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재훈 Dec 26. 2023

애플, 꼭꼭 숨어라 AI 보일라

DALL-E3 생성


'생성형 AI'라는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는 2023년,

이에 대응하는 애플의 전략을 한 줄로 평가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2위가 될 바엔 아예 레이스에 참여하지 않겠다."


미국 나스닥 시가총액 순위에서 *2~6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모두 생성형 AI에 모든 사활을 걸고 있는 것과 달리 1위를 달리고 있는 애플은 마치 누군가에게 들키면 큰일이라도 날 것처럼 생성형 AI 기술, 더 나아가 AI라는 키워드 자체를 꽁꽁 숨기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애플이 보유하고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살펴보면 하드웨어(맥북, 아이폰 등), 소프트웨어(사파리, 애플뮤직 등)를 가리지 않고 모두 생성형 AI를 적용하기에 최적의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적극 활용하지 않고 있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는데요.


사실 이러한 흐름은 애플에게는 익숙한 모습입니다. 애플은 FOMO(Fear Of Missing Out)에 휘둘리지 않는 대표적인 기업으로, 어설프게 시장의 흐름을 따라가기보다는 업계를 선도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기업입니다. 지금 당장 생성형 AI 기술을 내놓으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자랑할 수도 있지만, 확실한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정도의 수준이 되지 않는다면 내놓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는 것이죠. 


더욱이 애플은 기술을 철저히 고객 경험 뒤에 감추는 것을 선호하는 기업입니다. 애플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최신 기술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그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게 서비스를 만들고자 하는 성향이 매우 강한데요. 이러한 기조로 인해 만약 생성형 AI 기술이 애플 제품이 녹아들어 가더라도 해당 키워드가 외부에 노골적으로 노출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2~6위 기업 :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구글), 아마존, 엔비디아, 메타


신비주의는 이제 그만


지금까지 생성형 AI를 숨기더라도 큰 타격이 없었던 이유는 생성형 AI가 기업용 위주로 발전을 해왔기 때문인데요. 2024년부터는 개인용, 특히 온-디바이스 시장의 전쟁이 예고되어 있는 만큼, 애플도 더 이상 숨길 수만은 없는 환경에 놓였습니다. 결정적으로 애플의 최대 수입원인 스마트폰 시장에서 경쟁사들인 삼성전자구글에서 생성형 AI를 탑재하겠다는 발표가 트리거가 된 듯 보입니다. 


먼저,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애플이 겉으로 보기보다 내부적으로는 해당 기술에 대해 준비가 소홀하지는 않았다는 점입니다. 지난 7월 블룸버그에서는 '애플 GPT(가칭)'가 개발 중이라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었는데요. 이 기술에 대한 준비가 어느 정도 완료됐다는 신호를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먼저, 애플 자체적으로 온디바이스 AI 벤치마크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비교 대상을 엔비디아로 선택하면서 자신들의 기술이 온디바이스에서 최적으로 활용될 수 있을 거란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내비쳤습니다.


또한, '휴먼 가우시안 스플랫'이란 영상 AI 기술을 발표습니다. 해당 기술은 영상에서 배경과 인물을 분리한 뒤, 다른 배경에 새롭게 조합할 수 있는 기능인데요. 아이폰의 기본 기능으로 탑재될 경우 높은 경쟁력을 발현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이러한 애플의 최근 움직임은 마치 아이돌 그룹이 컴백하기 전에 티저 영상을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것과 비슷해 보입니다. 애플 역시 대대적인 컴백을 앞두고 AI와 관련된 정보를 하나둘씩 풀면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인데요. 컴백 시점이 얼마 남지 않아 보이는 애플의 생성형 AI 기술이 과연 어떤 형태로 고객에게 공개될지 더욱 궁금해지는 요즘입니다. 


<참고>

'애플GPT' 개발 위해 하루 수백만 달러 투입...'시리'적용 목표

온디바이스 AI 대결서 애플 'M3'가 엔비디아 'RTX4090' GPU 압도

애플, 생성AI 개발 위해 뉴스/출판사와 협상 시작

매거진의 이전글 순다르 피차이에게도 '코드 레드'가 필요한 시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