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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훈 Nov 08. 2023

OpenAI에서 Apple의 향기가 난다.

OpenAI Devday 관람 후기

OpenAI DevDay (Sam Altman)


ChatGPT가 출시된 지 약 1년 후 OpenAI에서는 첫 번째 개발자 컨퍼런스(DevDay)를 개최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OpenAI는 GPT-4 Turbo, 스토어 출시 등의 주요한 개발&사업 전략에 대해 발표했는데요.


발표를 다 보고 나니 OpenAI에서 왜인지 모르게 Apple의 향기가 느껴졌습니다. 


왜 그럴까 곱씹어 생각해 보면서 두 기업 간의 몇 가지 공통점이 발견했는데요. 

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술 혁명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기술 혁명은 아래와 같습니다.


- 인터넷 혁명(익스플로러)

- 스마트폰 혁명(아이폰)

- 생성형 AI 혁명(ChatGPT)


이처럼 최근 40년 간 인정받은 기술 혁명은 단 세 차례에 불과합니다. 그동안 수천, 수만 개의 기업이 기술 혁명에 도전했지만, 오직 세 기업만이 그 타이틀을 달 수 있었습니다. 그중에 Apple과 OpenAI가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은 두 기업 간의 유의미한 첫 번째 공통점으로 꼽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2) 사용자 경험


아이폰과 ChatGPT가 혁명을 일으키며 사회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었던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대표적으로 사용자 경험을 꼽을 수 있습니다. 


ChatGPT는 출시 당시 2개월 만에 사용자 1억 명을 모으며 당시 기준으로 신기록을 세웠었는데요. 이를 가능하게 했던 이유는 AI를 일반인들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든 프롬프트 기반의 서비스였기 때문입니다. ChatGPT는 단순히 타자만 칠 줄 안다면,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을 만큼의 아웃풋을 내주었습니다.


과거 아이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기존의 복잡한 키패드를 모두 없애고 터치 하나만으로 핸드폰의 모든 동작을 할 수 있게 해 주면서 소비자로 하여금 혁신적인 사용자 경험을 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 두 예시 모두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켜 심리적으로 진입 장벽을 낮춰줌과 동시에 새로운 시대의 표준을 정립하는 효과로 이어졌습니다. 



3) 생태계


Apple이 나스닥 시총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자체적으로 구축된 강력한 생태계 덕분이었습니다. 여러 디바이스 간의 자유로운 연계도 생태계 구축에 중요한 했지만, 앱스토어를 강화한 전략도 자체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에 큰 몫을 했는데요.


OpenAI 역시 스토어 출시를 발표하면서 강력한 AI 생태계를 자신들이 구축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지금도 이미 기술의 선구자로서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스토어를 출시함으로써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개발자들의 놀이터로 만들고, FOMO(Fearing Of Missing Out, 유행에 뒤처지는 것에 대한 공포심리, 소외되는 것에 대한 불안감) 현상을 활용하여 독도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의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4) 자신감(감성)


이번 OpenAI DevDay의 발표를 보면서 가장 많이 느껴졌던 것은 '1위의 여유'였습니다. 보통 테크 기업의 개발자 컨퍼런스의 경우 자신들의 기술이 얼마나 대단한지, 타사와 비교했을 때 성능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자랑하는 자리로 변질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OpenAI는 그동안 자신들의 기술이 얼마나 발전했는지 구체적인 수치로 제시하기보다는 앞으로의 사업 전략을 어떻게 펼쳐나갈지, 소비자들 서비스를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사용자 경험은 얼마나 혁신적으로 변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이야기를 많이 풀어냈습니다. 기술력은 스스로 자랑하지 않아도 주변에서 알아서 인정해 줄 테니 굳이 자신들이 할 필요가 없다는 자신감인 것입니다.


이런 방식은 Apple의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방식인데요. 대표적으로 올해에 열린 테크 기업들의 개발자 컨퍼런스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Apple보다 앞서 열린 Google과 Microsoft의 개발자 컨퍼런스에서는 AI에 대한 내용이 발표의 중심이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Apple의 2023 WWDC에서는 AI에 대해 단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는 어떤 상황에서도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유행을 선도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OpenAI의 기업가치는 지난해 140억 달러에서 최근 900억 달러까지 수직 상승했습니다. 이는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와 틱톡을 운영하는 바이트댄스에 이어 3번 째로 높은 가치입니다. 단 1년 만에 일궈낸 기록이라고는 믿을 수 없는 속도입니다. 


특히 이번 발표를 통해 백엔드 기술 제공자로서의 역할에서 벗어나 본격적으로 빅테크 기업들과의 경쟁을 하겠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OpenAI가 앞으로 얼마나 멀리 그리고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지, 오늘 비교해 본 Apple과 같이 성장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주목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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