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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훈 Mar 11. 2024

빅테크 기업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지켜라 : 소버린AI

소수 기업이 독점하고 있는 AI


대형 언어 모델(LLM)로 대표되던 생성형 AI 기술은 점차 이미지, 음성, 영상을 아우르는 멀티모달 기술로 확장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생성형 AI 모델 연구 및 개발에는 방대한 데이터와 자원, 그리고 많은 인력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소수의 거대 기업들이 AI 기술을 독점하게 되는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의 방법이 있는데요. 하나는 '기술의 개방', 즉 오픈소스화를 통해 AI 모델을 공유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전략입니다. 이 접근 방식은 다양한 기업과 전문가가 협력하여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메타의 라마2(LLaMA2) 모델의 오픈소스화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이 방식은 글로벌 협업을 통해 기술적 장벽을 낮추고, 더 넓은 커뮤니티에 기술을 접근 가능하게 만들어 AI 분야의 발전을 가속화합니다.


또 하나는 오늘 설명드릴 '소버린AI(Sovereign AI)' 전략입니다. 소버린AI 전략은 국가나 기업이 자체 인프라, 데이터, 인력, 그리고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독립적인 AI 능력을 구축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접근법은 특정 국가나 기업이 외부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적으로 기술을 발전시키고, 자국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에 중점을 둡니다.


소버린 AI 전략이 왜 중요한가


소버린AI 전략에서는 AI 반도체와 같은 물리적 인프라뿐만 아니라 데이터 인프라의 구축도 매우 중요한데요. 그 이유는 현재 미국 중심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생성형 AI의 특성상 대부분 영어 데이터를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AI 모델에 서구의 가치관이 내재화되어 다양성이 부족해질 우려가 있는데요. 최근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오히려 다양성을 강조하여 학습하다 보니, 구글이나 메타 등에서 생산된 이미지들 중 일부는 역사를 왜곡하거나 실존 인물의 인종을 바꾸는 등의 다양성 과잉에 따른 이슈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생성형 AI의 활용처가 점차 사회 전반 깊숙이 침투되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문제는 자칫 많은 혼란을 일으킬 수 있는데요. 이에 따라 비영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각 나라별 문화나 방언, 관행에 대해 올바르게 학습된 자국어 AI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즉, 자국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정확히 반영할 수 있는 AI 모델을 개발해야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생성형 AI 기술이 멀티 모달 중심으로 발전 함에 따라 음성 AI를 활용한 서비스의 증가가 예상됨에 따라, 각 나라의 언어적 특성(성조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답변할 수 있는 자국어 AI 역량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별 소버린 AI 전략


한국에서는 네이버를 중심으로 소버린AI 역량을 쌓아가고 있습니다. 한국어 기반의 대형 언어 모델인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한 네이버는 생성형 AI 시대 초기부터 한국어 기반 모델의 필요성을 강조했는데요. 당시에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에서 독자적인 위치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도 있었지만, 이제는 국내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필수전략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네이버는 소버린AI 전략을 국내에만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으로 기술이 부족한 국가를 대상으로 소버린AI 인프라를 구축해 주는 사업으로 확장해 나가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최근에는 세계 최대 에너지기업 중 하나인 사우디의 아람코와 손을 잡고, 중동 맞춤형 AI와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는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밖에도 핀란드의 스타트업 '실로'는 EU의 모든 공식 언어를 포괄하도록 설계된 대형 언어 모델을 오픈 소스로 공개하며 소버린AI 전략의 발판을 마련했고, 중국과 일본, 인도 등도 자국어 언어 모델을 개발 중이라는 소식을 전했는데요. 이러한 움직임은 AI 분야의 경쟁이 기업 간에서 국가 간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정부와 기업들 간의 공조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전망입니다.



*위 글은 'Tech잇슈' 뉴스레터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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