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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슨트 춘쌤 May 21. 2021

D+32. '나'의 시선으로 본 육아일기

너도 힘들겠구나.

Gop 군생활이 떠 올랐다. 

2~3시간 씩 자던 쪽잠. 

그리고 

수면을 깊게 하려고 하면, 

들려오는 목소리 

"일어나실 때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비몽사몽, 하루의 근무가 시작되었다. 

하루 수번에 걸쳐 찾아오는 이 순간. 

하지만 

통계상으로 난 8시간을 잤다. 

그러나 

난 15% 충전된 핸드폰 처럼

멍~하니 

하루를 보내야 했다. 

그렇게 

군생활이 끝났고, 

다시는 이 경험을 하지 않을 줄 알았다. 

인생의 종착역은 잠이라고 하지만, 

반대로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살아가기 위한 충전의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요즘들어

군대의 경험을 다시 한다.

길면 3시간, 짧으면 1시간에 

일어나는 다윤이를 보면서

"제발 깊게 자줘"라는 말을 수없이 되뇌인다. 

새벽 3시, 

다윤이를 안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실, 

다윤이는 얼마나 힘들까?

편안하게 자신을 감싸 주던

양수가 사라지고,

딱딱한 침대가 대신하고 있다. 

조금만 노력해도 제공되던 영양분은

힘겹게 빨아야 겨우 나온다. 

거기다

자궁 안에서는 경험하지 못했던

대소변을 계속해서 본다. 

그것도 본인 힘으로 치울 수도 없다. 

찝찝함 그 자체로

불현함 그 자체로

불안함 그 자체로

다윤이는 세상을 오늘도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보니, 

다윤이가 다르게 보였다. 

다윤이의 울음 소리는 

사실, 

"아빠, 나! 힘들어. 하지만 이렇게 살려고 울고 있어!"

라고 들리는 듯 했다. 

"그래! 다윤아 잘 하고 있다

그렇게 울어줘서 

너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줘서 고맙다. 

너가 가장 힘들겠구나!"

다윤이의 울음소리는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고자 

노력하는 

기합인지도 모르겠다. 

나도 기합을 내며 살아야지. 

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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