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를 돌아보며 2020 맞이하여

3. 아빠의 죽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by 김이난달

아빠가 죽은 지 9개월이 지났다.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아빠에 대한 기억 또한 좋아질 수도 있건만, 아직은 아니다. 아빠의 삶은 나에게 반면교사다. 장례식에는 많은 사람이 온다. 고인의 가족, 친척, 친구, 지인, 직장 동료를 비롯해 가족의 친구, 지인 등 많다. 이들의 입을 통해 고인은 생전에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아빠에 대한 내가 내린 결론은 썩 좋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람들의 말을 키워드로 정리해본다면, 아빠에 대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술, 담배, 여자, 사고뭉치, 폭력, 잘생김, 멋짐, 남에게 잘함.


썩 좋은 평가는 아니다. 나는 장례식 혹은 그 뒤 만난 친척들에게 좋은 소리를 많이 못 들었다. 고인에 대한 서운함이 컸다. 나도 모르는 고인의 역사를 알게 됐다. 그 이야기들을 듣고 ‘난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라는 생각부터 들었다.


입장을 바꿔 아빠 중심으로 돌아보면 삶을 돌아보면, 참 멋지게 살다 갔다는 평이 주를 이뤘다. 하고 싶은 것, 놀고 싶은 것 다 하고 갔다. 평생을 그렇게 하고 싶은 대로 살았다. 본인은 좋았을 것이다. 그러면 그 삶은 타인의 관점에서 꼭 좋게 봐야 하는 걸까?


아빠를 생각하면서 나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나의 장례식에 어떤 사람이 올까?

나를 추억하며 어떤 말이 오갈까?

나와 친했던 사람은 나를 어떻게 기억할까?

지금 신경 쓰는 것들이 내 삶 전체에서 얼마만큼 중요할까?


죽음 뒤에 무엇이 있을지 나는 모른다. 내가 죽은 뒤 살아있는 사람들 기억 속에서 나는 무엇으로 기억될까? 내가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건, 내가 쓰거나 만들거나 남긴 흔적들 뿐일 것이다. 사람들 속 기억될 나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런데도 나는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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