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의 본질"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묘비에는 세 줄의 문장이 새겨져 있다.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짧지만 강렬한 이 문장은,
그가 살아온 삶의 철학이자 죽음을 맞이하는 그의 마지막 태도였다.
인간은 끊임없이 바란다.
사랑을, 명예를, 소유를, 이해받는 것을, 그리고 구원을. 그 바람만큼 두려움도 자란다.
바라던 것이 무너지면 어쩌나, 끝내 도달하지 못하면 어쩌나
욕망과 공포 사이를 오가며 사람들은 살아간다.
그러나 카잔차키스는 말했다.
나는 바라지 않는다. 나는 두렵지 않다. 그래서 나는 자유다.
욕망도, 두려움도 내려놓은 자만이 도달할 수 있는 고요한 자유.
그것은 도피가 아닌, 집착하지 않고 삶을 정면으로 마주한 자의 해방 선언이다.
나는 그 문장을 처음 읽었을 때, 가슴 깊은 곳에서 잔잔한 울림을 느꼈다.
어쩌면 나도 그렇게 살고 싶었던 건 아닐까.
바라지 않아서 가난한 것이 아니라, 바라지 않아서 자유로운 삶.
두렵지 않아서 무모한 것이 아니라, 두렵지 않아서 충만한 삶.
‘나는 자유다’
라는 마지막 문장은, 단지 죽음을 넘어선 선언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구원도, 이념도, 신념도 필요하지 않은 영혼의 자립이다.
오직 자기 자신으로서, 삶을 받아들이고, 죽음을 수용한 인간의 가장 고결한 자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