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사랑한 만큼, 증오하다(1)

#1.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

by 도슨트 춘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릴 때, 우리는 분노한다.

2020-09-07 13;25;24.PNG

성인의 휘광을 보여주는 여인이 깃발을 들고 서 있습니다. 그 뒤에는 많은 이들이 기도하며, 그녀를 따르고 있어요. 그녀의 이름은 잔 다르크입니다. 그림은 신고전주의의 대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앵그르의 「샤를 7세 대관식의 잔 다르크」입니다.


개: 흥미로운 그림이네요. 대관식이라면 샤를 7세가 주인공이 되어야 할 텐데, 도리어 잔 다르크가 주인공이라니 말이에요.


사실상 샤를 7세의 대관식은 잔 다르크가 주인공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잔 다르크는 그만큼 샤를 7세에 있어 은인이었지요. 그녀 때문에 대관식을 할 수 있었으니깐요. 당시는 백년전쟁(1337~1453)이 막바지에 이른 시점이었습니다. 프랑스는 잔 다르크가 등장하기 전까지 영국군에 밀렸어요. 이때, 신의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잔 다르크가 등장하며 상황은 기적적으로 역전됩니다. 가장 큰 수혜자는 샤를 7세였죠. 정식 프랑스 왕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잔 다르크에 의해 랭스 대성당에서 즉위하며 정식 왕으로 인정받습니다.


개:잔 다르크가 그림의 주인공으로 그려질 만하군요. 잔 다르크는 부귀영화를 누리며 살았겠어요. 샤를 7세를 왕으로 세운 공신이니깐요.

아닙니다. 이후 잔 다르크는 몰락의 길을 걷게 됩니다. 1430년 5월 23일, 영국군과 동맹 관계였던 부르고뉴 군에게 붙잡혀 포로가 됩니다. 그런데 프랑스 샤를 7세는 이상한 반응을 보입니다. 포로협상을 하지 않고, 잔 다르크를 사실상 포기해 버리기 때문입니다. 결국, 잔 다르크는 이단이라는 죄목으로 산 채로 화형을 받아 죽습니다.


냥:나라를 구한 성녀에서 이단에 빠진 마녀로까지…. 잔 다르크의 삶은 정말 오락가락했군요. 잔 다르크는 억울했겠어요.


잔 다르크를 포기했던, 샤를 7세는 잔 다르크가 죽은 뒤 20여 년이 지나서야 죄가 없다고 복권했습니다. 잔 다르크는 국가와 시대에 따라 성녀가 되기도 하고, 마녀가 되기도 했던 것이죠.


개:샤를 7세의 행동이 매우 괘씸하군요. 자신을 왕으로 만들고, 전쟁의 판도를 바꾼 영웅을 이렇게 대우하다니 말이에요.


역사의 승리자는 잔 다르크입니다. 샤를 7세는 오명을 쓰고 평가절하되었지만, 잔 다르크는 오를레앙의 성녀로 이름을 남겼기 때문이죠. 이 그림처럼 역사 속 한 장면의 주인공이 되기도 하고요. 사실, 우리 주변에는 이런 일들이 너무 많습니다. 영웅의 대접을 받던 이들도 한순간에 악인으로 낙인찍히는 일들은 부기지수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희생당한 이들의 삶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겠죠.

냥:마녀로 지목되어 화형을 당했다는 잔 다르크의 이야기는 우리 고양이에게도 적용되는 이야기에요. 역사 시간에 배웠어요. 유럽에서 악마로 낙인찍혀 화형당했던 것까지도요.


사람을 불에 태워 죽이는 시대는 모두에게 잔혹한 법이죠. 사람이나 동물이나. 그 가운데 개와 고양이들도 이전과 다른 대우를 받게 됩니다. 개와 고양이의 행동은 예전이나, 그때나 똑같았는데도 말이에요. 말 그대로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슬픔의 전시실에서는 인간의 오해와 광기 속에 일어난 개와 고양이의 슬픈 비극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