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우주는 138억년의 시간 동안 깊은 침묵 속에 있었다. 하지만 어느 때에 변화가 일어났다. 그 변화는 우주가 자기 안에 우주에 대해 사유하는 존재, 즉 인간을 잉태함으로써 비로소 시작되었다. 밤의 들판에 서서 어두컴컴한 하늘의 심연을 올려다보며 더 넓은 세계에 대한 질문을 마음에 품은 이름 모를 존재로부터 우주는 오랜 침묵을 깨고 비로소 자기반성의 사유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한 평 남짓의 공간에 앉아 우주의 탄생과 종말, 팽창과 수축을 상상하는 이유, 자신의 내면 안에 무한한 우주를 담아내려 하고 우주를 이해하려 하는 진정한 이유는 어쩌면 '우주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 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