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새로운 분야, 새로운 시작
작년 11월, 전혀 새로운 분야로 도전하게 됐다. 게임 산업이다. 사실 게임은 평생에 걸쳐 즐기기만 했다. 그마저도 집에 데스크톱이 없고 노트북만 있으면서 잘 않게 됐다. 어릴 때만큼 PC방에 매일 갈 정도로 끌리는 게임도 없었거니와, 게임보다 재밌는 게 너무 많이 생겼다.
한창 취업을 준비하던 도중 우연히 QA라는 직군에 대해 알게 됐다. QA는 Quality Assurance의 약자다. 품질 보증이라는 뜻에 걸맞게, 게임이 일정 수준의 품질이 되게끔 테스트하고 검수하는 업무가 주를 이룬다. 내 소속은 정확하게 QV (Quality Verification)인데, QA와 상통하는 소속 부서 이름이다.
어쨌든 20대의 대부분을 ‘축구 기자’라는 꿈을 향해 갔던 나는 짧은 시간에 진로를 바꿨다. 돌아보면 그동안 지원했던 회사들에 대한 취업 실패가 컸던 것 같다. 그러면서 다행이었던 것은 나는 내 꿈을 고집하지 않았다. 취업 준비 시기의 어느 순간부터 점점 지원하는 회사의 범위가 넓어졌다. 현실적인 ‘돈’이 필요했고, 계속된 실패에서 비롯된 자존감 하락도 한몫했다.
정말 다행인 점은 나는 어느 정도 축구 기자의 삶을 봤다는 것이다. 그 직업을 준비하면서 많은 책을 봤고, 다양한 인터넷 게시글들을 봤다. 명예 기자로서 K리그를 현장에서 취재했던 경험은 큰 자산이었다. 주변 친구들 중 기자가 된 경우를 보면서 간접적으로 그 삶에 대해 듣게 됐다.
‘할 만큼 해봤다’ 혹은 ‘이만하면 됐다’라는 생각은 위험하면서도 용기 있다. 사람은 어떤 것을 원할 때, 근성과 고집 사이에서 줄타기한다. 자신의 목표를 끝까지 한다는 근성과 계속해서 아닌 것을 하는 고집은 구분하기 어렵다. 나는 그 기준을 나누고 결정을 할 때 앞서 적은 경험들이 근거가 됐다.
이제 새로운 분야에서 도전한다. 내가 이 길을 의심하지 않는 건, 출근길이 싫지 않고, 매일 새롭게 배우는 것들이 있으며, 스스로가 발전할 길을 찾기 때문이다. 미래는 모르지만 당장은 이 커리어를 이어가고 싶다. 그리고 분명한 발자취를 남기고 싶다.
글쓰기도 이를 위한 일환이다. 앞으론 축구에 대한, 축구 기자에 대한 글을 쓰고, 내 커리어 도전기에 관해 쓸 예정이다. 머릿속에 맴도는 것들이 글로서 보일 때, 비로소 내게 더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