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를 건너는 동안
안타깝게도
괴로움이 전혀 없게 사는 법은 없다
고통이 없는 삶이라는 말은
철학적으로도 종교적으로도 그리고 실제로도
존재할 수 없는 개념이다
코타마 싯다르타
우리가 알고 있는 부처, 붓다도
세상의 본질을 단 하나의 문장으로 말했다
이 세상은 고(苦)다 .
괴로움 그 자체다
붓다도 깨달음 이후
이 고통스러운 세상을 네 가지 진리로 정리했다
이것을
사성제라 부른다
하나
삶은 원래 괴롭다
태어나는 일
늙는 일
아픈 일
죽는 일
갖고 싶은데 갖지 못하는 일
보기 싫은 것을 봐야 하는 일
보고 싶은데 못 보는 일
흩어지고 변해가는 이 모든 것이 괴로움이다
고통은 예외가 아니라
삶의 기본값이라는 것.
둘
그 괴로움은 사랑에서 비롯된 욕망에서 온다
우리는 사랑하기에 괴롭다
물건이든 사람이든 동물이든 신념이든 무엇이든 사랑하고, 원하게 되면 그것을 갖고 싶고
지키고 싶고 잃지 않기를 바란다
그 마음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고통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사랑이 깊을수록 욕망도 깊고
욕망이 클수록 괴로움은 피할 수 없다
사랑은 욕망의 얼굴을 하고
욕망은 결국 고통의 문을 여는 것이다.
셋
그렇다면 욕망을 놓으면 괴로움도 사라질까
그렇다
우리는 끝까지 최선을 다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뜻대로 되지는 않는다
그럴 땐 결과까지 붙들고 있지 말아야 한다
놓아야 할 순간에는 놓을 줄도 알아야 한다
욕망을 완전히 없애라는 말이 아니다
애쓰되 집착하지 않는 법
그것이 괴로움을 덜어내는 시작이다
때로는 내려놓음이야말로
가장 깊은 평화로 가는 길이 된다
넷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 내려놓음을
배울 수 있을까
막막해 보여도 길은 있다
괴로움을 줄이는 법은 거창하거나
어려운 수행이 아니다
그저 삶을 조금 더 깨어 있게 바라보고
내가 무엇을 원하고
왜 힘든지를 정직하게
마주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렇게 내 마음을 돌이켜보는 일
상처의 근원을 바라보는 일
그리고
조금씩 덜어내는 일
그것이 바로 괴로움을 지나
살아낼 수 있는 길을 만드는 법
사성제 네 가지의 비밀인 것이다
이 네 가지 진리는 단순한 종교적 교리가 아니다
삶을 견디는 기술이고
고통에 휘둘리지 않기 위한 내면의 무기다
결국 이 말은 이거다
삶은 애초에 고해 고통의 바다다
그러니 괴롭지 않게 살겠다는 발상 자체가 모순이다.
모순이 모순인 줄 아는 것
이것이 괴로움을 줄일 수 있는 출발선이다.
모순된 현실을 잘못 이해하고 있었고
잘못 알고있는 그대로 삶을 살아가면
심리적으로는 스스로를
더 괴롭게 만드는 함정이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안개를 걷겠다고 하고
손으로 안개를 지우려는 것처럼
덧없는 욕망일 뿐이다
우리는 안갯속을 걸어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진짜로 찾아야 할 것은 고통 없는 삶이 아니라
덜 괴롭게 사는 법이다
기도만으로 고통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니 애초부터 불가능하고 말도 안 되는 환상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고통과 함께 살아내는 기술을 배우는 게
기도 보다 먼저이다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결국 돌아가야 할 삶의 본질이다
"우리는 모두 괴롭지 않게 살고 싶어 한다
그 바람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다
-루치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