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 space 2월호 리뷰

20240205

잡지를 달마다 구매해서 보기엔 굳이?싶었다. 그러던 와중 가끔씩 학교 도서관에서 몇 달이 지난 잡지책들을 무료로 나눠 줬었는데, 도서관에 들릴 때마다 손에 잡히는 대로 건축잡지를 몇 권씩 집에 가져와서 보곤 했다. 그때 가져온 잡지는 a+u라는 일본 건축잡지였는데, 첫장부터 마지막장까지 건축으로 채워진 잡지도 있다는것을 그때 처음 알게 됐다.(사실 매거진이라는게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출판되는지를 처음알게 됐다..)

개인적으로 잡지와 연관되는 이미지를 떠올려본다면 ‘고급 부티살롱에서 머리를 하며 최신 트렌트 잡지를 여유 있게 넘기는 여자의 이미지’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책처럼 도서관에서 대여하고 반납할 수도 없고, 책장이 낡게 빛바랠 정도로 몇 번이고 다시 찾아 펼쳐보진 않는다. 마치 유통기한 지난 음식물처럼 소비된다.

책이지만 책같이 취급하기 싫어서 독후감을 쓰듯 인상 깊었던 점을 나열하고 싶진 않았지만, 이번에는 달리 마음먹고 다시 보고 싶은 곳에 형광펜을 그어가면서 봤다.

052 FRAME : ESSAY

[특이한 형태로 건축을 상품화한다]에서 ‘상품화’라는 워딩이 자극적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어쩌면 이미 '건축을 매물이라 칭하고' 사고파는 부동산처럼, 단정 지어져 있지 않을 뿐 어딘가 익숙하기도 하고 건축이라는 단어 자체가 살짝 가볍게 느껴지기도 한다.

상품화라는 단어에서 새로운 경험을 위해 찾는 공간들의 카테고리가 기존의 상업에서 주거까지 더욱 확대된다는 뜻이 함축적으로 담겨있음을 확실히 느꼈다.

다시 52-53페이지를 펼쳐놓고 보니 거듭 반복되어 사용되는 ‘형태’라는 단어가 처음으로 크게 와닿는다. 마치 기하학의 조형들이 이리저리 변주되어 나열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118 RELAY INTERVIEW

인터뷰에서 언급되는 렘콜하스의 정크스페이스를 2학년 때 읽은 적이 있다. 몇 번이고 봐도 이해하기 턱없이 어려운 내용이라 책의 표지와 형태만 기억나지만, 다시 한번 읽어보고 이 인터뷰를 보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부산물이 주객전도가 된다는 사례로 오페라 하우스의 로비를 예로 들었다. 그 부분을 정리하면서 다시 읽어보니 예전에 문훈건축가의 [집짓기 바이블]이라는 책에서 봤던 글이 문뜩 떠올랐다. 기억을 다듬어 보자면 엘리베이터를 확장해서 그 안에 카페처럼 테이블과 의자를 넣어보면?이라는 다소 엉뚱한 역발상이었는데, 다시 생각하면 터무니 없지 않은 '주객전도'의 같은 예시처럼 느껴졌다. 한편으론 이게 가능하겠어?라는 편협한 사고보다 남이 들으면 웃을지라도 가끔은 엉뚱한 상상을 펼쳐보는것도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