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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훈 Jun 01. 2022

헤드헌터? 내 마음대로 활용하기

 우리나라는 유독 헤드헌터에 대한 인식이 박한 것 같다. 심한 경우에는 사기꾼(?)에 가깝게 취급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정말 헤드헌터는 믿을 만한 사람이 못 되는 걸까?


 필자가 경험해 본 바로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헤드헌터 덕을 많이 봤다. 오늘은 기본적으로 헤드헌터분들에 대해 거부감이 있거나, 헤드헌터분들에 믿음이 없으신 분들에게 헤드헌터분들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적어보고자 한다. 


 실제 경험이 바탕이 되기 때문에 굉장히 주관적이고 편향된 시각에서 작성될 수 있다. 내용을 보시고 공감 가는 것들만 취하시길 권장한다. 



"인력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나 기관에 소개해주는 대가로 수수료를 받는 인력 소개업체"

 

 커리어넷 직업정보에서 헤드헌터를 위와 같이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대가로 받는 수수료가 생각보다 높다는 것이다. 통상 소개해준 인력 연봉의 15~20%를 수수료로 받게 된다. (더 받는 경우도 있다)


 이렇듯 헤드헌터는 입사를 많이 시키면 시킬수록 돈을 많이 버는 구조이다. 그러다 보니 (과거) 일부 헤드헌터들은 기업과 인재가 잘 맞지 않는 경우에도 겉으로 잘 포장을 해서 마구잡이로 매칭 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보다 더 최악인 것은 취업이 급한 인재들에게 좋은 회사로 연결시켜주겠다며 별도의 수수료를 요구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헤드헌터들에 대한 인식이 점차 안 좋아지기 시작했고, 그 인식이 지금까지도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최근 들어서 많은 헤드헌터 분들이 그러한 방법들로는 (당장의 수입은 좋겠지만)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으셨다는 것이다. 


 헤드헌터가 롱런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얘기지만) 기업에게 꾸준히 최적의 인재를 소개해주고, 인재에게는 최고의 조건으로 입사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양쪽 모두에게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렇게 얻은 신뢰를 바탕으로 헤드헌터는 많은 의뢰를 받으며 롱런할 수 있다.  



 지금까지 내용을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 헤드헌터가 하는 역할

(2) 헤드헌터가 사기꾼(?) 취급당하게 된 이유

(3) 헤드헌터가 롱런할 수 있는 방법


 필자는 위에 적은 (3) 번을 미끼로 헤드헌터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보려고 한다. (이제야?


1. 헤드헌터들은 기본적으로 우리보다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다. 


 앞서 얘기했던 것처럼 기업과 인재를 매칭 시켜주는 것이 그들의 일이다. 당연히 기업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기업에서 어떤 사람이 필요로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 그렇다는 뜻은 기업이 원하는 이력서의 취향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당연히 이력서는 본인이 작성해야겠지만, 작성하기 전에 헤드헌터분에게 한 가지만 문의해보자. 


"이력서를 쓰면서 혹시 강조해야 할 부분이 있거나, 특별히 주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이력서를 쓸 때 큰 방향성만 정해져도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는 것은 다들 잘 아시리라 생각한다. 헤드헌터분들은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이력서를 어떻게 작성하면 좋을지 정답은 아니더라도 힌트 정도는 주실 수 있는 분들이다. 


 이력서를 대신 써달라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스을쩍) 물어봐서 방향성에 대한 힌트만 얻고, 그 힌트를 토대로 기업 맞춤형 이력서를 작성해보자. (그렇게 작성한 이력서는 헤드헌터가 포장해준 것이 아니라 본인이 포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회사에 잘 보이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것 아닌가? 안 도와주실 이유가 없다. 


 서류를 통과했다? 그럼 다시 한번 스을쩍 물어보자. 


 "어느 분들이 면접에 참여하시나요?', "보통 어떤 질문들을 하시나요?", "면접 분위기 센가요?" 등..


 이러한 질문에도 충분한 해답과 정보를 가지고 있는 분들이다. 면접에 대한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는 시험 범위를 알고 시험공부하는 것과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 밑져야 본전이니 주저하지 말고 물어보자. 


2. 연봉 협상..!


 미국에 스캇 보라스라는 사람이 있다. 직업은 스포츠 에이전트인데, 하는 일은 선수를 대신해서 스포츠 구단과 연봉 협상을 해주는 일이다. 스캇 보라스는 뛰어난 협상 능력을 바탕으로 선수들에게 늘 최고의 연봉 계약을 선사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스포츠 구단에게는 악마로 선수들에게는 천사로 불린다.


 스캇 보라스 얘기를 왜 했느냐, 입사가 확정된 이후에 헤드헌터들은 스캇 보라스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헤드헌터들은 기업의 연봉 테이블을 (정확하진 않더라도) 알고 있고, 인재가 가진 역량에 대해서도 대략적으로 알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중간에서 협상을 대신해줄 수 있다. 


 필자의 경우에도 헤드헌터를 통해 연봉 인상을 요구해본 경험이 있고, 그 내용을 재구성해보았다. 


"저 다 좋은데, 연봉이 기대했던 것보다는 조금 적은 것 같아서요, 혹시 600만 원 정도 인상 요청하면 어떻게 될까요?"


"다행히 지금 기업에서 이요르 씨를 좋게 보신 것 같아서 어느 정도 인상 요청은 괜찮을 거 같아요. 근데 지금 기업에서 쓸 수 있는 한계가 있다 보니 원하는 금액을 다 맞춰주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400만 원 정도는 괜찮을 것 같은데 그렇게 요청해봐 드릴까요? 제가 잘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잘 말씀해주신다고 하셨는데, 정확히 어떻게 잘해주신지는 모르겠다. 다만, 얘기해주신 400만 원이 오른 금액으로 최종 오퍼가 들어왔다.


 정확한 판단이 있었기에 적정한 금액을 제안했고, 껄끄러운 연봉협상을 직접 하지 않고도 원활하게 끝낼 수 있었다. 이것이 헤드헌터를 통해 연봉협상을 할 때의 가장 큰 메리트인 것 같다. (혼자서 멋 모르고 직접 연봉 협상에 임했으면, 오히려 좋지 않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헤드헌터들이 누구인가, 연봉이 높을 수록 많은 수수료를 가져가시는 분들이 아닌가? 잘 안 도와주실 리가 없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연봉협상까지 해놓고 그 회사에 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사이에 다른 곳에서 더 좋은 조건을 제안해준 곳이 있었기 때문에..


 사실 이런 상황에서 입장 정리를 하기 어려워하시는 분들이 꽤 많다.

이런 경우에도 헤드헌터가 있다면, 입장 정리가 한결 수월하다. 앞선 경우에서도 제가 기업에게 직접 얘기한 것이 아니라, 헤드헌터에게 상황을 전했고 헤드헌터분이 중간에서 깔끔하게 입장 정리를 해주셨다.


 모든 게 마무리되고 열심히 해주신 헤드헌터 분에게 굉장히 죄송하다고 말씀드렸지만, 헤드헌터분께서는 (립서비스 인진 모르겠으나) 오히려 더 잘 됐다며, 더 인정받고 가시게 되어서 축하드린다며 훈훈한 분위기 속에서 이직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이렇게 보면 필자가 헤드헌터를 부려먹기만 하고, 실속 없이 끝난 거에 대해서 헤드헌터가 손해만 봤다고 생각하실 수 있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필자는 헤드헌터 분을 신뢰하게 되었고, 나중에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바로 그 헤드헌터 분에게 연락을 할 것이다. (고객이 한 명 늘게 되는 효과)




 세상에 좋은 헤드헌터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좋은 헤드헌터를 잘 고를 수 있는 방법을 간단하게 정리해보고 마치고자 한다. 


1) Insight

 헤드헌터에게는 보통 전문 분야가 있다. (베테랑일수록 전문 분야가 많을 수는 있다)

헤드헌터 분이 내가 지원하려는 분야에 대해 전문성이 있고, Insight가 많을수록 과정이 훨씬 수월하다. 잘 몰라도 잘 아는 것처럼 포장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런 분들은 위험하다. 잘 거르자.


2) 적극성

 미끼를 잔뜩 던져놓고 하나만 걸려라 하는 식의 분들이 종종 있다. 물론 다들 바쁘시겠지만, 그래도 나에게 집중해주시고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주시는 분으로 고르자.


3) 쓴 말도 할 줄 알아야

 종종 사탕발림과 무조건적인 칭찬만 하는 분들이 계시다(회사에게나 개인에게나). 이런 경우 판단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 회사에 대해서 장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짚어주시는 분, 피드백을 줄 때에도 어느 정도 직언을 해주시는 분이어야 입사하고 나서도 뒤탈이 없다.


4) 마구잡이

 한 군데에 떨어지자마자, 바로 다른 곳 지원을 요청하거나 혹은 동시에 여러 군데를 지원하자는 분들이 계시다. 앞서 얘기했던 데로 마구잡이로 매칭을 시키려고 하시는 분이거나, 혹은 직무가 맞지 않음에도 실적을 채우기 위한 들러리로 제안한 경우일 수 있다.


이 외에도 많은 방법이 있지만, 이 정도 기준만 충족해도 질 나쁜 헤드헌터는 거를 수 있을 것이다.  




이직 준비, 면접, 연봉협상 등 이직하는 과정에서 벌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제 프로필에 있는 '제안하기'를 활용해서 질문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제가 도움드릴 수 있는 선에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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