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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훈 Aug 17. 2024

충주에 충주맨이 있다면 진주에는 하모가 있다

이것은 하모의 덕후가 된 30대 아저씨의 이야기입니다.

나는 마케팅, 홍보에 대해 전문가가 아니다. 그러나 충주맨이 홍보를 잘한다는 것은 느낌적인 느낌으로도 알 수 있다. 유행하는 밈과 충주시의 홍보 요소를 절묘하게 섞어, (진부한 표현이지만) 재미와 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고 있다. 어느 정도의 홍보 효과가 발생했는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1년 홍보 예산이라고 밝힌 62만 원에 비해 수십, 수백 배의 효과를 낸 것은 확실하다.


충주에서 충주맨이 열일하고 있다면, 진주에는 '하모'가 있다. 우선, 하모의 귀여운 자태부터 감상하고 시작해 보자.


출처 : 진주시청


정말 귀엽지 않은가. 누구 말마따나 이 세상 귀여움이 아니다. 외모뿐만 아니라 하모의 출생을 살펴보면 조금 더 애틋한 마음이 든다.


우선, 하모는 수달이다. 왜 수달인가? 진주의 진양호와 남강에는 멸종위기 1급이자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서식하고 있는데, 이를 알림과 동시에 보호하자는 취지가 반영되었다.


이름은 왜 하모인가? 우리가 익히 들어 본 "하모예~"에서 따왔다. 동의와 긍정을 의미하는 진주 방언 "하모"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용기를 북돋아주기 위한 취지가 반영되었다.


외모부터 출생, 이름의 의미까지 삼박자가 완벽하다. 이러니 좋아하지 아니하지 아니할 수 없다. 글 쓰는 중간에 알게 되었는데, 하모 이 녀석.. 제5회 우리동네 캐릭터 대상을 받았단다. 역시 사람 보는 눈은 다 똑같은 것 같다.



하모는 진주 곳곳에서 발견된다. 우선 남강 위를 대형 하모가 둥둥 떠다닌다. 이 하모는 1년 365일, 남강과 촉석루, 진주성의 포토스팟이 되어주고 있다. 실제 존재하는 하모는 진주 시내 곳곳을 돌아다니고 SNS를 통해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그 인기도 대단하다. 하모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2만 명이고, 유튜브 구독자는 무려 3만 명에 달한다. 올리는 게시물마다 반응도 좋아서 말 그대로 진주시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모는 충주맨처럼 번뜩이지도, 펭수처럼 유머러스하지 않다. 오직 귀여움 원툴이다. 그러나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귀여운 캐릭터 하나만으로도 카카오톡이 국민 메신저로 올라선 사실을. 잘 만들어진 귀여운 캐릭터와 이것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만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을 진주시가 보여주고 있다. 우리도 하모의 손길에 이끌려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그렇다. 나는 하모 덕후가 되었다. 사실 오늘은 서산에 이어 두 번째 한달살기 지역인 진주에 대해 작성하려고 브런치를 켰지만, 한도 초과된 하모의 귀여움 때문에 어느새 글이 이렇게 작성되어 버렸다. 어쩔 수 없지. 이렇게 된 이상 진주 한달살기 이야기는 다음에 작성해야겠다.


(참고로 우리는 오늘 저녁에도 남강 위에 떠있는 하모를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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