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난달 Feb 26. 2020

QA의 좋은 예, 스타크래프트 신 맵 ‘이너코븐’

좋은 게임 개발을 위해서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하는 팬으로서 최근 새로운 맵, ‘이너코븐’에 대한 여러 가지 정황을 알아봤다. ASL 시즌9의 본선 맵 중 하나인 ‘이너코븐’은 이번 시즌에 새롭게 쓰이게 된 맵이다. 이 맵의 첫인상은 특색이 아주 강하다는 거다. 커세어의 ‘웹’을 활용한 특색 맵이다. 전체적으로는 시계와 같은 형태이고 섬의 요소가 들어갔다. 아프리카 공모전에 당당히 1등을 하며 등장했다.     



특징     


다양한 요소가 들어간 맵이다. 지상은 중립 에그로 막혀있다. 파괴하지 않는다면, 일꾼으로 미네랄을 클릭해야만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수 있다. 지상의 이동 경로는 웹(이 지역 안에 유닛은 공격할 수 없다)으로 가려져 있다. 사실상 섬맵과 다름없다. 지상 멀티에는 특수한 건설 불가 장치를 마련했는데, 디텍팅이 있어야만 본진 건물을 지을 수 있다.      


그동안 양산형 맵과 다르게 특이해 보이기도 하고, 오랜만에 등장한 섬맵이라서 인기가 많았던 것 같다. 그러나 웹으로 인해 초반 전략을 쓰기 어려운 점과 저그 확장의 유리함, 공중전 유도 등 딱히 기존의 맵보다 나은 것이 없어 보인다.     



게임의 꽃은 밸런스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밸런스다. 장르를 불문하고 게임 내의 밸런스가 맞아야 한다. 정량화하기 어려운 부분인데, 나는 게이머의 역량에 따라 주어진 상황을 바꿀 수 있다면 밸런스가 좋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이너코븐은 자격 미달이었다. 스타크래프트는 게임 중에서도 밸런스가 좋은 편이다. 3 종족 기반이지만 서로 상성이 잘 맞고, 게이머의 역량에 따라 결과가 판이하게 갈린다. 그런데 이 맵은 저그의 확장 타이밍이 너무 빠르다. 혼자서 본진 외 2개의 확장을 가져가도 테란이나 토스가 대응할 방도가 딱히 없다.   

   

특히 테란과 저그에서는 그 밸런스가 심각하게 무너졌다. 테란은 반강제적으로 본진 스타포트 테크트리를 타야 한다. 레이스로 견제해 재미를 볼지 모르나, 이미 3 가스 체제를 확립한 저그는 비교적 쉽게 공중을 제압할 수 있다. 테란이 확장이라도 가져갈 땐 이미 저그도 하나의 확장을 가져간다. 자원 밸런스가 무너지고, 웹으로 지상이 막히니 공중전에 집중해야 하는 구조다. 테크트리와 자원에서 앞선 저그는 후반 공중전에서 상대를 압도한다.      


일례로 이영호나 이성은 등 유튜브에서 실험해 본 결과 모두 안 좋은 결과를 얻었다. 조금의 밸런스가 안 맞으면 괜찮겠으나 한쪽 종족으로 심하게 기운 형세였다.     


맵 수정자와 프로게이머, 관련 스태프가 모이다     


‘흑운장’ 이성은의 유튜브에서는 블리자드 관계자, 맵 수정자, 전 프로게이머(유튜버)들이 모여 맵에 대해 토론한 장면이 나온다.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는 게 인상적이었다. 웹이나 구조물, 지형, 자원 등 다양한 방식의 사고를 서로 나눴다. 필자의 회사에서도 QA팀 외에 프로게이머 테스트를 거치면서 피드백을 구한다. 어느덧 E-스포츠 역시 게임 회사가 고려할 중요 사항이 됐다. 산업의 큰 부분을 차지하면서 시장이 가지는 부가 가치도 크다. 프로가 가지는 인사이트를 활용해 게임 테스트의 부족한 부분을 채운다. 그만큼 다양한 구성원이 모여 의견을 모으는 게 중요하다.     


해당 영상에서는 맵을 수정 하면서 게이머들이 플레이 혹은 관전하면서 의견을 나눈다. 맵은 점차 수정되어 전보다는 나은 밸런스를 보여줬다. 이 모든 과정을 보면서 ‘QA 업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정된 이너코븐


게임을 발전시키는 모든 과정이 QA     


결국, QA는 개발 과정에서 ‘이러면 안 된다’, ‘고쳐라’ 등을 전하는 단순한 게임 결함을 찾아내 지적하는 수문장이 아니다. 다양한 구성원들과 소통하면서 게임 발전에 대한 의견을 모으는 과정이다. ‘좋은 게임을 만든다’라는 하나의 이념 아래서 일해야 한다.      


QA가 다소 생소한 분들이라면 해당 영상 시청을 권한다. 게임 개발의 모든 부분을 설명하지는 않지만, 전반적인 과정이 QA 업무의 일부다.


https://youtu.be/xZF8P5fICa4

매거진의 이전글 게임 QA, 이거는 알고 해 보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