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QA가 뭔데?
지난해 11월 중순부터 모 기업에서 게임 QA 업무를 시작했다. 약 3개월의 시간 동안 보고 느낀 것을 이 매거진에 풀 예정이다. 나아가 시간이 흘러가면서 얻은 것들을 적을 생각이다.
나는 몇 년 동안이나 공공연하게 축구기자가 될 거라고 말하고 다녔다. 그래서 현재 일하는 회사나 업무에 관해 이야기하면 주변인들은 놀라곤 한다. 그리고 구체적으로 무슨 일을 하는지 묻는다. 이 매거진은 그 질문에 대한 답변과 함께 게임 업계에 궁금한 분들, QA에 뭔가 싶은 분들에게 바친다. 끝으론 나 스스로가 정리되길 바란다.
내가 주변인에게 QA를 설명할 때면 주변 상황에 비유하곤 한다. 예를 들어, 친구들과 단골 식당에서 새로운 메뉴를 식사하는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눈앞의 음식을 만들기 위한 레시피가 어딘가 있을 것이다. 그 레시피는 누군가 작성한 거일 수도 있고, 요리사 머릿속에만 있을 수 있다. 그다음은 요리사가 레시피에 맞게 음식을 만든다. 완성된 요리는 내부에서 확인 작업을 거칠 것이다. 괜찮다고 생각되면 음식은 정식 메뉴가 되어 손님에게 전달된다.
QA는 손님에게 요리가 전달되기 전 단계에서 일한다. 이때 QA들은 음식이 맛있는지, 보기 좋은지, 영양소가 알맞은지, 레시피의 의도대로 요리가 만들어졌는지, 손님의 반응은 어떤지, 요리사나 레시피를 만든 사람에게 필요한 말들은 없는지 등 확인한다. 이 과정이 끝나면 마침내 요리가 완성된다.
개념적으로 접근해보자. QA는 Quality Assurance의 약자다. 품질관리를 하는 역할이다. 흔히 테스터와 비슷하게 여긴다. QA는 테스터를 포괄하고 있는 상위 개념이다. 세부적인 역할이나 회사, 소속에 따라 다양한 분야가 존재한다.
업무를 구성하는 축은 크게 테스트, 피드백, 관리로 구성된다. 테스트는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기본은 미리 작성한 케이스를 기반으로 진행한다. 쉽게 말해, 반드시 해야 할 목록을 정해두고 순서에 따라 진행하는 것이다. 피드백은 개발 전반에 걸쳐 기획자나 개발자에게 전달된다. 테스트에 관한 것일 수도 있고, 이미 서비스되어있는 부분이나 발견한 버그에 따른 개선사항일 수도 있다. 관리는 고객들 반응을 확인하는 시장조사 혹은 버그 리포트나 작업 흐름에 따른 보고서 처리 등과 관련 있다.
나는 QA 업무가 ‘제품에 존재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라고 정의한다. 제품의 마침표를 찍는 것, 숨을 불어넣어 비로소 제품이 세상과 마주하도록 만든다. QA 과정을 잘 표현한 시로 이번 글을 마친다. 당분간은 업무 중 보고 느낀 걸 바탕으로 개괄적인 이야기를 써 내려갈 예정이다.
꽃
김춘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