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언론 신뢰도는 세계 최하위다. 축구계라고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이런 생각의 근간은 하루에도 여러 기사 댓글란에는 '기레기'라는 단어를 보면서 이루어졌다. 무분별한 비난은 사라져야 하지만 기레기라는 댓글이 있는 상당수 기사들은 기자들의 생각을 의심하게 만든다. 이런 류의 기사는 자극적인 제목, 무분별한 해외 가십거리 번역 기사, 사실이 아닌 기사 등이 해당된다.
기사답지 못한 기사들을 위해 조회수, 수익 등의 단어를 쓰는 건 변명이 못된다. 정당한 방법으로 취재를 하고 유용한 기사를 세상에 내보내는 기자들과 언론사들도 많다. 독자들은 어느 언론사와 기자를 신뢰할 수 있는지 알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이런 사람들만 살아남는다.
최근 한 언론 관련 '충분한 사실 확인 전에 보도할 가치 있는 뉴스'라는 말을 봤다. 이런 말장난이 세상에 있으니 기레기라는 단어가 도는 거다. 모든 기사는 사실 확인 먼저다. 보도할 가치는 기자나 언론사가 정하는 게 아니라 독자들을 중심으로 만들어져야 한다. 한 편의 글이 불러올 파장에 대해 항상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
선수의 기록을 써야 한다면 한 자리의 숫자를 위해서라도 해당 리그 홈페이지, 통계 사이트 등 접속해서 확인해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경기를 보면서 직접 세어봐야 한다. 인터뷰의 내용을 그대로 기사로 썼을 때 글의 전개가 매끄럽지 못하다면 해당 인터뷰이에게 양해를 구하고 표현을 바꿔야 한다.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기사는 최대한 날 것 그대로를 중심으로 쓰는 게 맞다.
김훈 작가님은 <칼의 노래>를 쓸 당시 첫 문장 때문에 고생했다고 전했다. '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와 '버려진 섬마다 꽃은 있었다'라는 두 문장 사이에서다. 전자는 사실을 전하는 문장이고 후자는 감정이 깃들어 있는 문장이다. 이런 디테일이 필요하다. 함부로 사실에 글쓴이의 의견을 담아서는 안된다. 의견이 사실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자라면 사실을 기반으로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는 글을 써야 한다. 내가 쓰는 글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시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는지, 피해가 갈 사람들은 없는지, 어떤 여론이 생길 수 있는지 항상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존경받는 기자, 가치 있는 기사를 더 많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