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그리는 친구를 만나고
오늘 초등학교 때부터 쭉 만나온 친구들을 만났다. 그중 한 명은 어릴 적부터 만화 그리기를 좋아했고 지금도 그려오고 있다. 한창 그림을 노트에 그리던 초등학교 시절, 교내에서 그 친구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순번을 정해 그 친구의 그림을 봐야 했다. 중학교 시절엔 지금도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꽤 유명한 만화를 그렸다. 금방이라도 유명 만화가가 되나 싶었지만 삶은 순탄치 않았다.
친구는 현재 대학에 다니면서 콘텐츠 공부를 하고 있다. 작년엔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지원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과는 안 됐지만, 대학 전공을 사회복지에서 콘텐츠 쪽으로 바꿀 정도로 자신의 꿈에 열심이다. 그러던 중 오늘 좋은 소식을 들었다. 한 웹툰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상금도 받았고 관련 단체로부터 연재 제의도 받은 상태다. 드디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돈을 벌게 될 기회를 잡았다.
본인은 이 작품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한다. 학교 과제의 일부였고, 마감에 쫓겨 빠르게 그린 웹툰이라 표현했다. 그러나 수상을 했고 자신의 꿈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당장 전문 작가가 된 것은 아니지만 삶 자체가 진일보한 사건이다. 그간 꾸준히 노력해온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 친구는 한때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린 웹툰을 올리기도 했다. 폭발적인 반응은 없었다. 물론 수입도 없었다. 그런데도 계속한 건 자신의 현실을 알았고 해야 할 것들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림을 그리는 순간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되 결과에 대한 큰 욕심은 없었다. 꿈에 기간을 정해놓고 큰 한 방보다 작은 성과 하나하나를 위해 달렸다. 이 과정이 친구 자신에게 큰 자양분이 된 것 같다.
이 이야기를 들으며 느낀 건 팔릴 수 있는 걸 팔고 쉽게 벌 수 있는 방식을 찾아야 한다는 거다. 글이나 만화 같은 건 그 자체로 상업성이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책장의 책들은 그 안에서만 있다면 크게 의미가 없다. 글은 어딘가에 담겨야 한다. 어떻게든 누군가에게 읽히고 다양한 형태를 거쳐 팔려야 한다.
글 자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작가 지망생들을 비롯한 소수일 것이다. 계속해서 자신이 쓴 게 대단하다고 생각하며 왜 사람들이 이걸 안 읽는지 이해 못 하겠다는 모습은 마치 음악가가 자기 CD를 왜 안 사냐고 불만 가지는 꼴과 같다. 끝까지 소비자와 세상 탓을 하는 건 옳지 않다. 자신의 콘텐츠를 무기로 여러 가지 루트로 수익을 창출해야 한다.
최근 브런치를 통해 한 앱과 관련된 제의를 받았다. 다양한 지식을 많은 사람과 나누는 게 목적이다. 처음에는 내가 이런 걸 해도 되느냐는 생각을 했지만, 누군가에게 내 정보가 도움이 된다면 그것도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더욱이 앱을 통해 수입으로도 이어진다니 일단 내가 해도 크게 손해를 볼 건 없어 수락했다.
아티스트로 살아가는 건 쉽지 않다. 창작물 그 자체로 돈을 버는 건 어려운 일이다. 돈을 버는데 창작물이 필요하지만, 그 자체를 소비자에게 직접 팔기는 쉽지 않다. 변화하는 세상에 맞게 유연하게 대처해야 하는 건 기업이나 직업인이나 같다. 나 역시 살아남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