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팬을 보면서

삶을 채우는 취미를 찾아서

by 김이난달

구단 명예기자로 활동하던 시절, 수년 앞선 선배로 한 누나를 만났다. 나는 글, 그분은 사진 담당이었다. 그 누나는 어린 시절 우연히 경기장에 들렀고 그 뒤로 팬이 됐다고 했다. 집은 인천인데 원정을 포함한 매 구단 경기를 보고 사진을 찍기 위해 온다고 해서 놀랐다. 직장인임에도 그럴 수 있다는 게 대단해 보였다. 축구 경기는 대부분 주말에 있기 때문이다.

특히 더 놀라운 건, 프로 경기보다 구단 유소년들의 경기를 더 많이 보러 다녔다는 점이다. 보통은 미디어에도 자주 노출되고 최고의 실력을 가진 선수들을 더 좋아할 법한데,
그렇지 않았다. 유소년 경기는 프로 경기보다 미디어 노출도 적고, 경기장의 접근성 또한 좋지 않다. 경기 일정도 자주 바뀌는 편이라 매번 챙겨서 직관하기가 어렵다. 함께 유소년 경기를 취재하러 다닐 땐 도움을 많이 받곤 했다.

그럼에도 이 누나는 참 열정적으로 다녔다. 사진도 잘 찍었고 선수가 있다면 어디든 다녔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진해서 행동했다. 그런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진짜 팬은 이런 모습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삶 안에 좋아하는 것을 품고 살아가는 것이 멋져 보였다. 그 누나는 아마 거기서 인생의 활력, 의미, 감동, 보람 등을 느꼈을 것이다. 올해도 변함없이 활동하고 있다. 감히 추측해본다면, 아마 힘이 되는 한 평생을 그러지 않을까.

나도 이런 취미, 진짜 좋아하는 것을 찾고 싶다. 물질적인 보상이 적고 몸이 고돼도 분명한 삶의 목표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그런 일. 그 노력의 일환으로 글쓰기를 하고 있다. 그리고 나 역시 언젠가는 그 무언가를 찾고 싶다. 이런 과정 속에서 끝내 알아낼 그것만으로도 인생은 좀 더 밝아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