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공개된 OpenAI CEO 샘 올트먼의 해고 소식은 체감상 ChatGPT가 출시됐을 때보다 더 큰 충격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소식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금요일이었지만, 워낙 빅이슈였기에 주말에도 수많은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해고 당시 구체적인 사유가 전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많은 루머가 돌기 시작했는데요. 그중에 가장 설득력이 있는 이유는 샘 올트먼이 점차 영리를 추구하기 시작하자 비영리 지향의 OpenAI 이사회와 많은 충돌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제가 보기에도 현재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기업인 OpenAI가 샘 올트먼과 같은 상징성 있는 인물을 이런 식으로 해고한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거라 짐작했고, 크게 동요하지 않는 듯한 샘 올트먼의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잘못을 인정하고 양측의 합의 하에 해고됐을 거라 짐작했습니다.
그러나 OpenAI의 이사회의 기대와 달리 오늘(19일) 나온 기사들의 분위기는 점차 샘 올트먼에게 유리한 쪽으로 흘러가는 모양새입니다. 대표적인 기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제목만 보더라도 샘 올트먼을 해고한 이사회가 수세에 몰릴만한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요. 이는 ChatGPT가 출시된 지 1년 만에 그가 얼마나 중요한 인물로 올라섰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투자자들은 말할 것도 없이 샘 올트먼과 같은 스타성을 가진 인물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며, 대중들에게는 스티브 잡스의 재림으로 비유되는 샘 올트먼이 비운의 영웅으로 그려지며 여론이 유리하게 형성된 결과로 보여집니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는 이상 샘 올트먼은 급할 것이 없어 보입니다. 언론 기사처럼 OpenAI의 핵심 인물과 스타트업을 창업한다면 자연스럽게 투자자들과 인재들이 몰릴 것으로 보이며, OpenAI의 투자사들의 압박으로 인해 다시금 OpenAI의 CEO로 복귀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더욱 막강한 전권을 쥘 수도 있습니다. 이래나 저래나 샘 올트먼에게는 유리한 상황인 것입니다.
반면 OpenAI 이사회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습니다. 만약 순수하게 자신들의 철학에 의해 샘 올트먼을 해고했다고 하더라도 주변(투자사)의 따가운 눈총을 견뎌야 하며, 앞으로 이어질 사업에 있어서도 이번의 조치로 인해 성공의 기준치가 높아질 것입니다. (ex : 샘 올트먼이 있었으면 더 빨리 할 수 있었을 텐데, 더 좋은 성능을 만들 수 있었을 텐데 등)
만약 샘 올트먼의 치명적인 결함으로 인해 해고가 됐다면, 이사회는 빠르게 성명 발표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진실 공방으로 이어진다고 하더라도 샘 올트먼의 위상이 굉장히 커진 지금 OpenAI과 과연 이득을 가져갈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미 충분히 큰 영향력을 보유하고 있던 샘 올트먼은 의도치 않게 드라마틱한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면서 전화위복이 됐는데요. 과연 다음 주에는 어떤 소식이 나오게 될지 굉장히 궁금해지는 하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