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삶에 대하여
최근에 버스에서 문득 엄마가 치매에 걸리면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치매는 죽음과 다름없다. 어쩌면 죽음보다 고통스러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몰라본다, 소중한 추억들을 잊는다, 정신의 시간이 거슬러 자식의 자식처럼 변한다. 자신에 대해 잊은 채 남은 생체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내게 엄마는 아빠와는 차원이 다른 존재다. 경제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받은 게 너무 많고, 지금도 삶에 없어서는 안 된다. 2년 전, 엄마가 쓰러진 후 깨달았다. 사람은 어느 날 갑자기 죽을 수도 있다. 엄마가 없는 삶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내가 만약 엄마라면, 나는 그렇게 살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삶 전체를 가족을 위한 희생으로 채웠다.
그런 사람이 죽음도 아닌, 죽은 듯한 삶을 살아간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경제적인 이유로 현실을 바라볼 때 나는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 앞날은 알 수 없고 아직 현실이 아니라서 깊게 생각하기는 싫다. 그렇다면 내가 오늘 할 수 있는 건 조금이라도 잘해주는 것뿐이다.
때때로 아빠는 가족보다 남에게 더 잘했다. 돌아보니 내가 그렇게 살았다. 남에게 사주는 밥 한 끼를 엄마에게 제대로 차려 준 기억이 없다. 엄마의 존재를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다. 물질적인 것도 좋지만, 따스한 말 한마디라도 건네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집안일을 돕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말이 자주 떠오르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