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 중에서 이재명 후보처럼 온갖 구설수에 시달리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가난한 가정에서 역경을 이겨내고 대통령 후보가 된다는 자체가 성공적이다. 대한민국에서 어떤 정치인도 그런 입지전적 인물을 본 적이 없다. 개천에서 용이 난 것처럼 남다른 이력으로 승승장구한 인생을 펼친 사람은 없어 보인다. 그에게도 실패한 경험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에 떨어진 경험도 있고, 기초 단체장 선거에서 패배한 경우도 있다. 대통령 후보가 된 것도 두 번째 도전에서 성공했다.
경선 과정에서 집권 여당의 내로라하는 유력 정치인들을 이긴 데는 그에게 그럴만한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우선 기존 정치인들의 정치 행태에서 보지 못했던 다른 면모를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 사회 정치인들 중에는 개인의 정치적인 역량에 비해 여론 몰이에 편승하여 성공한 정치인들이 적지 않은 현실이다. 방송 언론의 포장과 선전에 힘입어 선거에서 승리한 정치꾼들이 많다.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과 실망이 말해주기도 한다. 그에 비하면 이 후보는 반대라 할 수 있다. 미디어의 비호나 수혜는커녕 온갖 공격과 포화를 견뎌내면서 경선 과정을 치러야만 했다.
경선 막판까지 이 후보가 고전한 원인만 보더라도 그렇다. 기존의 막강한 정치적 기반을 구축한 상대 기득권 세력의 무차별 공격을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다. 후보 교체론까지 내세우는 흑색선동으로 힘겨운 승리조차 빼앗길 뻔한 처지까지 몰렸던 것도 사실이다. 흙수저도 모자라 무수저였던 그가 최종 후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오직 이 후보의 자질과 역량이 상대보다 월등했기 때문이다. 밑바닥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실력을 민의가 알아주고 인정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한마디로 그는 상대 후보에 비해 탁월한 능력을 지닌 사람으로서 대통령으로서 자질과 역량이 돋보였기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누구든 정치 언론의 구설수에는 쉽게 무너지기 마련이다. 하루아침에 공든 탑이 무너지는 것처럼 순식간에 잊히기 마련이다. 그 또한 마찬가지다. 오랫동안 그가 쌓아온 업적이나 실적에 대한 두터운 신뢰로 지지하지 않았다면 무너지고 말았을 것이다. 권모술수가 판치는 정치 집단에서 그를 지켜낸 것은 지지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가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 경쟁을 벌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그에게는 전과자나 사익을 추구한 부정적 인물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다. 권력욕에 사로잡힌 비겁한 정치꾼들이 파놓은 덫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평소 그가 하는 말 중에 가장 가슴에 와닿는 말이 '정치 머슴'이다. 국민을 지배하고 군림하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 삶을 위해 일하는 정치인이 되겠다는 그의 의지를 말하는 것이다. 남의 집 일을 도와주기 위해 고용된 일꾼을 머슴이라 한다. 국민들이 주는 월급을 받고 일하는 사람이기에 지극히 당연한 말처럼 들린다. 하지만 기존의 대한민국 정치인들 입에서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표현이다. 그 정도로 제대로 된 정치적 신념과 철학을 갖춘 사람이 아닌가 한다. 관존민비 인습에 젖어있는 6~70세대들에게는 대통령 체면에 어울리지 않는 표현처럼 거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실제 삶을 그렇게 살아온 것이 분명해 보인다. 정치적 신념을 표현할 때마다 머슴을 자처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남는 인물이다. 성공한 변호사로 살던 시절에도 그랬고 시장이 되고 나서도 약자들의 삶을 돕는 일을 꾸준히 했던 사실을 알 수 있다. 기득권을 챙기기에 급급한 기존 정치인들에게서 볼 수 없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정치인들에게서 전혀 기대할 수 없었는 정치인의 자세라 할 수 있다. 머슴을 자처하는 마음가짐만으로도 정치권력에 대한 실망과 불신을 지울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또 다른 이유는, 정직하고 성실한 태도가 아닌가 한다. 인격체로서 일관된 정치 철학과 신념을 갖고 실천해왔다는 점에서 유능한 정치인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가 자유와 평등, 정의다. 그동안 그가 일관되게 추구해온 가치이자 행동 철학이 아닌가 싶다. 시정과 도정을 책임지면서 시민과 도민의 나은 삶을 위해 일관되게 펼쳐왔다고 생각한다. 공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공익을 실천하는데 앞장섰던 사람이 이재명이다. 단기적으로 손실이 예상되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일관되게 보편적 가치를 지키려고 행동해왔음을 펼친 정책으로 확인할 수 있다.
그에 대해서는 경기도청에 근무 중인 조카와 딸 친구한테 여러 번 들은 적이 있다. 선거에 연연하여 유권자 눈치를 살피거나 선심성 정책과 인사를 펼치던 사람이 결코 아니다. 자신의 득표를 위한다면 청년 배당이 아닌 노인 복지에 신경을 써야 선거에 유리한 일이다. 그를 비난하는 정치인들처럼 포퓰리즘의 얄팍한 꼼수로 정치를 했던 사람은 그랬지도 모른다. 그의 지난 행정 실적과 행동을 보면 그렇지 않다. 성소수자를 포함한 모든 시민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고 공정한 기회를 중시하는 행동 철학을 일관되게 펼쳐왔음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국민을 위해 일을 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어떤 정치인보다 사고하는 능력이 탁월한 사람이다. 어떤 사안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은 학습이나 훈련으로 키워지는 게 아니다. 타고난 재능과 역량에서 발휘될 수 있다. 그가 토론이나 발표에서 말할 때마다 나도 몰래 놀라 감탄하게 되는 이유이다. 사태의 근본 원인부터 결과에 이르는 문제점과 해결책을 명확히 제시하는 점에서 그에 대한 기대와 신뢰감을 갖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초기 코로나 사태가 발생했을 때 과천의 신천지 신도들 명단을 확보하고 강제 역학 조사를 펼친 후 인터뷰하는 장면을 뉴스에서 본 일이 있다. 문제나 상황의 이면에 있는 근본 원인을 파악하고 대처하는 탁월한 능력이 발휘된 일례라 할 수 있다. 확진되면 방역은 이미 늦는다는 그의 주장은 어록으로 남을 만한 대목이기도 하다. 청년 배당만 해도 그렇다. 많은 국민들이 세금을 공짜로 나눠준다고 다수가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그는 국민의 세금을 아껴 국민들에 돌려주는 행위는 당연한 권리라 설득하면서 실행해 보였다. 결국 그의 판단과 실행은 성공적일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재명 후보는 국민이 원하고 국민이 삶에 필요한 행정이 무엇인지를 정확히 파악하고 실천하는 리더가 틀림없다. 경기도 계곡에서 불법적 상업 행위가 수십 년 동안 계속되어 왔지만 해결하지 못했고, 거액의 세금 체납자 문제를 해소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법과 불공정 행위를 간과하지 않는 그는 해냈다. 기존의 관행이나 통념을 넘어선 해결책을 제시해 좋은 성과와 나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문제를 받아들이고 법과 원칙을 제대로 적용할 줄 아는 사람이기에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그가 리더가 되기 전까지 공직 사회는 반칙과 부패가 횡행하고 있었다 한다. 공무원들이 승진과 진급을 하기 위해 3~4천만 원의 뇌물로 뒷거래를 하고 있었다 한다. 그러한 공직 사회는 나랏돈을 훔치고 시민을 지배하는 일이 비일비재한 일이다. 그가 행정 권한을 행사하면서 잘못된 관행들이 모두 사라지고 바뀌었다고 한다. 시민들의 삶을 위해 공직사회가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지 제대로 일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닌가 한다.
얼마 전 관훈 토론에서 보여준 그의 언행은 놀랍다. "설거지를 많이 하다 보면 접시를 많이 깰 수 있다. 일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경력에 깨끗할 수 있지만 위험한 순간에 대처하기 어렵다.'며 국가 리더로서 실수는 없어야 함을 강조한다. 과거 경험과 경력이 흠결이기도 하지만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의 과거는 부패와 거리가 멀다. 가족이나 측근들에게 특혜나 이익을 챙겨 주었다면 불미스러운 일도 없었을 일이다. 주어진 권한을 사적 이익을 위해 쓰는 것을 가장 싫어했던 사람이 이재명 후보가 아닌가 싶다.
불행한 가족사 또한 시정에 간섭하여 이익을 도모하려는 형을 만류하다 생긴 일이다. 시정에 개입하려는 형을 막아 보호하다 생긴 불미스러운 일이다. 시장과 도지사로서 일하면서 주어진 권한을 사적으로 남용하여 부도덕한 짓을 했던 사람이 아니었음은 의심해볼 여지가 없어 보인다. 무수한 구설수에도 불구하고 공직자로서 배신과 배임을 행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정치에 대한 그의 정의 발언으로 끝맺을까 한다. "정치는 권력을 쟁취하는 것이 아니다. 주권자를 대신해 봉사하는 것이 정치다. 공화국에서 필요한 사람은 왕이 아니라 일하는 머슴이다. 정치는 더 나은 미래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기득권의 혜택을 박탈하거나 제한을 의미하는 개혁에는 갈등과 저항이 따르기 마련이다. 권한으로 조정하는 것이 정치인 역할이다. 국민들의 삶과 직결된 정치는 실패하면 안 된다. 삶을 안전하고 보수적으로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실패해도 지금보다는 낫다는 확신이 있을 때 정책을 펼친다."는 말이 나의 심금을 울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