시되는 걸 보면 대단한 디테일이다. 중고 도서를 검색해서 그 당시 재고가 없더라도 보름 뒤에는 꼭 들어와 있더라. 혹시 이것 또한 정보로 취합하는 건가 싶어서 검색 기록도 정보로 활용하는지 알고 싶었다. 책방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동일하다. 주문하면 골라 가질 수 있는지, 취향에 맞는지, 자기의 서비스를 특화시킬 수 있는지 등의 일관된 흐름이 있다. 


Q4. 노원문고는 문구를 취급할 수밖에 없는 형식인가. 


- 문구는 노원문고의 나름의 타개책이라 할 수 있다. 판매는 좋지만 또 다른 관리적 측면에서 부정적인 면도 있다. 노원문고는 여전히 도서가 중심이다. 수입 창출, 서점을 영위해 나가기 위한 것. 지금은 도서 정가제 개정 이후로 참고서가 비중이 높은 서점들은 매출이 좋아졌다. 1년 동안 다른 변화를 줬고, 단행본이 좋아지는 흐름은 아니었지만 생각의 비중은 바뀌고 있다. 


Q5. 신간을 무조건 받지 않겠다 혹은 최고의 작품만 엄선하겠다는 서점도 있다. 큐레이터가 극대화되면 신간의 비중이 적어진다. 아직은 신간 매출 비중이 높다고 하는데 큐레이팅이 일반화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 지금 현재는 변화의 길목에 서 있다. 지역 중대형 서점은 확실히 가격 경쟁이 있고, 매장 자체를 꾸미는 것도 대형 서점처럼 꾸몄지만, 더 이상은 따라 잡기가 힘이 든다. 대형 서점일수록 신간 매출이 대부분이고 베스트셀러 매출의 비중이 크다. 올바른 서점의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지역 서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만약에 신간을 줄이고 엄선된 큐레이팅을 적극적으로 나선다면 어떠할까

독자들과 소통하고 큐레이션이 잘되어 팬덤이 이루어진다면 좋은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 가능한 구조로 만들어 간다면 긍정적인 효과 또한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Q6. 롯데리아의 점심 햄버거 할인 행사보다 그 옆에서 만들어 파는 햄버거가 더 저렴해서 잘 팔린다고 한다. 지역 서점에 가서 물어보면 고객들은 책 구경만 하지 정작 주문은 인터넷으로 한다고 한다. 도서 정가제로 인하여 책을 더욱 가격적인 요소만으로 데이터화 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 분명하게 책은 가격에 의해 움직인다. 도서 정가제 이후로 중대형 서점들의 매출이 하락했다. 아동 분야에서 매출이 급격하게 떨어진 것이다. 중대형 서점에서 할인 판매했던 아동 분야에서 더 이상 판매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림책 가격이 부담이 되면 오히려 중고 서점의 판매율이 높아진다. 합리적 소비라고는 하지만 가격에 의하여 결정되기도 한다. 


한 예로 이어폰 불량이라고 해서 가져오는 사람들이 있다. 막상 살펴보면 불량이 아닌 것들도 많은데 반품 교환해달라는 사람들이 있다. 여기에서 업체는 케이스를 미리 더 만들어 놓고 반품 요청받은 제품을 넣어 원가 책정하여 가격을 결정한다. 


합리적인 가격 할인을 통하여 합리적으로 소비하는 것 같지만 그 가격 책정에는 다른 이유가 숨어 있음을 알아야 한다. 다른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지역 중대형 서점은 그 역할을 잘 하지 못하고 있다. 그 경쟁에서 제외된 소형 서점으로 혜택을 받은 것이 지역 중형 서점이라 할 수 있다. 



*본 강연은 2016년 4월 19일 서울책방학교 강연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이미지 출처 : '노원문고 & 연신내 문고'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nowonmung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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