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책방 학교 1-2 : 6호 책방 유랑에 관한 필자와의 짧은 인터뷰
[rove] 로브는 '방랑하다' '떠돌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하, 로브). 여행 계간지 로브는 하나의 주제를 통해 국내 여행 이야기를 만드는 독립잡지 형태의 계간지이다. 그동안 1호 막걸리 여행, 2호 DMZ 여행, 3호 강원도 숲, 4호 빈티지 도시 인천, 5호 삶은 여행, 그리고 최근 6호 책방 유랑까지 발행해 왔으며, 공유하면 좋을 여행 이야기를 알차게 담아내며 독자들과 소통해 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6호 <책방 유랑>에 관하여 현재, 잡지를 만들고 있는 포토그래퍼 겸 에디터와 함께 골목 동네 서점에 관한 짧은 인터뷰를 서울 도서관에서 주최하는 '서울의 동네 책방' 강연회를 통해 소개해 보고자 한다.
'6호 책방 유랑'은 서울을 비롯하여 지역 내 곳곳에 위치하고 있는 책방들을 유랑하면서 느낀 점들을 사진과 인터뷰를 통해 담아내고 있다. 과거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서울 내 동네 책방이 얼마 없던 것에 비해, 최근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만큼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동네 책방에 관하여 그 매력은 무엇이며 과연 독립서점이란 어떤 곳인가.
평소 대학로에 위치한 <책방 이음>의 단골이었던 로브 필자는 교보 서점과 같은 대형 서점에서는 로브를 만나기 어렵지만, 동네 책방에서는 자신들이 만든 잡지에 관하여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고 친근하게 만날 수 있다고 입을 열었다. 다음은 강연회 중에서 직접 묻고 답한 인터뷰를 간략하게 정리해 본 이야기이다.
1. 동네 책방의 지속가능성 여부가 괜찮은지 궁금하다. 앞으로의 전망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다
- 1년도 안되어 5군데 정도 동네 책방이 문을 닫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실 겸 자기만의 공간으로 환상을 갖고 책방을 운영하려고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책을 채우는 건 쉽지만 판매는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열심히 책방을 운영하는 모습이 10명 중에 5명 정도 인 것 같다. 지금 살짝 유행처럼 번지는 기미가 강한 것 같다. 그럼에도 긍정적인 보는 이유는 독자들과 교류하고, 적극적으로 워크숍을 운영하고 있는 서점들도 있기 때문이다. 예쁜 서점으로만 생각하면 힘들 거라고 본다.
2. 동네 책방에는 기본적으로 독립 출판물이 구비되어 있다. 과연 독립출판물에는 어떤 가치가 있는지 알고 싶다.
– 기존 출판물과 독립출판물의 경계는 상당히 모호하다. 로브는 퀄리티가 있기에 독립출판물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퀄리티가 떨어지는 것을 독립출판물이라고 할 수는 없다. 독립 출판물은 형식과 형태에서 자유롭다. 여행 사진으로만 이루어진 책도 있고, 색종이처럼 접힌 책, 덕후스러운 것들만 모아서 만든 책, 기존에서는 만날 수 없는 책을 만나 볼 수 있다. 로브 역시 광고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유롭게 표현된 결과물이며 어디서도 구하지 못하는 레어 아이템이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고 본다.
3. 책방 주인들이 경제적으로 생업의 의지가 실제 어느 정도 있는지 궁금하다.
- 이 부분에 있어서 환상이 존재하는 것 같다. 생업보다는 투잡으로 책방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편집자, 프리랜서로 동시에 서점을 운영하는 사람도 있으며 그들 중에는 독립출판물을 직접 만들거나 좋아하는 분들이다. 그들은 서점을 운영하는 정도로만 책방 수입으로 충당한다. 가게 유지비만 충당하기 때문에 생활비는 다른 일을 통해서 보충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방을 앞으로도 잘 운영하겠다는 의지나 책임감이 더 강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워크숍이나 강연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다.
4. 저자의 입장에서 동네 책방이 늘어가고 있는데 그 입고 기준이 궁금하다.
- 처음에는 몇 군데 되지 않았기 때문에 모든 곳에 입고했다. 지역별로 1군데씩. 그리고 직접 연락해서 입고시켰다. 그러나 이번 6호부터는 손님이 꾸준히 있고, 1권을 팔더라도 열심히 운영하려는 의지가 강한 책방에만 입고 시켰다. 홍보를 비롯하여 아무런 활동도 없이 운영하거나, 단지 운영이 힘들다는 말만 반복하는 곳은 제외시켰다.
5. 책방의 정의가 일반인들에게는 쉽게 내려지지 않는다. 일반적인 서점과 책방의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하다.
- 이번 호를 만들면서 나 스스로도 동네 책방과 서점의 차이가 무엇인지 고민해봤다. 나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서점은 교보 서점과 같은 대형서점을 뜻하는 것 같다. 거기에는 모든 책들이 다 있다. 그러나 책방은 말 그대로 책이 모여진 공간, 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번 호에 서점을 모두 '책방'으로 통일시켰다. 책방에는 자기계발서나 베스트셀러는 볼 수 없다. 그리고 교보 서점과 같은 대형 서점은 주인과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는다. 그러나 책방에 가면 주인과 함께 차도 마실 수 있고, 대학로에 있는 책방 이음에는 늘 고구마와 차가 있으며,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산책하고 밥도 같이 먹고, 말 그대로 사람이 모이는 공간이다. 책방 이음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는 사랑방 같은 곳이다. 그런 곳이 동네 책방이 아닐까 싶다.
6. 동네 책방들이 요즘 들어 판매보다는 워크숍과 같은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것 같다. 매일 밤마다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저녁에는 책을 보러 가기가 어렵다. 책방은 책을 보고 쉴 수 있는 곳이어야 하는데 동네 책방이 워크숍에 취중 되어 있는 것에 어떻게 생각하는가.
- 동네책방은 사람들을 모을 수 있어야 한다. 독립서점은 기본적으로 책을 만드는 것에 관심과 흥미가 높다. 어떻게 책을 만들고, 그 재료와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 한다. 이 것이 과연 책 판매와 직결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본다면, 글을 잘 쓰고 싶어 하는 나의 고민을 토로하자, 책방지기님이 바로 글 쓰기 모임을 만들어 주셨고, 그에 필요한 책은 책방에서 직접 구입하였다. 그런 연결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책방지기님의 말처럼 책은 읽는 사람만이 책을 구매한다고 하셨다. 교보 서점에 최근 100명이 앉아 책을 읽는 테이블이 생긴 것도 이와 같은 배경이 있기 때문이다. 책방이 계속 우리 가까이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진 단골들의 힘으로 유지되고 운영된다고 생각한다.
7. 동네 책방에 관한 책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번 6호 책방 유랑은 어떻게 기획하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 기본적으로 우리 매거진은 여행 매거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호는 책방을 찾아서 여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목적이 있었다. 책방과 함께 지역별로 가벼운 여행 스팟을 소개하는 것에 집중했다. 포항, 대구, 제주도만의 특색이 분명한 책방을 소개하고, 서울 내에서도 특색 있는 서점을 찾았냈다.
이번 6호 책방 유랑 속에는 낮에는 시집과 책을 팔고, 밤에는 술을 파는 펍으로 변신하는 이태원의 <다시 서점>을 시작으로, 원서동에 위치한 가수 요조의 <책방 무사>를 소개하고 있다. 유일하게 남성 독자들이 많은 책방 무사에는 옛날 중고책과 비디오 등이 구비되어 있고, 본인이 좋아하는 취향으로 진중하게 운영되고 있다. <일단 멈춤>은 여행 서적들만 취급하고 있으며, 북스 테이 같이 책을 읽을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와 작가가 머물면서 글을 쓰는 곳들과 스토리 지북 앤 필름처럼 강연과 워크숍을 꾸준히 만들어내며 인기 명소로 자리 잡고 있는 책방도 있다.
그 외 책방을 유랑하면서 느낀 점은 최근 2년 사이에 우후죽순으로 늘어나고 있는 동네책방이지만, 잘 찾아보면 각각의 특색들이 묻어 나는 책방들도 만나볼 수 있다는 것이다. 숙박과 책, 여행과 책, 책방마다의 새로운 점을 찾아 떠나 보는 여행도 의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책과 함께 떠나는 여행을 계획해보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을 선사해줄 것이다.
이미지 출처 : 로브 공식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rovemagaz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