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을 친다는 건

섭리 攝理

by 루치올라


완전히 기운 초승달은

이제 차오를 일만 남았다.

삶도 그렇다.

힘듦이 계속된다는 건 아직 바닥이 조금 더 남아 있다는 뜻일 뿐이다.

설령 바다 밑바닥까지 내려간다

해도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바닥은 끝이 아니라,

반드시 반등이 시작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바닥을 친다는 건 추락의 종착지가 아니다.

오히려 더 크게 솟구치기 위해

몸을 웅크리는 순간이다.

화살이 멀리 날아가려면 뒤로 깊이 당겨져야 하듯이, 삶도 가장 깊이 꺼졌을 때 반등의 힘을 품는다.


그리고

바닥을 칠 때는 다른 것이 채워진다.

나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하고,

가짜와 진짜를 구분할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겉으로 빛나 보였던 것들이 껍질처럼 벗겨지고,

결국 본질 드러난다.

그래서 바닥은 쓰라리지만

동시에 정직하다.


물이 가장 낮은 골짜기로 흘러야 강이 되고,

강이 모여야 바다가 된다.

지금 바닥에 닿아 있다면,

그것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여정의 일부다.


그러나 사람들은 종종 바닥에서 나오지 못한다.

이유는 단 하나다.

희망이 아닌 절망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희망을 붙드는 자는 반드시 다시 일어선다.

하지만 절망을 붙드는 자는 스스로를 묶어두고, 바닥을 끝으로 착각한다.


바닥은 꺾는 자리가 아니다.

바닥은 일으켜 세우는 자리다.

지금 이 순간이 숨 막히게 무겁더라도, 그 무게는 곧 날아오를 날갯짓의 근력이 된다.


그러니

바닥까지 내려왔다면 두려워하지 말라.

그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삶은 이미 반전의 준비를 끝마쳤다.

이제 남은 건 단 하나, 희망을 붙드는 것이다.

그 순간부터 다시 일어나 더 높이 치솟는 일만 남는다.


順天者存 逆天者亡 순천자존 역천자망,

하늘의 이치에 순응하는 자는 살아남고, 거스르는 자는 무너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