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도슨트 춘쌤 Jan 12. 2022

<일상 속 명화4 : No.30>


다윤이가 깊게 잠든 시간,

나는 오랜만에 러닝을 한다.


하천을 따라 달리던 그 길 속에서

고개를 숙인 풀들의 그림자가

그림처럼 보였다.


폴록의 명화 NO.30

속칭 '가을의 리듬'처럼 말이다.


액션페인팅으로 유명한

미국 추상표현주의 화가 잭슨 폴록의 작품은

어지러운 선들이 인상적이다.


의식하지 않은 듯 뿌려진

물감 속 이미지는

폴록의 광기어린 정신세계와

자유를 희망하는 인간의 본연의 모습이 담겨있는 듯하다.


알콜 중독자 이기도 했던

폴록은 세상을 저주하며 살다

사연 있는 죽음으로 세상을 떠났다.


피카소의 작품 앞에서

좌절했던 폴록.


그는 액션 페인팅이라는 새로운

기법을 창조하며,

자신의 초라한 현실을

극복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그가 그렇게 잘 될 것이라 누가 예상했을까?

어린 아이들이 그린 것처럼

조잡하고, 허접해 보이는 이 그림은

한때, 세상에서 가장 비싼 그림 중 하나가 되기도 했다.


그런 면에서

어쩌면 폴록은

밤에만 보이는

달빛에서 빛난 풀들의 그림자와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폴록의 그림에서

어지러움을 느끼는 이유는

누구나 가지고 있는

세상에 대한 저주와

분노가 담겨 있기 때문이리라.


하천 옆 풀들이

밤에만 보여주는 이 일상 속 명화처럼,

자신의 가장 어두운 순간,

드러나는 광기는

그 사람의 일부분이자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


폴록의 광기가

만든

명화.


가끔,

내 삶의 광기가

만들어낼

삶의 명화를 기대해본다.


때론,

미친 것이

새로운 경지로

미치도록 이끈다.






작가의 이전글 <일상 속 명화 3 : 송하맹호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