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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lee Dec 08. 2022

작은 따뜻함

매일 쓰기 1일 차

어제 한국행 비행기 티켓을 끊었다. 시기를 두고 혼자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 크리스마스 전에 들어가기로 결심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여름의 크리스마스가 궁금했으나, 올해 크리스마스도 늘 함께했던 친구들과 한국에서 보기로 했다. 하루 만에 모든 게 정리되어가는 기분이다.

티켓을 결제하고 나서 보인 D-17이라는 숫자가 내 생각보다도 너무 가까워서 모든 일상이 새롭게 느껴졌다. 친구와 만나도 태국 생활을 돌이켜보는 대화가 주를 이루는데, 지금 나에게 태국 생활을 생각해봤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사람들의 작은 친절함이다. 그들의 작은 호의가 내가 여기서의 삶을 살아가는데 아주 큰 힘이 되어주었다는 걸 느꼈다.




운이 좋게도 온라인으로 보고 계약했던 숙소는 큰 문제없이 5개월째 생활 중이고, 학교나 기타 여러 가지 중요한 서류 관련 일도 보고 들은 경우에 비해 문제가 생기진 않았다. 오기 전 걱정과는 달리 친구가 아무도 없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친절하고 재밌는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을 만났다. 내가 가기 전에 다시 만나고 싶다는 친구들이 있으니 내가 별로인 사람은 아니었구나 다행이다 싶다.




겉으로 보면 순탄한 유학생활이고 실제로도 대체로 그랬다고 느껴지지만, 그럼에도 많은 일들이 있었고 나 자신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이 드는 날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런 날들에 내가 더 깊이 가라앉지 않도록 도와준 건 사람들의 조그마한 친절이었다.




친절과 호의가 섞인 가볍지만 타인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가라앉는 나를 끌어올려 숨을   있게  주었다.  이름을 물어보고 통성명을 하시고는 태국 이름을 지어주신 단골가게 사장님 부부, 카드키를 두고 가서 허겁지겁 다시 가니  키를 챙겨주던 이름 모를 손님들, 내가  알아듣고 있자 친절하게 영어로 설명해주던 과일가게 다른 손님 그리고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구분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세탁기 사용방법을 알려준   슈퍼 가족들  누군가는   아니라고 말할 수도 있지만 이런 작은 호의가 나의 마음을 녹였던 날들이 있다. 이들의 작은 친절이 그날 하루를 마법처럼 괜찮은 하루 만들어준 날들이 있다. 사람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에서 고통받고  다른 사람 덕분에 살아가는 존재라는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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