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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재훈 Oct 16. 2023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기술 생태계도 위협받는다.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전쟁은 익히 들으셔서 많이 알고 계실 것 같습니다. 모든 전쟁이 그러하듯 이번 전쟁은 인명피해 뿐만 아니라 인프라, 교육, 일상생활 등 모든 면에서 많은 악영향을 주고 있는데요. 최근 떠오르고 있는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기술 생태계


이스라엘은 기후, 면적, 자원 등 여러 면에서 국가 발전에 있어 여러 제약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중국 다음으로 나스닥에 상장된 기업이 가장 많은 국가 중 하나입니다. 917만 명의 인구수만으로 이루어진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인구 대비 스타트업 수 세계 1위이기도 합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5분 급속 충전 배터리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는 '스토어닷(StoreDot)'을 필두로 기업 가지 1조 원이 넘는 유니콘 기업만 30개가 넘고, 나스닥 상장된 기업 수는 100여 개에 달합니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에는 국가의 지원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스라엘은 지리적 한계를 극복하고자 모든 초점을 기술력 향상에 집중하였고, 특히 '혁신성'이라는 정부 기구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 지원 및 산업/경제의 기술 혁신을 촉진시켰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이스라엘은 대학과 연구소의 연구개발 기술이전과 창업으로 이어지는 창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의 히브리대학 이쑴의 경우 기술 이전을 통해 연 2.4조를 창출해낼 만큼 연구개발이 상업화까지 이어지는 생태계가 구축되어 있는 것입니다. 한국도 R&D 투자 비용이 높은 축에 속하지만, 성과가 크지 않아 '코리아 R&D 패러독스'라는 말을 듣는 것과 대조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처럼 우수한 인력과 성과가 이어지자 글로벌 기업의 투자 러시도 이어지고 있는데요. 구글과 인텔 등 글로벌 대기업 400개 이상이 이스라엘에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팔레스타인의 기술 생태계


팔레스타인의 경우 이스라엘만큼은 아니지만, 지속적인 정치적 불안정과 경제적 제약 속에서도 기술 스타트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특히 가자 지구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기술적 지원을 꾸준히 받으면서 국제적인 기술 허브로 발돋움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대표적으로 세일즈포스의 창립자이자 CEO인 마크 베니오프(Mark Benioff)는 실리콘 밸리의 유명 인사들과 함께 가자 지구에 설립될 최초의 코딩 아카데미를 지원하기도 했으며, 구글, 인텔, 시스코 등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도 팔레스타인의 기술 생태계를 지원하기 위해 인턴십 및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이 모여 팔레스타인의 인재들은 첨단 기술 교육의 기회를 얻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기업에서 인정받거나 자신만의 스타트업을 창업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엔비디아(Nvidia)는 최근 수년 동안 이 지역의 최소 100명의 엔지니어와 협력해왔다고 전해지며 그 잠재력을 인정받았습니다.


공든 탑이 무너지고 있다.


이처럼 공을 들여 차곡차곡 쌓아 올리고 있던 기술 생태계는 이번 전쟁으로 인해 큰 타격을 받고 있습니다. 우선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임직원들이 전쟁에 대거 참여하며 경영 공백이 불가피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이스라엘 인공지능 스타트업 코디엄AI의 CEO 프리드먼은 조국을 지키고 싶다며 예비군으로 입대한 사례가 있습니다. 


더불어, 글로벌 기업의 안전에도 빨간 불이 들어왔는데요.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이스라엘에서 근무하는 엔비디아의 엔지니어가 하마스에 납치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그에 앞서 엔비디아는 텔 아비브에서 대규모로 진행할 예정이던 AI 콘퍼런스를 취소하기도 했는데요. 원래는 젠슨 황 CEO는 이번 콘퍼런스를 통해 최신 생성형 AI 및 클라우드 컴퓨팅 기술과 비전을 제시하면서 현지 스타트업과 연구, 투자 교류도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이 시장에 투자를 했거나 관심을 보였던 벤처 투자자들의 마음이 빠르게 식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자본의 유출이 시작되면, 현지 스타트업들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마치며


전쟁은 단순히 물리적인 피해나 정치적 변동만을 초래하는 것이 아닙니다. 국가의 경제적 발전과 그 안에서 성장하고 있는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가자 지구의 취약한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심각합니다. 가자 지구에는 전기와 수도가 끊겼으며, 앞으로도 대규모 공격이 예정되어 더욱 우려가 되고 있습니다. 


물론 기술 생태계 만을 위해서 전쟁이 멈추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유를 막론하고 멈춰야 하는 것이 전쟁입니다. 부디 이 이상의 피해가 나지 않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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