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kg의 무게
우엥~
우엥~
평상시보다 훨씬 우렁차다.
나의 아버지는
우리 집에 가수가 태어났다고 웃으며 이야기하신다.
데시벨로만 따진다면
분명 가수급이다.
한 달이 되면서 다윤이는 울음소리뿐 아니라
몸무게도 늘었다.
처음 태어날 당시
2.55kg의 작은 아이가
어느덧
3.7kg이 되었다.
무려 1.15kg이 자란 것이다.
나에게 있어
1.15kg을 찌우기란 별것 아닌 일이다.
보쌈 한 번
짜파게티 두 봉지만
먹고 한숨 자고 일어나면
불어날 수 있는 몸무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에겐
1.15kg는 별것 아닌 일들의
총합에 불과하다.
하지만 다윤이는 아니다.
2.55kg의 작은 아이가
자신의 절반가량이 되는 몸무게를 키우기 위해
얼마나 애를 써야 했을까?
문뜩,
1.15kg에서
다윤이의 한 달간의 삶이 담겨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팔이 저려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은 기쁨이 저며온다.
다윤이의 1.15kg에
하루 3시간 간격으로 유축하는 아내,
새벽 1시간 간격으로 일어나는 나와 아내,
그리고
산후 통으로 고생하며
힘겹게 그 적디 적은 입으로
젖을 먹으려고 발버둥 치는
다윤이의 노력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이다.
장석주 시인의 <대추 한 알>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빠알간 대추 한 알에 담긴
태풍, 천둥과 벼락의 무게가 있듯이,
다윤이의 1.15kg에는
우리 모두의 노력과 삶이 담겨 있음을 깨달았다.
이렇게 생각하고
다윤이를 바라보니
웃음이 나온다.
너무 고마워서.
그리고
사랑스러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