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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ee Oct 16. 2021

팀을 책임지는 사람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맞닿을 때

서른살의 나이에 프로덕트 오너가 되어가는 과정

거의 3개월만에 글을 쓴다. 동일한 명칭의 직무도 회사마다 요구받는 역할은 각각 다르다. 내가 속한 회사는 그동안 서비스기획을 확고하게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그랬기에 서비스기획자, PM, PO에 대한 기대와 요구도 어떤 면에서는 추상적이었고, 비주얼에 알맞은 기획직군의 정의와 역할을 규정하는 책임은 자연스레 나에게 주어졌다. 모든 부분은 아니지만, 내가 규정하고 행동하는 역할들이 비주얼의 제품관리자/책임자로 규정될 것임은 분명하다.


비주얼에 입사한 후 나는 서비스기획자에서 PO로 백로그를 관리하는 사람 중 한명이 되었고, 최근에는 카테고리 고도화, 풀필먼트 서비스 등 아몬즈에 굵직한 기능들을 연이어 구축하였다. 앞으로도 사업/운영단과 맞춰가며 제품비전을 설계하고 만들어갈 것이다. 이러한 것들이 지난 1년간, 내가 규정한 PM/PO의 역할이었다.


새로운 질문에 맞닿다.

그러던 중 최근 새로운 질문에 맞닿았다. 이 질문은 아마 프로덕트 오너로서, 팀을 만들어가는 한명의 팀장으로서 받은 질문일 것이다. 개인적인 내 삶의 방향일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냐는 질문. 그저 좋은 사람이 아닌, 믿고 기꺼이 따라갈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냐는 물음. 그저 잘하는 사람이 아닌 자기를 드러내고 책임질 수 있는 영역과 그렇지 못한 영역을 구분하고,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이 될 수 있냐는 질문.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


어쩌면 이 말은 내게 가장 어려운 요청이자 물음이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직업이 아닌, 삶을 채워가는 시간으로 나의 직업을 바라보아도, 낯설고 이상한 질문. 몇주전부터 나는 이 질문과 요청에 맞닿아 있다.


오래 고민한다.

이러한 질문 앞에 매일 계속 고민하게 된다. 월급 받고 사는 직장인이 무슨 이러한 고민을 하냐고 웃을 수 있지만, 나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 사실 스타트업을 선택한 순간부터 한번쯤은 맞닿아야만 했던 질문일거다. 


단순히 서비스기획자가 아니라 프로덕트 오너의 길로 들어설 때부터, 직접 무언가를 만드는 직업을 가져야겠다고 마음 먹었을 때부터 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더 많아질 프로덕트 매니저와 UX디자이너, 개발자들에게, 내가 그만큼의 신뢰와 책임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몇년 시간이 지나 각자 흩어졌을 때에도, 함께하는 사람을 구할 때 생각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 사람이 제품을 책임진다면, 결국 해낼거라고 말하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작을 수는 있지만, 내가 돌아보았을 때 가치있고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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