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선택의 연속이다. 잠에서 눈을 뜬 순간 '일어날까. 좀 더 잘까'부터 선택의 고민이 시작된다. '무엇을 먹을까?'처럼 사소한 선택부터 '어떻게 해야 후회가 없을까?',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아야 대한민국이 더 나아질까?'처럼 수없이 많은 선택이 삶 앞에 놓여있다. 철학자 샤르트르는 이러한 삶을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라는 표현을 썼다. 인간은 태어나 죽는 날까지 끝없는 선택을 한다. 어떤 순간에 어떤 것을 선택하고 그것을 얼마나 최선을 다하면서 사는 가에 따라 인생도 달라진다.
인생이 달라질 만큼 선택이 중요하다 보니 선택의 순간마다 망설이게 된다. 음식 메뉴를 고르는데 선뜻 정하기를 주춤하는 것처럼 사사로운 선택마저 고민을 하곤 한다. 시험 정답을 고를 때처럼 신중해야 할 경우에는 골머리를 앓는 것은 당연하다. 삶은 점점 복잡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선택지가 그만큼 늘어난 셈이다. 감정도 시시각각 변하고 앞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선택이 어려운 까닭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일조차 행동으로 옮기지 못할 때도 있다. 음주나 흡연이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고도 계속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 말라는 것은 더 하고 싶은 습성을 가진 존재가 인간이기도 하다.
인간의 욕망에는 일탈도 포함된다. 사회적 질서나 규범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있다. 금지와 통제에 대한 반작용이 일탈 욕구다. 남에게 드러내 보이고 싶지 않은 수치스러운 욕망이자 부정적인 행위가 일탈이다. 흔히 '내로남불'이라는 표현에 일탈행위를 즐기려는 인간의 심리가 들어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나에게는 너그러운 반면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대는 그릇된 습성이다. 법과 질서를 무시한 행위를 해놓고 변명이나 거짓말을 늘어놓는 병리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남이 하면 불륜이고 자신의 일탈은 로맨스라 핑계를 댄다. 자신이 즐기는 것은 재미로 하는 오락이고 남이 하면 도박이라고 비난한다.
'아시타비'는 부동산 투기 심리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자신이 부동산을 사면 투자고 남이 사들인 부동산은 투기다. 자신이 저지른 투기 행위에는 양심에 가책을 느끼지 못하면서 투기꾼의 투기 행위는 꾸짖으려 한다. 투기를 해본 사람이 투기 심리도 잘 알기 마련이다. 고위 공직자 인사청문회마다 흔히 목격할 수 있는 광경이다. 서로가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옳다고 주장했다가도 반대로 돌변하는 이율배반적 행동을 보이는 이들이 비열한 사람들이다. 그를 지지하는 서민의 관점에서 보면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정치인들에 대한 평판이나 지지 의사가 흔들 릴 수 있다.
대한민국은 지금 부동산 투기로 몸살을 앓는 중이다. 부동산 가격 폭등으로 속수무책인 상태라 할 수 있다.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수차례 정부 정책도 무용지물이다. 부동산 가격은 폭등하여 삶을 옥죄는 고통으로 작용하고 있다. 모든 재산이 주거 공간에 묶여 생존이 허덕일 수밖에 없다. 평생 벌어도 내 집 마련의 꿈은 실현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부동산 투기 방지를 위한 근본 대책을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렇지 않으면 미래 세대의 삶은 좌절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번 경기도 토건비리 의혹 사건에서 드러난 것처럼 부동산 투기 수익은 상상을 초월한 액수다. 공공주택 비율이 6할이 넘는 현실에서 전 국토가 투기 공화국이라 할 만하다. 택지 개발과 재건축 투기와 분양으로 불로 이익을 챙긴 사람은 따로 있다. 공급원가를 뻥튀기하여 공급한 개발업자이자 투기꾼들의 몫이다. 아울러 그들과 협잡하여 불법과 부정행위를 눈 감아주고 이익을 챙긴 기득권 세력들이다. 거대 자본이나 권력을 쥐고 있는 법조인들과 정치인들이 포함되어 있다.
개발 이익을 공공의 몫이 아니라 소수가 독점하는 구조다. 한마디로 이해관계에 관련된 정보를 공급하는 자들이 독식하는 구조다. 이들이 부정 이득을 방지하기 위한 법률이 21년 4월 국회에서 합의됐다. 하지만 이해충돌 방지 법안은 추진이 지리멸렬해진 상태다. 법을 제정하는 당사자나 기족들이 형사 처벌을 받게 된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LH 직원 투기 사건에서 밝혀진 것처럼 개발 이익 정보는 범죄에 남용될 범죄 정보나 다름없다. 자신의 지위를 남용해 사익 추구를 방지하는 이해충돌 방지법이 자가당착에 빠진 원인이다. 부동산 관련 반부패 정책의 핵심 전략인 법률조차 실행 못할 정도로 대한민국의 부동산 시장은 투기의 오염에서 벗어나기 어려는 상황이다.
과거 정치권력에 비해 현 정부가 투명한 정책을 펼쳐온 것은 사실이다. 과거에 비해 부동산 정책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고 부동산 정책에 실패한 가장 무능한 정부로 인식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아무리 탁월한 업무능력과 인성적 자질을 갖춘 인사라 할지라도 여야를 막론하고 각종 특혜와 부동산 투기 의혹에 자유로운 인사는 찾아보기 드물다.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당당한 인물도 있다. 내 돈 가지고 내가 산 것이 무슨 문제냐는 주장까지 펼친다.
그들의 논거는 자유시장 원리에 근거한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나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반대하는 사람들이다. 사회적 규제나 처벌은 사회주의적 발상이라고 주장하면서 자신들이 온갖 특권과 특혜를 독점했던 기득권 세력이다. 그들이 주장하는 자유시장 논리에 의해 부동산 투기에 맞는 토양과 온실을 키워온 것이다. 대장동 개발 사건에서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이는 금방 알 수 있는 일이다. 기득권 세력들이 과거에 해왔던 방식대로라면 초과이익 환수는 고사하고 기초이익도 환수하지 못하도록 밀어붙이며 사익을 추구하는데 도움을 주며 공범자 역할을 해왔던 것이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정치인들이 특혜와 특권의 독점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본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보니 불로 이득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소수의 기득권 세력의 가벼운 일탈로 여겨 용인해주려는 경향이 만연해 있는 까닭이기도 하다. 부동산 투기 공화국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고질적인 이유라 할 수 있다. 사적 이익과 공익을 위한 책무가 부딪치는 상황에서 공익에 우선하여 올바른 선택을 했던 사람조차 불신하는 사회 분위기다.
부동산 투기에 대해 전면전을 내세운 유력 정치인이 나타나 다행이다. 그는 대장동 개발 의혹 등 언론의 집중포화로 주목을 받으며 비난과 관심의 대상이었다. 여권의 다른 후보는 물론 야권과 언론의 온갖 화살을 막아내며 공격에 시달려왔던 그다. 그에 대한 의혹과 불신은 일부 언론에서 계속 주목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정치 지도자로서 신념과 결단력은 돋보이지 않나 싶다. 공직자로서 사명과 책임감이 기존 정치인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단호하고 일관된 정치 철학에 믿음직스럽게 느껴진다. 부동산 투기 방지에 강한 의지를 보면서 기대와 응원의 박수를 쳐주고 싶다.
부동산 정책이나 정치 개혁을 방해하는 세력의 반발과 저항도 만만치 않다. 현 정권과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국민 여론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개혁 성향의 후보 당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특히 강력한 기득권 언론과 방송이 권력을 감싸고 있는 한 개혁은 어려워 보인다. 사회적 담론을 이끌어 온 주체들의 패권과 위력이 그만큼 대단하기 때문이다. 대다수 시청자나 청취자는 그들이 제공한 보도를 통해 정치와 경제, 사회를 이해하고 해석할 따름이다. 그들이 던져주는 떡밥을 밥인 줄 알고 여과 없이 소화하는 존재라 할 수 있다. 헤게모니를 쥔 방송과 언론의 프레임 속에 갇혀 오랫동안 살아온 우리의 현실이 그래 왔다.
사회적 담론 시장에서 자본의 우위를 차지한 거대 언론과 방송이 점차 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자본 권력의 이익을 대변하는 일방적 정보를 단순 소비하던 시장이 개인 미디어 시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한 위기 인식에 의해 기존의 미디어 시장을 장악해온 주류 방송과 언론의 횡포는 갈수록 노골화되어 있는 것이다. 시청률 경쟁에 따른 광고수익에 의존하던 기존 방송과 언론의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기존에는 광고주와 미디어 산업이 이끄는 자본 괴물이 지배하는 사회였다면 개인 방송 미디어를 소비하는 시대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거대 자본을 쥔 미디어 언론이 자신의 이권을 지키기 위해 미디어 소비를 강요하는 했다면 이젠 개별 정보 생산자들이 자신들의 프레임에 개인 소비자를 가두는 시대다.
좋아요'라는 관심이 '광고수익'과 등식이 된 세상이다. 뷰티, 먹방이나 쿡방, 게임 등 1인 방송 시대가 열리고 아프리카 TV나 트위치, 카카오나 네이버 등에서 유튜버와 병행하여 사적 방송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정치 관련 유튜버들의 텍스트 생산은 자신의 색깔에 맞는 소비자에게 짙은 안경 색을 씌우는 목적에 적합한 형식이다. 그들의 텍스트 속에는 달콤한 유혹도 숨어들어 있기 마련이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나 솔깃한 함정이 들어있기 마련이다. 미디어 소비자를 거의 협박 수준에 가까운 정보로 선전하고 있다. '좋아요' 개수만큼 '고수익의 광고 이익'이 보장되어 있는 미디어 시장이기 때문이다.
돈벌이와 관련된 정보가 홍수를 이루고 있는 미디어 산업의 병리현상도 여전하다. 복권이나 경마, 경륜, 주식투자, 피라미드, 카지노 사업 등 모두가 승산 없는 도박장이다. 결코 이길 수 없는 게임이다. 그럼에도 가난한 사람은 자신도 대박으로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착각한다. 애초부터 패배하게 끔 짜인 판인데 승률 게임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착각과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부자의 저금통에 줄을 서서 자발적으로 돈을 넣어주는 대열에서 모두가 빠져나와야 한다. 돈 벌 수 있다는 사이트란 결국 대박을 쪽박으로 바꿔놓는 괴물에 불과하다.
서민들을 울리는 불법 도박이나 사행성 오락은 사라져야 한다. 세상에 공짜가 없다는 사실은 진리와 같다. 누군가의 불로 이득은 누군가의 피해로 채워지기 마련이다. 대박은 쪽박을 찬 사람들의 몫을 갈취한 결과다. 투기꾼들이 챙긴 부당이득의 몫은 결국 공공의 이익에서 훔친 결과나 다름없는 일이다. 불법 부당 행위로 인한 부를 훔치는 사회 병리 현상이 사라지는 것만으로도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아질 수 있다.
최근 현실 사회의 모순과 잘못을 개혁하자는 목소리가 크게 들린다. 정치나 경제 사회 분야 유능한 전문가들이 운영하는 개인 방송이나 유튜버들이 많이 보인다. 부패한 정치, 기득권 언론의 횡포, 검찰 개혁을 외치는 목소리를 들으면 대한민국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좌절 대신 희망을 위해 애쓰는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