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 가공? 기사는 어떻게 써야 할까?
빼는 글쓰기
기사를 쓸 때, 가장 큰 고민거리는 취재한 내용을 도대체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써야 하나였다. 특히 선수 인터뷰 기사가 그랬다. 네이버와 같은 큰 포털 사이트에 이름을 걸고 글을 쓴다는 건 항상 부담이었다. 더욱이 내 생각만 밝히는 게 아닌 선수의 생각과 감정을 전한다는 것에서 책임감을 느꼈다.
인터뷰는 근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대화다. 대화를 미리 준비할 수 있는 상태로서 기자는 강점이 있다. 하지만 선수의 대답은 아니다. 그 자리에서 처음 듣는 질문을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한 채 대답해야 한다. 정제되지 않는 표현과 문장 구조를 가진다. 입에서 나오는 ‘말’보다 손으로 쓴 ‘글’이 논리적인 것은 당연하다. 기자는 이런 자연스러운 ‘말’을 논리적인 ‘글’로 바꿔야 한다.
이때 마주하는 문제가 무엇을 얼마만큼 쓰냐는 거다. 독자가 궁금한 것인지, 내가 궁금한 것인지 고민해봐야 한다. ‘말’의 뉘앙스는 어땠는지, 어떤 맥락에서 특정 단어를 썼는지 그 의도를 명확하게 알아야 한다. 이 기사가 나가면 읽을 독자들이 들 생각에 대해 생각해본다. 또한, 내 욕심에 하나의 기사에 많은 주제를 담는 것은 아닌지 살펴야 한다. 기사의 글자 수는 적당하고 적절한 사진을 썼는지도 되돌아봐야 할 일이다.
일반적으로 인터뷰 기사는 녹음된 음성을 글로 옮긴다. 그 뒤 정한 주제와 논리 전개 구조에 따라 글을 배치한다. 인터뷰 경험이 많은 선수라면 일목요연하게 질문에 답했을 것이다. 반대로 경험이 적은 선수라면 막상 쓸 내용이 적어질 수도 있다. 이땐 적절하게 기사가 살을 붙여 분량을 만들어야 한다. 선수의 활약, 경기 내용 등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이렇게 쓰다 보면 어느새 이런저런 이야기가 담긴 기사가 된다.
인터뷰 기사는 나열식으로 할 수도 있다. 실제 내용이 많거나 선수의 말을 그대도 옮기는 기사도 많다. 언론사에 따라 구어체를 쓰기도 한다. 글자 수의 제한 혹은 내용 자체가 많지 않다면 가공의 방법을 쓸 수 있다. 최대한 선수의 말을 전한 채, ‘글’ 답게 기사를 작성한다. 답변을 읽기 좋은 깔끔한 문장으로 다듬는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건 무엇을 쓰는 것보다 무엇을 뺄 것인지다. 모든 대화를 전하기는 여건상 쉽지 않다. 복잡한 관계와 주변을 둘러싼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곧이곧대로 나갈 내용이 있고 아닌 게 있다. 그에 관한 판단은 데스크나 선배들 혹은 본인이 결정해야 한다. 내용이 좋더라도 글 전체 맥락에 안 맞는다면, 때에 따라 정성스레 쓴 문장과 멋진 문장을 빼야 할 순간이 온다. 미련이 남더라도 빼야 한다. 한 줄 때문에 한 글을 망칠 순 없다.
지금도 모든 글을 그렇게 쓰려고 하지만 쉽지 않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멋진 표현, 훌륭한 문장을 쓰고 싶다. 그러나 맛있는 음식에 애매한 조미료들을 뺄 때, 진정으로 담백한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다 믿는다. 언제나 넘치는 건 모자람보다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