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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어른

by 실버레인 SILVERRAIN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이런 행동을 할까?’

종종 궁금해진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낸 그 시작점이 어디인지, 그 근원을 더듬어 올라가고 싶어질 때가 있다.


막연하게나마 느끼고 있다. 이런 생각과 행동의 양상은 어릴 적의 나, 학창 시절의 나로부터 이어져 온 어떤 흐름일 것이라고.


동시에 '마시멜로 실험'도 떠오른다. 유아기의 행동이 성인기에 미치는 영향에 연구로 성인이 된 후까지 추적한 실험이다. 중학생 시절 처음 알게 된 ‘마시멜로 실험’은 시간이 흘러도 내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살아가면서 선택의 순간마다 종종 그 실험이 떠오르곤 했다.


문득, 그때의 과거의 내가 궁금해졌다. 그래서 나는 나의 생활기록부를 찾아 다운로드했다.

(요즘은 핸드폰으로 못 하는 게 없는 세상... 카톡에서 생활기록부를 내려받을 수 있다.)


생활기록부는 어쩌면 나의 과거를 제3자의 시선으로 가장 문서화된 형태로 담고 있는 기록일지 모른다.

선생님들이 아이를 관찰하고 써 내려간 글이니, 스스로 기억하지 못하는 나의 단면들을 그 안에서 객관적으로 찾아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객관적’이라는 단어엔 한 가지 주의사항이 필요하다. 교사로 근무 중인 친구의 말에 따르면, 생활기록부는 학생의 부정적인 면을 직접적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최대한 긍정적이고 ‘좋은 점을 찾아 써야 하는’ 문서라고 한다... 그래서 다소 ‘미화된 글’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과거의 나로부터 지금의 내가 삶을 대하는 태도와 방향성이 얼마나 이어져 왔는지, 그 흐름을 주관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해보고 싶었다.


‘객관적 판단’이라는 것은 타인이 내게 종종 건네온 말들, 사람들이 넌지시 말해준 나의 성향, 무심코 던진 한마디, 혹은 오랜 시간 함께 지낸 이들이 해준 조언들을 떠올려 보았다.



생활기록부




초1

언행이 바르고 차분하며 주어진 일을 잘하기 위하여 스스로 노력함.


초2

급우들과 사이좋게 잘 지내며 수업 태도가 바르고 학습 활동에 즐겁게 참여하며 발표도 잘함.


초3

주어진 일을 책임감 있게 완수하고 학습내용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발표를 논리적으로 잘함.


초4

서정적인 감성을 글로 잘 표현하고 학습에 대한 이해가 빠르고 정확하며 특히 음악적 표현기능이 매우 우수함.


초5

행동이 바르고 책임감이 강해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범 어린이임. 수업태도도 바르고 열심히 노력하여 앞으로 기대가 크며 특히 글로 표현하는 능력이 우수함.


초6

차분하고 긍정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남녀 친구들 모두에게 인기가 많음. 학업면에서도 스스로 공부할 줄 알고 매번 목표를 세우고, 다짐을 하여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칭찬함.




중1

원만한 성격으로 교우관계가 좋으며 항상 긍정적으로 생활함. 목표가 일관성이 있고 재능도 있어 목표 분야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큼. 학업 성적이 대체로 우수하고 특히 성악에 남다른 소질이 있음.


중2

학급부반장으로 항상 긍정적인 생활태도를 가졌으며 이해심이 있고 주어진 일을 끈기 있게 해결하며 작은 일에도 성실하게 최선을 다함. 합창단원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한 이웃에게 음악을 통해 희망을 전달하는 봉사활동을 열심히 함.


중3

따뜻한 성품과 온유한 성격으로 친구를 먼저 배려하고 사려 깊게 잘 챙겨 주어 학급에서 신망이 두터움. 솔선하여 친구를 돕고 설득력 있게 발표도 잘하여 모둠 활동 시 팀원들을 잘 이끌고 현장 학습 시에도 앞장서서 팀원들을 이끌어 많은 신뢰를 얻음.


또한 자기 주도적 학습이 철저하여 그 사례 발표로 상을 받기도 하였으며 교과성적도 고르게 매우 우수함. 성악에도 소질이 남달라 그쪽으로 진로를 정하여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합창단원으로도 활동하며 다양한 경험을 통해 실력을 쌓아가므로 앞으로 기대되는 학생임.





고1

은비 학생은 어른에 대한 예의가 깍듯하며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달라 화목한 가정환경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은 듯한 인상을 줌.


무엇보다도 타인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어서 친구들의 장점을 찾아 칭찬해 주려고 노력함. 이러한 모습은 은비학생의 긍정적인 사고와 생활 태도를 엿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


또한 학급일을 하는 데 있어서 적극적으로 앞장서기보다는 자신을 희생하고 일을 뒷받침하여 모든 일이 잘 마무리되도록 하는 데 돕는 역할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성향을 지녔음. 특히 1년 동안 학급의 게시판을 맡아 급우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공지하는 역할을 성실히 담당했음.


은비 학생은 감수성이 풍부하여 찾아가는 연주회 등의 예술 관련 활동에서 남다른 적극성을 보였으며, 중학교 때부터 성악을 진로 방향으로 정하여 꾸준히 노력했음. 중학교 때부터 합창단 활동을 적극적으로 했으며 각종 대외 활동을 하면서 실전 능력을 향상했음.


또한 현장체험학습의 일환으로 반별 장기자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오케스트라를 기획하고 지휘를 맡아 타 학급과 차별된 공연을 했음. 연주 기획의 과정에서 창의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청중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음.


음악을 하기 때문에 자칫하면 학업에 소홀할 수 있는데, 은비학생은 수업 시간에도 항상 바른 자세, 집중력 있는 태도로 참여하여 다른 친구들의 본보기가 되었으며 성악 공부를 별도로 해야 하는 어려움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고 학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음.


특히 학생 스스로 자기 주도 학습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학원 시간을 조절하여 공부를 병행하는 모습은 믿음직스러웠음. 은비 학생은 조용한 듯하나 자신의 일은 야무지게 해내고 학습 계획을 세워서 성실히 공부하고 학습 습관이 잘 갖추어져 있어서 학업 성적이 미세하게 상승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서 앞으로 기대됨.


고2

학급에서 휴대폰 담당을 맡아 자기 할 일을 성실히 수행하는 책임감이 강한 학생임. 밝고 긍정적인 성격으로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인사성이 좋음. 학교생활을 즐겁게 하는 사회성이 높은 학생임. 자신의 진로에 대해 명확한 방향을 설정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행함.


자신의 미래를 꿈꾸며 자신에 대한 확신을 보임. 학습 면에서도 자기가 하고자 하는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여 성적향상을 보임. 앞으로의 발전할 가능성이 기대됨. 항상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 타인을 편안하게 함.


학급 친구들의 고민을 듣고 해결방안을 제시해 주면서 친구들 간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학생임. 타인의 말을 들어주는 모습 등에서 활발함뿐만이 아닌 진지한 모습을 보임. 선생님을 도와 학급 일에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보임. 체육대회, 축제 등 반별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친구들과의 협동심을 끌어내고 앞장서는 리더십을 발휘함.


고3

사회문화부장으로서 원활한 수업시간을 위하여 준비를 철저히 하였음. 사교성이 좋고 성격이 활달하여 어려운 친구를 잘 도와주고 맡은 일에 대한 책임감이 강함. 학습태도가 바르고 언행이 고우며 명량한 얼굴로 급우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등 타인을 위한 이해와 배려심을 가지고 있음.


재치 있는 말과 행동으로 주변을 즐겁게 하여 친구들의 호감을 받는 등 긍정적인 생활태도를 보임. 평소 급우들 사이에서 발생한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아픔을 나누고자 하였고, 드러나지 않게 조력활동을 펼쳐 문제를 해결함.


매사 진지한 자세와 공손함으로 상대방을 대하며 긍정적인 태도로 학급의 모든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교사의 지도와 조언을 경청하고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임. 등교시간을 비롯하여 약속시간과 교칙을 잘 지키며, 용모가 단정하며 모범적임.






12년간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나에게 꾸준히 언급되던 몇 가지 특성이 있다.


[긍정적 태도, 원만한 교우관계, 사교성, 책임감, 계획&실행, 타인 공감, 표현력]


이 성향들은 단순히 특정 시기의 모습이 아니라, 내 삶 전반에 걸쳐 나타난 기질의 표현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지인들에게서 이 항목들에 대해 듣는 걸 보면, 이런면들이 나를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성인이 된 이후에도 나는 여전히 ‘모범학생’처럼 살았다. 그러나 세상은 학교처럼 나를 보호해 주는 곳이 아니었다. 자유는 있었지만, 그만큼 무거운 책임도 따라왔다. 때로는 부정적인 사람들 속에서 흔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만남과 경험들은 되려 내 삶의 태도가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다시금 안겨주었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더욱 단단해졌고, 신중해졌다.


시간이 지나도 나는 여전히 ‘나’다.


본질적으로 지니고 있는 이 성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은, 때로는 나 자신을 붙드는 근거가 되어 준다.






자기 조절력과 기질이 인생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들이 있다.


마시멜로 실험 (Marshmallow Test)

핵심 요소: 자기 조절력, 지연 만족 능력

조사기간: 1960~70년대 시작, 이후 수십 년간 추적

내용: 어린이에게 마시멜로 1개를 주고 15분간 기다리면 1개를 더 주겠다고 약속 → 아이가 기다리는지 관찰

결과: 기다릴 수 있었던 아이들이 학업 성취도, 사회성, 건강 지표 등에서 더 우수한 성과를 보임

성인기 영향: 높은 자기 조절력은 스트레스 관리, 대인 관계, 직업 성취에 긍정적인 영향을 줌

결론: 어린 시절 형성된 자기 조절력이 인생 전반의 성공과 밀접하게 연관됨




더니든 연구 (Dunedin Study)

핵심 요소: 기질, 충동성, 자기 조절력

조사기간: 1972~73년 출생자 1037명, 3세부터 50년 이상 추적

내용: 아동 시절 기질, 행동 특성, 정신 건강, 범죄율,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

결과: 충동적이고 자기 조절력이 낮은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범죄율 증가, 직장 불안정, 건강 악화 가능성이 높음

성인기 영향: 초기 기질과 자기 조절력은 신체 건강, 경제력, 사회 적응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침

결론: 초기 자기 조절력과 기질은 인생 전반에 걸친 핵심 변수임




기질 (Temperament)

특징: 선천적, 유전적, 영아기부터 관찰 가능

예: 쉽게 흥분, 낯선 환경에 민감, 활발하거나 수줍음 등


성격 (Personality)

특징: 후천적, 기질이 환경과 경험 속에서 발달하여 형성, 경험에 따라 변화 가능

의미: 기질을 바탕으로 쌓이는 행동·사고·감정 반응 패턴과 가치관



두 가지 실험을 바탕으로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기질과 성격의 관계

기질은 ‘타고난 뼈대’로 유전적이고 생물학적인 요소가 강해 비교적 안정적인 특성이 있다. 반면 성격은 성장 과정에서 환경과 경험, 학습이 상호작용하며 형성된 ‘완성된 집’ 같은 것으로, 기질이 기본 틀이라면 성격은 그 위에 쌓아 올려진 결과라 할 수 있다.


자기 조절력의 역할

자기 조절력은 기질과 성격 모두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능력으로 감정 조절, 충동 통제, 목표 지향적 행동을 가능하게 하여 사회 적응에 필수적이다.


사회적·심리적 영향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 자기 조절력과 기질은 학업, 직장, 대인관계, 건강 등 삶의 여러 영역에 장기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교육과 양육에서 중요한 관심사로 다뤄진다.


기질의 조절 가능성

기질은 비교적 안정적이지만 양육, 교육, 사회적 경험, 훈련을 통해 충분히 변화하거나 조절될 수 있음이 여러 연구에서 증명되었다. 더니든 연구에서는 3세에 충동적이던 아이가 적절한 개입으로 성인이 되어 사회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사례도 확인되었다.


기질과 성격의 영향 범위 및 변화 가능성

기질과 성격은 정서 조절, 대인 관계, 진로 선택, 회복 탄력성 등 인생 거의 모든 영역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지만 이것이 고정된 운명은 아니며 어린 시절 경험과 자기 이해, 사회적 자원에 따라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




이 두 연구는 인간의 행동과 삶의 방향에 있어, 기질과 자기 조절력이 얼마나 깊이 관여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물론, 이 연구들이 모든 사람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어디에나 변수가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타고난 기질과 성격을 기반으로 삶의 방향을 잡아간다고 생각한다.


삶은 끊임없이 변한다. 환경이 바뀌면, 그에 따라 내가 해야 할 행동도 달라진다.


그러나 그런 변화 속에서도, 그 상황을 바라보는 태도, 즉, 기질과 성격에서 비롯된 삶의 시선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결국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 처했느냐보다 그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이다.



전형적인 예가 있다.


운동을 마치고 돌아와 목이 너무 마르다.

눈앞에는 물이 반 컵 남아 있다.


“아, 반밖에 안 남았네.”
혹은
“어머, 반이나 남아 있네.”


같은 상황이지만, 해석은 전혀 다르다.


이 차이를 만드는 건 외부 환경이 아니라,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내 기질과 성격, 그리고 사고방식이다.


대게 1번은 부정적인 시선, 2번은 긍정적인 시선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2번의 자세를 ‘이상적’이라 가르친다. 세상을 밝게 바라보는 것이 더 나은 삶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단순히 긍정적인 시선에 머무는 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지금보다 더 나은 방향은 무엇인지, 물을 어떻게 하면 더 얻을 수 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행동하는 것이 ‘현명함’이라고 생각한다.



‘지금도 괜찮다’는 말에 너무 쉽게 머물러버리면, 그 순간부터 발전은 멈춘다.


어떤 사람은 본래 편안함과 안정을 추구하는 기질일 수 있다. 그렇다면 그 안에서 만족하며 살아가는 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삶이다.


하지만 나는 “여기서 더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이렇게 묻는 사람이다.




이런 특성을 지닌 나는, 어쩌면 나 자신의 미래가 궁금한 사람인지도 모른다.


지금 이 순간도 그렇다. 왜 이런 글을 쓰고, 자료를 찾아보고, 생각을 정리하고 있는 걸까? 마치 내 인생을 실험해 보는 듯한, 엉뚱한 기분이 든다.


누구를 만나든, 어떤 상황에 놓이든, 결국 중심엔 ‘나’라는 존재의 기질과 성격이 있다. 그것은 아주 근본적인 층위에서,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아마 죽을 때까지 함께 갈 것이다.


지금까지 나는, 결국 다시 ‘나’로 되돌아왔기 때문이다.


Just as I am




그렇다고 해서 변화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인생길에서 좋은 사람을 만나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하다 보면, 생각이 바뀌고, 성격도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사람은 끊임없이 배워야 하는 존재라고 믿는다. 오픈 마인드 자세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A에서 B로 바뀌는 급격한 변화가 아니다. 그 변화는 내가 본래 가지고 있는 고유성에 살이 붙고, 결이 더해지고, 깊이가 늘어나는 일이다.


말하자면, A가 A+가 되어가는 여정이다.


나는 공생 가능한 관계, 서로를 이해하고 감싸줄 수 있는 사람과의 만남을 꿈꾼다.

내게 있는 것을 나누어 줄 수 있고, 내게 없는 것을 그 사람에게서 배워갈 수 있는, 그런 상호보완적인 관계.


그런 사람이 내 삶에 찾아온다면, 나는 지금보다 더 부드럽고, 더 유연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면, 나는 그렇게 결론을 내리게 된다.




훗날 내 인생을 돌아볼 때, 사람들에게 “괜찮았다.”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 ‘옳았다’는 말은 너무 주관적이고, 삶에는 정답이 없으니까.


그런데 문득, 타인에게 “괜찮았다”라고 말할 수 있으려면, 스스로에게는 ‘옳았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삶에 대해, 내 선택과 행동에 대해 확신이 있어야, 비로소 타인을 향해 담담히, 흔들림 없이 그 말을 건넬 수 있을 테니까.


요즘 나는 자꾸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보이지 않는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것’, 그것이야말로 가장 옳은 일이지 않을까.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시야를 길게 뻗으면 바다는 끝이 없다.


아주 깊고, 아주 넓다.

그 안에 수많은 색과 온도, 감정이 담겨 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바다처럼 끝없이 마음을 품을 수 있는 사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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