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차거 Sep 07. 2024

신생아시절부터 꼭 부부가 함께 육아를 했으면 좋겠다.

탄생부터 백일까지의 기록을 마무리하는 글

 이제까지의 글들에도 제목과 비슷한 뉘앙스를 풍기는 내용들을 꾀나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각자의 사정들이 있기에 조금은 조심스러웠지만, 그래도 꼭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더욱더 켜져서 탄생부터 백일까지의 마무리 글로 작성하게 되었다.


 나와 와이프가 굉장히 싫어하는 것이 있다. 바로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르겠지만 미디어뿐 아니라 실제 사회에서도 기혼자들이 미혼자들에게 '결혼하지 마'라는 뉘앙스의 말을 굉장히 많이 하는 것이다. 동시에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의 배우자흉을 보며 서로가 즐거워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결혼은 좋은 거야'라고 말하며, 자신의 배우자를 칭찬하는 사람을 이상한 눈으로 쳐다본다는 것이다. 자신이 한 결혼에 대해서, 그리고 자신의 배우자에 대해서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이 '농담이겠지'라고 생각을 했으나 최근 결혼준비 또는 결혼생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들어보면, '저 이야기들이 농담만은 아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일단 나는 결혼이라 함은 '전혀 다른 문화에서 자란 가족과 가족 간의 결합'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연애에서 결혼으로 넘어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서로 다른 가족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이해하느냐'라고 생각하고 이를 위한 준비에 굉장히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과정이 이루어져야 서로를 배려하고 존중할 수 있는 결혼생활이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가족문화에 대한 이해에는 당연히 배우자에 대한 이해가 포함된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 결혼은 위 사항을 굉장히 가볍게 여기고 무시하는 것 같다. 그리고 조금 조심스럽긴 하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결혼 후 불화가 찾아오는 가정들은 대부분 결혼준비 시 저 과정을 가볍게 여긴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혼 후 경제권을 합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도 비슷하다. 경제권을 합치지 않는 것이 '서로의 가족에 대한 문화를 이해하고 그렇게 살아온 가정이었기에 이것을 존중해서 경제권을 서로 분리한 것'이라면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서로가족에 대한 이해가 너무 없었기에 아직 서로를 신뢰할 수 없어서 만약을 대비해 경제권을 합치지 않은 것이라면 나는 솔직히 아직 이해하지 못하겠다. 가족이 아니라 단지 경제공동체를 만들고 싶었던 건가? 아니면 사회에서 발달과업으로 요구하는 '결혼'이라는 퍼포먼스를 '적당'한 사람과 했다고 타인들에게 알리는 것이 목적이었던 걸까?라고 생각을 하다가도, '굳이 다른 가정에 관심 가져서 무엇을 하는가, 각자사정이 있겠지'하고 넘기곤 한다.


 글 제목은 '부부가 함께 육아를 했으면 좋겠다'이면서 뜬금없이 웬 결혼 이야기냐라고 물으실 수 있다. 서두에 저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부부간에 자녀가 생기는 것 역시 저 결혼준비 과정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고, 가족을 꾸리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지금부터 내가 작성하는 글이 전혀 다르게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부부가 육아(휴직)를 함께 사용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사랑하는 부부가 자신들이 낳은 아이가 자라는 과정을 온전히 함께 누렸으면 하는 바람에 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앞선 '부모에게도 애착형성은 중요하다'라는 글에도 밝혔지만,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신생아시절부터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하는 것이 앞으로의 자녀와 관계에 있어서 꾀나 큰 의미를 줄 수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부부가 그 과정 함께 한다면 자녀와의 애착형성을 떠나, 아이를 키우는 현재의 부부관계에 있어서도 (서로가 의지가 되고 힘이 될 수 있는), 앞으로의 부부관계에 있어서도(과거의 추억을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자녀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그 환경을 이용할 수 있는 준비를 미리 해서라도 꼭 부부가 함께 활용을 했으면 하는 마음에 이 주제를 가져온 것이다(경제적인 이유나 현실적인 이유로 부부가 서로 겹치지 않게 육아휴직 계획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3개월 정도라도 꼭 함께 사용하시기를 추천한다).


그런데 '우선 부부가 서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이를 함께 봐야 하는데, '힘들어하는 배우자를 배려하기보다 서로 손해 보는 것이 싫어서 반반으로 역할을 정해놓고 본다?'

24시간 아이와 부부가 함께 해야 하는데, 저런 생각이 든다면 부부가 함께 육아휴직하는 게 내가 추천하는 이유에서는 크게 의미가 없다고 본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어도 경제적 여건 때문에 바깥일을 해야 하는 배우자'에게 '왜 육아에는 참여 안 하냐고 불만을 표하는 게 아니라 일하는 것 만으로 육아에 참여하는 것'이라고 응원해 줄 수 있는,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으나 아이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육아를 택한 배우자'에게 '집에서 하는 게 뭐냐고 무시하는 게 아니라 희생에 경의를 표한다'라고 감사할 수 있는

이와 같은 마음에 갖추어져 있는 부부들에게 동시육아휴직을 추천하는 것이지 그냥 '육아휴직자체'를 추천하는 것이 아님을 밝힌다.


 앞선 글들에서 밝혔지만 우리 부부 역시 경제적 사정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애초에는 나 혼자 육아휴직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숲이 임신 중 건강이슈가 생기면서 와이프는 계획하지 않았던 6개월의 육아휴직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조기진통이라는 이슈를 주었지만 건강하게 태어난 숲이에게 '정말 효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숲이 덕분에 와이프는 육아휴직을 했고, 우리는 다시는 경험할 수 없는 엄청난 추억을 함께 쌓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추억은 앞으로 우리 가족의 삶에 엄청난 자양분이 될 것임을 나는 확신할 수 있다.

이전 26화 숲이 인생 100일 차, 우리의 일상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