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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슨트 춘쌤 Jan 12. 2022

<일상 속 명화 3 : 송하맹호도>


그 더운 날에도

강이는

자신의 방에서 잠을 잔다.


시원한 바람 하나

들어오지 않지만,

더위 속에서 버티는

강이의 모습은 일견 숲속의 왕,

호랑이처럼 보인다.


매서운 눈빛,

늠름한 자태,

그리고

강이의 나무 집을 바라보면

이 그림이 생각난다.


단원 김홍도와

표암 강세황의 합작 품,


<송하맹호도>

소나무는 강세황이 그린 것이고,

호랑이는 김홍도가 그린 것이라고 전해진다.


강세황은

뛰어난 학자이자 화가로서,

김홍도의 스승이다.


강세황의 역동적인

소나무와 가지의 모습은

호랑의 기세를 더욱더 돋보이게 만든다.


강세황은

철저하게 김홍도의 호랑이 그림을

빛내주는 배경을 그렸다.


만약 지나치게 화려하거나

거대한 나무를 그렸다면,

호랑이의 위세는 줄어들었을 것이다.


반대로,

너무 왜소하거나 정적인

소나무를 그렸다면,

배경으로서 제 역할을 못했을 것이다.


딱 적절한 크기와

동세를 보여주는 이 배경은

김홍도의 호랑이를 더욱더 빛나게 해준다.

강세황이 이 그림을

그려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사랑하는 제자 김홍도의

성장에 뿌듯해했을 것 같다.


자신을 뛰어넘는 제자의

존재는 강세황의 일생 가장 큰

자랑거리였을 것이다.


오늘,

다윤이 100일 사진 재촬영을 통해,

강세황의 마음을 느끼는 시간이었다.

다윤이의

웃음 한 번을 위해,


부모들은 연신

다윤이를 웃기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사진 속에서는

부모의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다.


부모 덕분에

활짝 웃는 다윤이의 아름다운 미소만

드러날 뿐이다.


우리는 강세황처럼,

철저하게 배경이 되었다.


그리고,

다윤이의 100일 사진을 보면서,

두고두고 우리가 다윤이를 위해 했던

배경으로서의 역할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다.


다윤이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다윤이 인생의 주인공은

다윤이다.


<송하맹호도>의 호랑이처럼 말이다.


부모는

다윤이의 인생이란 그림 속에서

주인공이 되면 안 된다.

다윤이가 스스로 주인공이라는 걸

인식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배경이 되어야 한다.


너무 지나치게

부모의 후광이 크거나

동적이어서

혹은

지나치게 작거나 정적이어서

다윤이

스스로 삶의 주인이란 것을

잊게 만들면 안 될 것이다.


<송하맹호도>를 계속 음미해 본다.


이 그림을 생각나게

만든

강이를 다시 한번 쓰담쓰담 해준다.

당연히,

우리 가족이야!라는 말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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