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귀한 고독”
사람들은 함께 어울리는 법을 말하지만
실은 서로를 낮추는 법에 더 익숙해져 간다.
이상한 말에도 웃어주고
무례함에도 예민하지 않은 척하며
깊지 않은 대화에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야 편하고
그래야 튀지 않고
그래야 무난한 사람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우리는 조금씩
생각의 높이를 낮추고
감정의 밀도를 줄이고
자신의 기준을 접어 넣는다.
어울리기 위해
자기를 줄이는 연습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스스로도 모르게
자기 자신이 흐려진다.
이것이 관계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조용한 하향 평준화다.
소통의 수단은 가까워졌지만
마음의 거리는 멀어졌고
표현은 넘쳐나지만
공감은 사라졌고
연결은 쉬워졌지만
관계는 얕아졌다.
사람들 사이에 있을수록
오히려 더 외로워지는 이유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어울림 대신 고독을 선택한다.
이상한 인간들과 억지로 맞춰
자기 밀도를 깎아내리느니
차라리 혼자 서 있는 쪽을 택한다.
고독은 쓸쓸하지만
비굴하지 않고
조용하지만
자기 자신을 잃게 하지는 않는다.
인간은 혼자 있을 때
비로소 가면을 벗는다.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되고
억지로 웃지 않아도 되고
자신의 생각을 줄이지 않아도 된다.
그때 비로소
사람은 편해지는 것이 아니라
자유로워진다.
하향 평준화된 관계 속에서의 소속감보다
고귀한 고독 속에서의 온전함이
더 인간다운 선택일지도 모른다.
세상은 함께 있으라고 말하지만
자기를 잃으면서까지 함께할 필요는 없다.
수준을 낮춰 얻는 관계보다
수준을 지키며 감당하는 고독이
때로는 더 높은 더 나은 삶의 방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