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히 이야기하다 가세요.
온라인 상담방송 이야기.
이 매거진은 나의 온라인 상담방송 이야기를 풀어나갈 것임을 서두에 밝힌다.
나는 상담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 2015년부터 일을 시작했고, 2016년부터 현 직장에 다니고 있으며, 2024년 7월부터 육아휴직 중에 있다.
나는 스스로를 '상담사'라고 소개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우선 '상담'을 전공하지 않았고 '사람'관련 전공했으며, 상담사라는 정체성보다는 '사람 관련 전공을 한 입장에서 사람을 만나는 일을 하고 있다'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상담방송을 진행했던 이유는 위 정체성과도 관련이 있다.
상담 관련 '면허'제도가 없는 우리나라 현실에서 나는 상담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일정기준의 공부와 경험을 끝냈고, 내 공부와 경험을 바탕으로 상담하는 일을 시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솔직히 이 일을 시작한 이후에 상담 관련'이론'공부는 많이 하지 않고 있다. 이론공부를 하지 않는 핑계를 크게 두 가지로 말해보자면
1. 사람을 만나는 직업은 사람에 대해 아는 것이 더 중요하다.
- 이는 '상담' 보다 '사람'에 중점을 두고 있는 내 성향 때문일 것이다. 상담 관련 이론들 특히나 우리나라 상담사들이 주로 활용하는 상담이론들이 언제 만들어졌을까? 과연 그때의 사람들과 지금의 사람들이 같을까? 상담으로 일을 할 수 있을 정도의 이론 공부를 했다면, 그 이후에는 이론에 집중하기보다, 시시각각 변해가는 사람에 대해 공부하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는 내 개인적 성향일 뿐 '상담'에 대한 깊이를 위해 이론을 중요시하는 분들을 전혀 곡해할 생각이 없고, 존중하며, 때로는 존경하기도 함을 밝힌다.
2. 상담이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에서 서비스에 대한 평가는 '서비스 이용자'에게 받아야 한다.
- 나는 상담 관련 '수련'을 받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받을 생각이 없다. 상담사가 됨에 있어 '수련'이라는 것 자체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오히려 나 또한, 상담 관련 면허제도가 없는 상황에서 좋은 상담사를 선택하는데 고민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수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격'의 유무를 먼저 살펴보라고 추천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내가 수련을 받지 않는 것 또한 내 개인적 성향과 관련이 있다. 나는 '정답'이 정해지지 않은 영역에서 전적으로 누군가 한 사람이 '절대 우위'에 있는 상황을 매우 싫어한다. 그 절대우위에 있는 사람이 항상 옳다고 해도 말이다. 상담에 있어서 '수련'이란 것이 내게는 그렇다. 수퍼바이저가 최고의 권한을 가지고 있다. 수퍼바이저가 수련관련 '도장'을 찍어주지 않으면 수퍼바이지는 아무런 힘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수퍼바이지는 자신의 의견과 상관없이 무조건 '네'라고 하는 경우가 정말 많다. 이 상황이 부정적으로 발달하게 되면 수퍼바이지는 수퍼바이저에게 수련 도장을 받기 위해 '내담자를 도구'로 이용하게 된다.
나는 그냥 그렇다. 내 상담에 대한 평가는 상담을 이용하는 '내담자'에게 받아야지 '수퍼바이저'에게 받아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 않는다. 물론 상담에 있어 좋은 수퍼바이저는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오히려 꼭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보자, 그렇게 도움이 되는 수퍼바이저라면 수련이 끝난 후 오히려 더 함께하고 조언을 얻어야 하는 것 아닐까? 이 물음에는 각자가 스스로 대답할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번 오해가 생기지 않기 위해 말한다. 수련을 받지 않는 것은 내 개인적 성향이며, 나 역시 누군가 상담사를 고르는 방법을 묻는다면 아무 정보가 없는 상황에서는 '수련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자격의 유무'를 가장 먼저 살펴보라고 추천하고 있음을.
위 두 가지가 내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상담방송을 하게 된 가장 큰 이유이다.
위 1번과 2번을 충족할 수 있는 공간이 익명이 동반되는 웹 공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상담사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닌 만큼 방 주제 역시 '편히 이야기하다 가세요'라는 내용 또는 '상담을 직업으로 삼고 있습니다'로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2017년 첫 방송을 시작했고, 공백기를 가진 뒤 2020년부터는 육아휴직 전까지 매주 1회 2시간씩 꾸준히 방송을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고, 많은 사람을 만났고, 많은 배움들이 있었다.
상담을 진행함에 있어 금전적 대가는 전혀 받지 않았으며, 상담시작 전 관련 내용을 자료로 활용할 수 있음에 동의를 받았다.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었기에, 내용을 기록에 남겨야 하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록이란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귀찮음'에 실행하지 못했다. 하지만 얼마 전 다시 방송을 시작하면서 갑작스레 기록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이 매거진은 상담방송을 하며 얻게 된 다양한 내 경험들을 함께 나누는 공간으로 활용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