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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유 Apr 11. 2016

술 먹는 서점, 북바이북 (1)

# 서울책방 학교 2-1강: 콜라보레이션의 힘

서울책방 학교 2강은 술 먹는 서점, 북바이북(BookbyBook)의 미녀 매니저, 김진아 님의 강연으로 이어진다. 늘 싱그러운 미소를 머금고 있어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며, 북바이북 역시 그녀처럼 활기 넘치는 공간이 아닐까 상상해 본다. 강연을 위하여 꼼꼼히 만들어 온 파워포인트에는 군데군데 직접 그렸다는 아기자기한 그림과 직접 쓴 손글씨들이 정답게 다가온다. 강연 내내 유머를 잃지 않으면서도, 어렵지 않게 설명하는 모습 또한 친근하다. 또한, 서점에 대한 열정과 에너지 넘치는 모습을 보며, 진심으로 이 일을 즐기고 있고, 사람들과 교류하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지역 주민을 비롯하여 많은 이들로부터 사랑받는 동네책방 북바이북의 시작과 향후 미래에 대하여 이야기를 들어본다.




2013년, 상암동에 1호점을 오픈하고, 그 뒤 2호점을 내면서 본격적으로 맥주를 함께 팔기 시작한 북바이북은 야외에서도 가볍게 맥주 한 캔 마시며 영화와 독서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상암동 CGV가 처음으로 영화관에서 맥주를 팔기 시작했고, 일본 서점에서도 맥주를 파는 모습을 본 자매는 '우리도 맥주를 마실 수 있는 서점을 만들 수 있겠다'를 발견했고,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맥주 마시는 서점을 오픈하며 주목받았다.  


술먹는 책방 : 북바이북



북바의북의 콜라보레이션이란? 스타트업처럼 창업하라!

북바이북은 소상공인처럼 오프라인에 가게를 내는 방식이 아닌, 스타트업처럼 창업하자는 차별화된 전략을 선보였다. 이전 회사에서 벤처들에게 투자 업무를 맡아 진행해오면서 그들의 방식을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었고, 생각했던 것과 다른 부분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한마디로, 동네 서점을 스타트업처럼 시작한 것이 콜라보레이션의 힘이었다고 말한다.


 다름 아닌, 보통 스타트업이라고 한다면, IT 기반의 개발자와 기술 보유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온라인 회사를 다니면서 깨달은 점은 실제 기술을 보유한 사람만이 창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바로 기술 이외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과 현 모바일 시대에 맞춰 누구라도 스타트업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보편화된 것이다. 때 맞춰 "기술 기업만이 스타트업이 아니다"라는 기사를 확인하게 된다.


스타트업이란 무엇인가?

스타트업이란 기술 혁신으로 세상을 빠르게 바꾸고 성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부분 초반에는 느리게 성장하지만, 그 기술로 인하여 이용자가 빠르게 불어난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과 같은 성장 곡선을 기대할 수 있을 텐데, 카카오톡도 한 동안은 수익 창출을 하지 못했다. 온 국민이 사용하지만, 애니팡이 전 국민 게임으로 부상하면서부터 진정한 수익이 발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회사의 원동력은 투자 모델의 가치를 일찌감치 인정받고, 그 투자를 바탕으로 비즈니스를 키워나가며 이용자들을 설득시키는 가운데 기업 가치를 키우는데 집중했다. 즉, 초기 엔젤 투자와 투자 금액이 커지면서 좋은 인재와 개발자를 고용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며, 마케팅과 인력, 기술 개발 투자에 들어갔고, 잭팟이 터지면서 수익이 발생한 셈이다.


그렇다면, 흔히 말하는 장사, 소상 공인이 오프라인에서 어떻게 가능한가

 서점은 기술 기업 아니다. 엑셀도 전문가처럼 잘 다루지도 못한다. 하지만 이를 도와주는 프로그램들은 시중에 잘 갖추어져 있다. 프로그램 개발자가 만든 것을 사용하고 있으며, 홈페이지 제작 대신에 블로그, 페이스북을 충분히 활용하고 있고, 보편적인 기술 베이식을 가져다 사용하고, 이용 비용 역시 부담스럽지 않다. 대부분의 기술은 오픈되어 있고, 저렴하게 활용할 수 있기에 본인의 비즈니스 모델에 맞게 지원받을 수 있으며, 필요한 기능을 개발 업체에 요청하면 업데이트받을 수 있다.  


또한, 기술 개발이 아니더라도 이제는 저성장의 불황으로 접어들었다. 이 시기에는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이다. 안정적인 구조가 무너져가고 있기 때문에 불안감은 고조되고, 이에 따라 트렌드는 스피드 하게 나타났다 사라진다. 북바이북 서점을 오픈할 때도, 오늘날처럼 서점이 트렌드 하게 다가올 거라 예측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사업 아이템이 지금의 트렌드와 잘 맞는지를 수시로 확인해야 하며, 진입장벽이 낮아지고 있는 시점에서 누구에게나 기회는 열려 있다.


왜 서점이었는가?

김진아 매니저는 오랜 다음(DAUM)에서의 회사 생활을 정리하고 여동생이 먼저 서점을 시작한 1년 뒤, 매니저로 합류하면서 본격적인 창업에 뛰어들게 되었다. 여동생은 파워블로그 1세대로 콘텐츠를 개발, 기획, 책을 만드는 콘텐츠 비즈니스 분야에서 활약하였고, 김진아 매니저는 같은 회사 내에서 스타트업 회사 전략에 투자하는 업무를 맡았다. 그 뒤, 제주도 이전으로 인하여 반강제적으로 7년의 제주도 근무 생활을 시작하면서, 지역(local)에 대한 나름의 인생관과 서울이 아닌 지역을 중심으로 한 로컬 비즈니스에 대한 갈망이 생기기 시작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책방, 북바이북


온라인 회사 업무는 클라이언트와 대면하기보다는 댓글과 데이터로 만나는 일이 일상다반사이다. 그러므로 직접적인 만남에 대한 갈증이 강해질 수밖에 없었다. 오프라인에 대한 갈망은 강해졌고, 제주도 근무로 인하여 로컬 비즈니스에 대한 확신도 커져갔다. 이와 함께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연결 구조를 최전선에서 온 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온라인에서 쌓은 경험을 온전히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연결하고 싶다는 바람은 강해졌고, 의심의 여지없이 단연코 경쟁력 있을 거라 확신해다.  


그렇다면, 오프라인에서 콘텐츠 유통이 가능한 아이템은 무엇인가?

그건 바로 '책'이었다.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은 콘텐츠를 다루는 일이었고, 그 콘텐츠를 유통하고 만드는 일이 무엇인가 고민하고 내린 결론은 책이었다. 이는 자연스럽게 서점으로 이어졌고, 창업하기 4개월 전부터 머리 속에서 머물러 있던 아이디어들이 차례대로 정리되면서 창업을 준비하게 되었다. 반면에, 콘텐츠는 오랜 전문 분야였지만, 공간에 대한 커리어와 디자인 면에서는 문외한이었다. 그래서 제일 먼저 스스로에게 "나라면 과연 어디에 머물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져 본다.


서점과 북카페는 완전히 (목적이) 다르다

흔히들 서점 아니면 북카페를 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많이 듣는다. 공간적인 측면에서 '서점을 목적으로 하는 공간'과 '북카페를 목적으로 하는 공간'은 완전히 다르다.서점은 당연히 책을 구매하는 곳이고, 그 와중에 커피나 맥주를 마실 수 있는 곳이라면, 북카페는 커피를 마시기 위하여 가는 곳에 책이 놓인 형식이다. 목적 자체가 완전히 다른 형태이며, 서점은 헌책방 거리를 제외한다면, 한 동네에 보통 한 개의 서점이 위치하고, 카페는 카페 옆에 카페가 있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어, 이미 레드오션의 시장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사양사업이라고 지양되는 서점이 오히려 카페보다는 기회의 영역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5년 전, 우연하게  홍대의 땡스북스 쇼윈도에 진열된 책을 보고 나서야 처음으로 그곳이 서점이라는 것을 알았다. 규모는 작지만 서가가 펼쳐져 있고 굳이 음료를 주문하지 않아도 되는, 그야말로 책을 파는 서점 이이다. 그와 반대로 문학동네 카페 꼼마는 대표적인 북카페이다. 카페이기 때문에 당연히 의자와 테이블이 많고 제일 먼저 음료를 주문해야 앉을 수 있다. 이처럼 사람들의 행위와 목적이 다르므로 공간을 기획할 때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초기에 설정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북바이북은 독자들이 편안하게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고, 더 나아가 내가 머물 수 있는 동네 서점이었으면 좋겠다는 염원을 담았다. 지역과 동떨어진 공간이 아니라, 동네 주민들이 어떻게 이 곳을 바라보고 있는지,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북바이북의 이용자는 대부분 출퇴근하면서 서점을 들르거나, 점심시간 이후 잠깐, 퇴근 후 약속 시간이 남을 때, 그리고 2차 회식 후의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북바이북은 목적 구매가 아닌 브라우징 하기 위한 공간이다

네이버가 키워드 검색창으로 활용된다면, 다음은 뉴스 등의 볼거리를 위한 브라우징 사이트로 활용된다. 이처럼 인터넷 서점은 목적 구매가 강한 반면, 동네 서점은 발견 성을 목적으로 한다. 평소 관심이 있던 책, 취향이 일치하는 책을 발견하는 재미가 훨씬 크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브라우징 하는 재미로 가는 곳이 동네 서점이고, 거기에 맞게 서점을 꾸미는 것이 옳다. 목적성이 뚜렷한 곳이라면 그에 맞춰 전략을 세우면 되고, 사용 방법에 따라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비즈니스가 있다!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주커버그는 미래 수익 모델 계획에 대한 질문에 "사람이 모이는 곳에 비즈니스가 있다"고 하였다. 사람이 모이면 수익은 자동 발생할 것이라는 이 예상은 적중했다. 북바이북 또한 책 한 권 더 파는 것보다, 한 명의 독자라도 이 곳에 와 주기를 갈망한다. 다행히도 북바이북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콘텐츠를 소비하기 위하여 독자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그 안에서 수익이 발생하는 선순환의 비즈니스 전략은 계획대로 맞아떨어지고 있다. 앞으로도 북바이북은 온오프 콘텐츠 유통 플랫폼으로써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콘텐츠 개발에 힘을 쏟으며 독자와의 즐거운 만남을 학수고대하고 있다.





*다음 2-1강은 북바이북의 콘텐츠와 앞으로의 목표, 깨알 조언으로 이어집니다.

*이미지 출처 : '북바이북'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DMCBY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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